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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도립대, 학칙·규정 무시해 구성원 '반발'

교수회 무력화시키며 보완책 마련했는데 집행부 바뀌면서 자기들 입맛대로 '성토'

장철호 기자 | jch2580@gmail.com | 2024.02.05 16:18:20
[프라임경제] 전남도립대학교가 학칙과 규정을 무시하고, 집행부 입맛대로 각종 위원회를 조각 하려해 구성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특히 신임 집행부는 학교 구성원의 적절한 견제, 교무위원회, 대학평의원회로 이어지는 의사결정 과정을 총장이 좌우지할 수 있는 구도로 만들기 위해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 대학평의원회 구성 부적절...회의 무산

전남도립대는 지난 2월1일 대학의 최고 기구인 대학평의원회를 개최, 지난 1월 17일 교무위원회(의장 조명래 총장)가 심의·의결한 학칙, 학칙시행규칙, 제규정 등 34건을 심의 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교수협의회장 등 참석 구성원들 사이에서 막말이 오가는 등 극한 반발로 인해 회의가 진행되지 못하고, 오는 2월20일로 회의가 연기됐다.

구성원들은 조명래 총장과 사무국이 지난해 5월17일 학칙 개정 당시, 교수회의 권한을 삭제하고 보완책을 마련했는데 이를 이행하지 않고 학칙 개정 등을 강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남도립대 대학평의원회는 당연직으로 교수협의회의장, 총학생회장, 동창회장, 전남도 희망인재육성과장 등 4명. 위촉직으로는 교수협의회에서 추천한 평교수 4명, 직원 2명, 조교 1명, 전남도의원 1명, 담양군 5급이상 공무원 1명, 시민단체 1명, 산업체 대표 1명 등 15명으로 구성된다.

하지만 이날 회의에서 일부 교수들은 평의원에 포함된 4명의 교수는 2022년 10월1일 전임 박병호 총장 시절 임명된 교수들로, 지난해 5월17일 개정된 학칙에 반하는 인사들이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집행부는 당연직 평의원의 임기는 해당 직위기간이지만, 위촉직 평의원의 임기는 2년으로 한다는 규정 때문에 위촉 위원들을 바꿀 수 없다는 해명이다. 

하지만 이는 집행부의 이헌령비헌령(耳懸鈴鼻懸鈴)식 답변이다. 대학 집행부는 지난해 6월 15일 교수협의회에 평의원 4명 추천을 요청했고, 같은해 6월22일 4명을 추천했지만 평의원회 위원으로 임명하지 않았다.

지난해 12월11일 교수협의회 의장이 새로 선출됐고, 신임 의장은 올해 1월8일 새로운 교수 4명을 추천했고, 집행부는 일부 교수들의 수정 교체를 요구했다. 

교수협의회는 이에 응하지 않았고, 평의원회 위원 4명과 교무위원 3명(교수회폐지시 총장은 교수들의 공청회 과정에서 교무위원회 3명을 포함 할것을 약속함)을 총장에게 재추천했다.

하지만 지난 2월1일 평의원회 회의때는 신임 교수협의회 추천 인사가 아닌 박병호 총장 시절 위촉된 교수 4명이 참석, 절차상 하자를 이유로 회의가 무산됐다. 

더욱이 총장이 의장인 교무위원회를 감시·견제해야하는 평의원회에 3명의 교무위원이 중복된 것도 모자라 도의회의 입김으로 일부 인사가 포함돼 논란을 제기되고 있다.

무엇보다 학칙 개정의 경우 학칙 제70조(교무위원회 구성 및 소집)  ④학칙 등 중요한 사항에 대해 공청회를 개최하여 전체교수의 의견을 수렴한다고 돼 있지만, 이번 학칙 개정때는 이 부분이 생략됐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전남도립대 관계자는 "교수협의회 추천 인원에 대한 논란이 있을 수 있어서, 오는 2월 20일 회의때는 추천 인사를 포함시킬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 전남도립대에 무슨일이?

지난해 상반기까지 존치됐었던 전남도립대 교수회는 총장이 의장이 되는 대학 최고 의사결정 기구였다. 

하지만 전임 박병호 총장 시절, 보직교수들의 비협조로 교육부의 일반재정 지원대학 연속 미선정, 2022년 고등직업교육거점지구 사업 탈락 등으로 강도높은 개혁을 요구받아 왔다. 평생 고위 공직자로 난관에 부딪친 박 전 총장은 지난해 4월19일 사퇴하고, 새로운 집행부를 꾸리게 된다.
 
전남도와 전라남도의회는 교수회가 총장 위에서 군림하며, 무소불위의 권한을 행사한 학칙조항을 삭제하고, 그 기능을 법적 근거 조직인 대학평의원회로 이관할 것을 요구해 했다.

전남도립대는 지난해 5월17일 학칙을 개정했다. 하지만 대학평의원회는 심의권만 있고 실질적으로 교무위원회에서 심의·의결하는 형태로 바뀌어, 교수회의 막강한 권한이 교무위원회로 이관된 듯한 형국이다.

전남도립대 교수회 폐지가 대학혁신에 성공이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전남도, 전남도의회의 반응이 궁금한 대목이다.

대학평의원회 한 참석자는 "총장은 학칙에 의해 평의원회 구성을 면밀히 검토하지 못한 것이 문제이고, 교수들과 소통이 안되는 것이 더욱 큰 문제다"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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