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카드 연체액이 10년 만에 2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리볼빙(일부결제금액 이월약정) 잔액도 사상 최고치에 이르렀다. 돈줄이 막혀 카드빚을 제때 갚지 못하는 취약차주가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체율도 2%를 넘어서는 등 상황이 심각해지자 카드사들이 현금 확보에 나섰다.
17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전업카드사 8곳(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비씨카드)의 리볼빙 잔액은 7조5115억원이다. 2022년 9월 7조원을 돌파한 이후 꾸준히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리볼빙은 신용카드 사용대금 중 일부만 결제하고 나머지는 이월해 갚는 형태의 서비스를 말한다. 연체 없이 부족한 대금을 당장 해소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지만, 금리가 최대 19.95%에 달해 차주 상환부담이 가중된다.

카드 리볼빙 잔액이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 연합뉴스
업계는 리볼빙 잔액이 급증한 배경에 대해 더 이상 돌려막기가 불가능해진 차주들의 수요가 증가한 것이라고 판단한다. 저축은행이 대출 문턱을 높인 상황에서 카드론마저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를 받자 중·저신용자들이 리볼빙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연체율도 지속 상승세다. 2022년 8월 1.62%를 기록했던 연체율은 지난해 8월 2.26%로 늘었다. 카드사 부담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특히 카드사 요주의 대출에서 리볼빙 서비스 잔액 비중이 50%에 육박할 만큼 증가하자, 취약차주 상환여력이 한계상황까지 도달했다는 불안감이 드리운다. 자칫 '빚 폭탄'이 터질 수도 있다는 우려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고금리로 연체율이 증가하면서 카드사 부실화 우려가 생겼다"며 "지난해 3분기 2조원대로 집계된 연체액은 4분기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 DSR 규제로 취약차주 상환여력이 더욱 떨어진 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은 건전성 관리에 돌입했다. 현금·예치금을 확보해 리스크 관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 말 전업카드사 8곳의 현금 및 예치금 총액은 6조8427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무려 56.5% 증가했다.
이중 현금·예치금을 가장 많이 쌓은 곳은 삼성카드(029780)다. 총 5조798억원의 현금을 확충했다. 이어 △롯데카드(2조2930억원) △현대카드(2조2515억원) △신한카드(1조9185억원) △우리카드(1조7458억원) △하나카드(1조2760억원) △국민카드(9876억원) △비씨카드(9612억원)을 쌓았다.
앞으로 카드사들의 현금 확충 기조는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부분 카드사들이 올해 목표로 '건전성 관리'를 내건 만큼 긴축경영 기조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시각에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2003년 카드사태 이후 업권 전반적으로 외형성장보다는 건전성 확보에 초점을 두는 기조가 강해졌다"며 "무리하게 신용평가를 우호적으로 하거나 감당 못할 수준의 신용공여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체액 증가 등이 2금융권까지 뻗친 상황은 차주들이 궁한 상황이라는 방증"이라며 "카드사도 그간 영업을 이어오며 얻은 교훈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