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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통법 시행령 개정에 이통사 복잡한 셈법…알뜰폰 시장 불확실성 고조

번호 이동하면 최대 50만원…"보조금 전쟁 가능성 희박" vs "역차별 우려"

이인영 기자 | liy@newsprime.co.kr | 2024.03.08 15:22:34
[프라임경제] 이르면 이달 중순부터 휴대전화 통신사를 옮길 때 최대 50만원까지 지원금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일명 '단통법' 폐지 이전 시행령을 먼저 개정해 사업자 간 마케팅 경쟁을 활성화하겠다는 게 정부 취지다. 이동통신 3사의 눈치 싸움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알뜰폰 업계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SK텔레콤(017670)·KT(030200)·LG유플러스(032640) 등 통신 3사간 지원금 전쟁이 본격화될 경우 상대적으로 자본력이 약한 알뜰폰은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 앞서 자취를 감춘 '0원 요금제'를 미뤄봤을 때 가격 경쟁력이 더욱 약화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지난달 6일 서울의 한 휴대폰 판매점의 모습. ⓒ 연합뉴스


8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6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말기 유통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제3조 단서의 예외 규정 신설을 통해 이동통신 사업자 변경 시 이용자가 부담하는 비용과 이동통신사업자의 기대수익 등을 고려해 방통위가 정해 고시하는 기준에 따라 지원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정부가 가계의 통신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 통신사들이 번호이동을 하는 소비자의 부담 비용을 지원하는 '전환 지원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통신 서비스 소비자들의 차별을 금지하는 단통법이 사실상 사라지게 되는 셈이다.

이와 함께 방통위는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른 이동 전환지원금 지급 기준(고시) 제정도 행정 예고했다.
 
고시안은 '이동통신사업자 변경 시 번호 이동 전환지원금 지급 기준'을 담고 있다. 이통통신사업자는 50만원 이내에서 위약금, 심(SIM) 카드 발급 비용 등을 전환지원금으로 지급할 수 있다는 내용이 뼈대다. 또 그동안 통신사가 공시지원금 관련 정보를 화요일과 금요일에 변경할 수 있도록 했던 것을 매일 1회 변경 가능하도록 개정한다.

정부는 이번 시행령 개정을 통해 통신 사업자의 마케팅 자율성을 높이고 서비스 경쟁이 보다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번호이동 지원금 50만원은 법으로 정해진 상한선일 뿐, 실제 번호이동 지원금은 사업자의 가입자 확대 마케팅 전략에 따라 정해진다.

그러나 통신사들은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기보다는 일단 관망하는 분위기다. 실제 법안 폐지까지 절차가 남아있는 만큼 아직은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전처럼 보조금 전쟁이 과열될 가능성은 낮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지난 2014년 단통법 제정 당시에는 LTE로 인해 경쟁이 치열했다. 하지만 지금은 5G 시장 성숙기로 접어든 만큼 경쟁 요인이 크지 않다는 것. 

일각에서는 이용자 역차별 우려도 나온다. 최대 50만원 지원금은 번호 이동에 한정돼 있기 때문에 기기 변경을 선택한 소비자가 되레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통신사를 갈아타 번호 이동을 하는 소비자만 추가로 지원금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 관계자는 "번호 이동 경쟁이 시작되면 신규 고객 확보에 초점이 맞춰지고, 장기 가입 고객이나 기기 변경 고객 사이에서는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다"며 "더욱이 이통사 재원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실제 소비자가 원하는 만큼 지원금이 나갈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알뜰폰 업계에서는 볼멘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알뜰폰은 자급제폰과 저가 요금제 조합으로 성장해 온 만큼 통신 3사간 보조금 경쟁에서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거란 전망에서다.

알뜰폰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기존 이동통신사업자(MNO)들에게 이동통신망을 도매로 빌려 일반 소비자에게 소매로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MVNO)를 말한다. 저렴한 요금이 가장 큰 특징으로 '0원 요금제' 등의 흥행에 힘입어 지난해 가입자 수 1500만명을 돌파한 바 있다. 

0원 요금제는 일정 기간 한정 무료로 쓸 수 있는 요금제를 말한다. 한때 70여개에 달할 만큼 성행했으나 통신 3사의 견제로 지금은 없어졌다. 

앞서 통신 3사는 자사 통신망을 사용하는 가입자를 늘리기 위해 알뜰폰에 가입자당 20만원 수준의 영업 보조금을 지급했다. 그러나 지난해 6월부터 해당 보조금을 절반으로 줄이면서 0원 요금제는 사실상 모두 자취를 감췄다. 

알뜰폰이 혹시 모를 통신 3사의 보조금 전쟁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한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알뜰폰은 그간 가계 통신비 인하 정책으로 추진돼온 만큼 단통법 폐지 관련해서도 보완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며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도매대가(통신사 망을 사용하는 대가로 지급하는 비용) 인하 논의도 시급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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