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원게임리스크' 몸살을 앓는 엔씨소프트(036570)가 '경영 쇄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택진 창업자 단독경영에서 박병무 대표와의 공동경영 체제 전환이 그 첫 번째다. 다만 경영 쇄신을 앞세운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회사 안팎으로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박병무 신임 대표는 김앤장‧하나로텔레콤을 거친 M&A 전문가로 이름을 알렸다. 또한 철저한 성과주의로 조직과 개인 경쟁력을 제고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박 대표 부임 당시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다던 엔씨는 한달만에 2개 조직을 개편했다. 본격적인 구조조정 절차에 돌입한 모양새다.
지난달 13일 AI 금융 전담 조직인 '금융비즈센터' 소속 직원 40여명을 대상으로 조직 개편 설명회를 열고, 사업 정리를 공지했다. 당시 등기임원 10여명을 대상으로 임원 계약 미연장 소식을 통보하기도 했다.
현재 해당 부서 소속 직원 40여명을 대상으로 사내 전환 배치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또 지난 4일 자회사 엔트리브소프트가 '트릭스터M', '프로야구H3' 사업 종료를 공지했다. 직원들에겐 퇴직금 안내도 마쳤다. 서비스 종료 과정에서 잡음도 나왔다. 트릭스터M 서비스 종료 공지 전날인 3일까지 신규 아이템 판매 공지를 띄웠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서버간 이동이 가능한 월드이전 티켓 등도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야구H3 역시 같은날 럭키팩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에 엔씨는 지난달 12월1일부터 이달 5일 자정까지 구매한 모든 유료상품에 대한 환불 신청을 진행한다. 해당 기간 동안 스토어에서 결제한 인앱상품 구매 내역에 대해 '사용 여부와 관계 없이' 일괄 결제 취소를 약속했다. 이번 환불로 유저들의 마음을 살핀다는 의도다.
업계 관계자는 "박 신임 대표는 전문경영인답게 고용안정성 보다는 경영효율성을 중시하는 편"이라며 "불황기에는 감량경영으로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기조를 가진 것으로 유명하다"고 말했다.
그만큼 박 신임 대표 부임 당시부터 구조조정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엔씨소프트 측은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고 밝혔지만, 말과 달리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모습이다.
◆'경영 쇄신' 속도내는 엔씨 "CBO 3인으로…"
엔씨소프트는 고위급 임원진을 대상으로도 개혁에 나섰다. 지난 8일 엔씨소프트는 사내 공지를 통해 CBO(최고사업책임자) 3인을 중심으로 주요 개발·사업 조직을 개편했다는 내용을 올렸다. CBO 3인으로는 이성구 부사장과 백승욱 상무, 최문영 전무가 임명됐다.
이번 개편으로 김택진 대표 아내인 윤송이 사장과 김택헌 수석부사장은 각각 최고전략책임자(CSO), 최고퍼블리싱책임자(CPO) 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윤 사장은 엔씨웨스트홀딩스 대표와 NC문화재단 이사장직을 유지하면서 해외 사업에 주력할 예정이다.
김 수석부사장은 △엔씨 아메리카 △엔씨 재팬 △엔씨 타이완 등 해외법인장 역할 수행에 전념할 계획이다.
파격적인 인사로 그간 지적 받았던 '가족 경영' 체제에서 벗어나 게임 개발·운영과 경영 전반에 대한 업무를 나눠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불확실한 경영 환경 대응을 위해 선택과 집중에 기반한 조직 개편을 진행했다"라며 "자사 구성원이 상호 협업 역량을 높여 경영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미래 성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TL' 마저 빨간불…신작 다각화 필수
엔씨소프트 야심작 'TL' 역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공식 서비스를 시작한 'TL'이 게임 서비스 시작 27일 만에 서버 수를 조정하게 됐다. 기존 21개 서버에서 10개 서버로 줄였다. '리니지 라이크'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게임 이용자들을 붙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내부에서도 리니지를 탈피하고 신작 다각화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분분하다.
지난해 엔씨는 글로벌 공략을 목표로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섰다. 특히 퍼즐게임 '퍼즈업 아미토이'를 선보이며 게이머들의 관심을 끌었다.
퍼즈업 아미토이는 엔씨에서 볼 수 없던 장르다. 대중적인 3매치(3-Match) 퍼즐 게임에 방향키 요소를 추가해 차별성을 더한 퍼즈업은 출시 직후 양대 앱 마켓 인기순위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평점 역시 앱스토어 기준 4.9점, 구글 플레이스토어 4.5점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사 핵심적인 역할은 게임 경쟁력이다. 엔씨가 선보인 퍼즈업 아미토이 처럼 장르 다변화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한편, 엔씨는 올해 △글로벌 공략 △플랫폼 다변화 △신작 출시로 실적을 반등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먼저 'TL'을 글로벌에 선보인다.
이외에도 엔씨소프트는 콘솔형 난투형 대전 액션 '배틀크러쉬'와 슈팅 'LLL' 등을 앞세워 글로벌 공략에 나선다. 모두 개발 단계부터 글로벌을 겨냥해 제작한 게임들이다.
다만 사측 기대와 달리 시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여전하다. TL과 같은 MMORPG 장르는 현재 해외에서 선호하는 장르가 아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이용자들은 과금 모델에 대한 거부감도 국내 게임 이용자보다 월등히 높다"고 우려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성공적인 시장 안착을 위해 서구권에서 거부감이 큰 자동 전투 시스템과 확률형 아이템도 과감하게 제외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