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 여파가 제2금융권까지 확산되는 양상이다. 제2금융권이 건설·부동산업 대출 취급액을 무리하게 확대해 온 영향인데, 이중 캐피탈사를 향한 시선이 예사롭지 않다.
특히 중소형 캐피탈사의 손실흡수능력이 충분치 않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할부금융과 자동차 리스 사업 비중이 큰 대형 캐피탈사와 달리 중소형 캐피탈사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기업금융 비중이 커서다. 신용등급 A 이하 캐피탈사의 부실 우려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 여파가 제2금융권까지 확산되는 양상이다. ⓒ 연합뉴스
9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캐피탈사(할부금융 25개사·리스 26개사) 자본 총액은 33조1491억원이다. 2022년 말 30조7000억원 수준이던 자본 총액은 2조5000억원 가량 늘어났다.
이와 관련 여신금융협회는 지난 5일 "지난해 9월말 기준 총 자본은 33조원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등 손실흡수능력이 확충되고 있다"며 시장 불안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캐피탈업계 총 자본 대부분이 일부 대형사에 몰려있어 '불안 뇌관'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26개 리스사 총 자본 16조1382억원 중 상위 10개사(현대커머셜·KB캐피탈·신한캐피탈·KDB캐피탈·BNK캐피탈 등)의 자본은 약 13조1065억원이다. 전체의 81.2% 수준이다.
할부금융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전체 25개 할부금융사 자본총액 17조109억원 중 상위 7개사(현대·하나·JB우리·우리금융·NH농협·메리츠·롯데캐피탈)의 자본총액은 14조6847억원이다. 무려 86.7%에 달한다.
지속적으로 늘어난 자본으로 인해 손실흡수능력이 충분하다는 분석은 일부 대형사에만 해당되는 셈이다.
그간 중소형 캐피탈사는 자동차 금융시장의 일부 대형사 독과점 현상 심화와 아울러 법적 최고금리 인하 등으로 상대적으로 고위험군에 투자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 처해있었다. 이에 부동산 PF 등 기업금융 위주로 성장해왔다.
실제로 AA-급 캐피탈사의 전체 영업자산에서 PF대출 비중은 10% 초반 수준이지만, 메리츠캐피탈·한국투자캐피탈·애큐온캐피탈·오케이캐피탈 등 A급 이하 캐피탈의 경우 개인금융과 PF대출 자산 비중은 약 20%다. 부동산 호황기였던 2022년까지 연평균 10% 이상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태영건설 성수동 개발사업 부지 모습. ⓒ 연합뉴스
하지만 부동산 경기가 주춤하기 시작한 지난해부터 성장률이 2% 미만으로 내려앉았다. 최근 태영건설뿐 아니라 △현대건설 △롯데건설 △신세계건설 등도 PF 부실우려가 불거지면서 중소형 캐피탈사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중소형 캐피탈일수록 부실 위험성이 높은 브릿지론 비중과 후순위 채권 규모가 커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부동산 PF는 기본적으로 본PF와 브릿지론으로 나뉜다. 통상 자금이 부족한 시행사의 경우 본PF로 자금을 조달하기 어렵다.
이에 사업 초반 토지 매입 등을 위해 주로 캐피탈사를 포함한 2금융권에서 고금리로 브릿지론을 통해 돈을 빌린다. 차주들이 상대적으로 상환여력이 낮아 브릿지론 대출 비중이 큰 캐피탈사의 경우 자금회수가 어렵다. 부실 채권 규모가 급증할 것이라는 우려다.
캐피탈업계 부동산 PF 대출 중·후순위 비중은 2022년 12월말부터 지난해 9월말 기준 30%인 것으로 나타났다.
캐피탈 업계관계자는 "개별 캐피탈마다 상황은 조금씩 다르지만, 중소형 캐피탈일수록 전체 PF에서 브릿지론과 후순위채권 비중이 높은 경향이 있다"며 "수요가 적은 비수도권 사업장 PF 비중이 높은 캐피탈사일수록 건설경기 하락에 따른 위험에 더 크게 노출된다"고 설명했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중소형 캐피탈사의 경우 자본적정성 부분에서 취약한 면이 있다"며 "실제로 신용등급이 높은 대형 캐피탈사는 할부금융 위주로 하다 보니 자금조달 원활한 반면, 중소형 캐피탈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용등급이 낮은 캐피탈사의 경우 기업금융 쪽 투자를 많이 하고 있기 때문에 건설경제에 따라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며 "향후 자금 조달 확보가 어려워져 유동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