[프라임경제] 삼성전자(005930)가 네오(Neo) QLED 8K TV 신제품을 앞세워 시장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있다.
TV는 클수록 좋다는 '거거익선(巨巨益善)' 트렌드에 발맞춰 경쟁사보다 먼저 초대형·초고화질 TV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행보다. 삼성의 '초격차' DNA가 8K 시장 대중화라는 성공 신화를 만들어 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2024형 Neo QLED 8K 85형 제품을 포함한 TV 신제품은 오는 15일 국내 시장에 공식 출시된다. ⓒ 삼성전자
14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날 서울 서초사옥에서 '언박스&디스커버 2024' 행사를 열고 TV 신제품을 공개했다. 삼성전자가 이번 행사에서 가장 역점을 두고 소개한 제품은 바로 2024년형 Neo QLED 8K TV다.
Neo QLED 8K에는 역대 삼성 TV 프로세서 중 가장 강력한 성능을 지닌 '3세대 AI 8K 프로세서'가 탑재됐다. 이 프로세서는 전작 대비 8배 많은 512개의 뉴럴 네트워크와 정보처리 속도가 2배 향상된 신경망처리장치(NPU)를 갖춘 것이 특징이다.
이 프로세서가 제공하는 핵심 기능은 단연 '8K AI 업스케일링 프로'다. 업스케일이란 저해상도 비디오 콘텐츠를 고화질로 보정해주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8K 해상도가 아닌 영상도 8K 화질로 끌어올려 보다 선명한 화질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게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특히 온디바이스 AI 기반이라는 점을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웠다. 온디바이스 AI란 온라인 연결 없이 자체적으로 정보를 처리하는 방식으로 처리 속도가 빠르고 즉각적이다.
8K TV는 앞서 일본 샤프가 2017년 처음 출시했다. 8K는 4K 대비 픽셀이 4배 많고 촘촘하기 때문에 그만큼 이미지가 선명하고 표현이 세밀하다.
그러나 등장한 지 7년이 지난 이후에도 수요가 기대보다 저조한 상황이다. 우선 높은 가격이 걸림돌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초창기보다는 가격이 많이 낮아졌으나 거거익선 트렌드를 고려하면 크기에 따라 수천만원을 호가할 정도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올해 출시하는 85형 네오 QLED 8K 출고가를 1590만원으로 책정했는데, 같은 모델 4K(959만원)와 비교해 1.65배가량 비싸다.
이와 더불어 8K 콘텐츠 부족도 시장 대중화를 가로막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8K 화질을 충분히 즐길 수 없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더 많은 돈을 지불하면서 제품을 구입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현재 넷플릭스와 티빙, 왓챠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이 제공하는 최고 화질도 4K 그치는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업스케일링 기술로 이같은 한계점을 극복하겠다는 묘수다. 삼성전자가 이번 제품에 적용한 업스케일링 기술은 소비자 화질 인식 측면에서 실제로 긍정적인 반응이 나타났다.
삼성전자가 최근 글로벌 소비자 202명을 대상으로 화질 인식 조사를 진행한 결과, 4K 콘텐츠를 2024년형 Neo QLED 8K(QND900)에 입력하면 실제 8K 콘텐츠 해상도의 90% 수준으로 인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Neo QLED 8K(QND900)로 시청할 경우엔 Neo QLED 4K TV(QND90)에서 HD(약 100만 화소)·FHD(약 200만 화소)·4K(약 830만 화소) 콘텐츠를 시청하는 것보다 평균적으로 1.8배 높은 해상도로 영상을 인지했다.
이처럼 삼성전자가 8K를 강조하고 나선 건 초격차 전략에 기반한다. 초격차란 삼성그룹을 대표하는 경영 철학으로 기술적 우위를 점해 경쟁자들이 추격하지 못할 만큼 앞서나간다는 의미다. 특히 기술과 인재는 삼성이 이병철 창업주부터 가장 중시한 경영 가치이기도 하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7일 수원 디지털시티를 찾아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 경영진과 함께 글로벌 TV 시장 현황과 사업 전략을 보고받았다. 당시 이 회장은 TV 신제품 라인업을 살펴보며 기존 제품과의 차별성, 리모컨 디자인 등에 대해 질문하며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TV와 디지털 사이니지 제품에 적용된 다양한 AI 기술과 디자인 전략 등을 살펴보기도 했다.
다만 향후 시장 전망이 밝지 않다는 점은 악재다. 지난해 전 세계 8K TV 판매량은 약 40만대를 기록했는데, 옴디아에 따르면 2026년에도 출하량이 40만대를 넘어서지 못할 전망이다. 2026년 전체 TV 시장에서 8K TV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0.2%에 그칠 것으로 예측됐다.
일각에서는 4K TV가 8K TV의 성장세를 가로막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경선 옴디아 코리아 이사는 지난 13일 서울 엘타워에서 열린 코리아 디스플레이 컨퍼런스'에서 "LCD TV의 사이즈가 100인치로 커지고 있지만 사양은 여전히 4K TV에 머물고 있는 점은 최신형 8K TV 시장에 배치되는 현상"이라며 "고가로 나아가야 할 시장이 오히려 저가형으로 되돌아가 8K TV 시장이 위축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이에 삼성은 인공지능(AI) TV 시대 개막을 통해 8K 대중화를 앞당긴다는 구상이다. 또 방송 송출 관련 기술 한계 등을 극복하기 위해 기술개발은 물론 인프라 구축을 위한 사업자 간 협업에도 나서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