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확률형 아이템 관련해 정부가 칼을 빼들었다. 지난 2021년 메이플스토리 '확률형 아이템' 확률 조작 사태, 이른바 '보보보' 사건과 관련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116억원(잠정)를 부과해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전자상거래법으로 부과한 과징금 규모 중 최대다.
공정거래위원회는 3일 넥슨코리아 온라인 게임 '메이플스토리'와 '버블파이터'에서 판매하는 확률형 아이템 확률을 소비자에게 불리하게 변경, 이를 누락해 알리지 않거나 거짓으로 알린 행위를 적발했다. 이에 넥슨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116억원을 부과했다.
공정위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넥슨은 지난 2010년 현금으로 게임 내 자신의 캐릭터의 능력치를 높이는 확률형 아이템 '큐브'를 도입, '반복 구매'를 유도하는 방법으로 매출을 향상시켰다. 큐브는 넥슨 주요 수익모델로 메이플스토리 전체 매출액 중 약 30%를 차지한다.

큐브는 넥슨 주요 수익모델로 메이플스토리 전체 매출액 중 약 30%를 차지한다. ⓒ 공정거래위원회
문제는 큐브 판매과정에서 이용자들이 원하는 잠재옵션이 적게 나오거나 나오지 않도록 확률 구조를 이용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고 내부적으로 지시해 알리지 않거나 거짓으로 알렸다는 점이다.
큐브 상품 도입시에는 옵션 출현 확률을 균등으로 설정했으나, 같은해 9월 중순부터 큐브 사용시 '유저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인기옵션이 덜 나오는 방식으로 확률구조를 변경하고 이를 이용자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또한 지난 2011년 8월부터 2021년 3월까지 큐브 사용시 이용자 선호도가 높은 특정 중복옵션 등을 아예 출현하지 않도록 확률구조를 변경하고 그 사실을 숨겼다.
넥슨은 지난 2011년 8월 공지를 통해 큐브 확률 구조 변경 사실에도 불구, '큐브의 기능에 변경사항이 없고 기존과 동일하다'는 거짓 공지를 띄웠다.
아울러 2013년 7월부터는 장비 최상위 등급(레전드리)을 만들고 해당 등급으로 상승이 가능한 블랙큐브를 출시, 최초에는 등급 상승 확률을 1.8%로 설정했다. 하지만 같은해 7월부터 12월까지 1.4%까지 매일 조금씩 낮추고 지난 2016년 1월에는 해당 확률을 1%로 낮추고도 이용자에게 알리지 않았다.
이외에도 넥슨 슈팅 액션 게임 버블파이터 내에서도 거짓, 기만행위도 적발됐다.
공정위 조사 결과에 따르면 버블파이터 게임 내 이벤트 '올빙고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10차 이벤트부터 29차 이벤트까지는 매직바늘을 5개 사용할 때까지는 골든 숫자카드 출현 확률을 0%로 설정했다. 6개 이상 매직바늘을 사용하는 경우에만 일정 확률로 골든 숫자카드 획득이 가능하도록 했지만 알리지 않았다.

넥슨의 슈팅 액션 게임 버블파이터와 관련한 거짓, 기만행위도 적발됐다. ⓒ 공정거래위원회
반면 올빙고 이벤트 관련 공지에는 '매직바늘 사용시 골든숫자가 획득된다'고 거짓으로 명시했다.
공정위는 "넥슨의 행위는 소비자 선택결정에 중요한 사항을 누락하여 알리거나 거짓으로 알리는 것으로서 그로 인한 소비자 유인의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김정기 공정위 시장감시국장은 "넥슨은 법위반 기간 약 11년동안 약관을 449회 차례 수정했다. 다만, 소비자에게 불리한 확률 변경 내용만은 알리지 않았다"며 "수많은 이용자들의 확률 의심 문의가 있었다는 점, 확률 정보 공개 이후에 환불 요청 등 수많은 민원이 있었다는 점으로 소비자 유인 가능성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에 대해 "국내 온라인 게임사들 수입원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확률형 아이템과 관련해 소비자 선택권 보장을 위해 제공 되어야 하는 중요 정보의 기준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특히 전자상거래법 시행 이후 최초 전원회의 심의 사건으로서 게임 서비스 제공 사업자 이용자 기만행위 등에 대해 역대 최다 과징금을 부과함으로 관련 사업자들로 하여금 소비자 보호에 만전을 기하도록 경각심을 일깨워주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는 평가다.
한편 공정위는 오는 3월 게임산업법 개정안 시행 이후 게임사가 공개한 확률형 아이템 정보가 거짓으로 의심되어 문체부가 추가 검증 등 조사를 의뢰할 경우 거짓·과장·기만적인 행위가 있는지 살펴보는 등 협업에 나설 방침이다.
◆넥슨 "확률 공개 의무 無·공정위 조사 시작 전 선제 조치"
넥슨은 같은날 공정위 발표에 대한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용자들에게 깊은 사과와 함께 공정위가 지적한 기간에는 확률 공개 의무가 없었음을 강조했다.
넥슨은 "지난 2021년 4월과 2022년 6월, 두 차례 진행된 현장 조사를 비롯해 2년여 간 공정위 조사에 성실하게 임했다. 특히 2010년~2016년은 전 세계적으로 게임 확률을 공개하지 않던 시기다"며 "공정위는 전 세계 어디에서도 법적 의무, 사례가 없었던 시기의 사안에 대해 위반으로 판단했다"고 항변했다.
나아가 공정위 조사가 시작되기 전 2021년 3월 업계 최초로 큐브형 아이템 확률 정보를 공개했다. 조사 이후 사후적으로 조치한 것이 아니라, 조사 이전인 2021년 3월 강화형 확률정보를 전면 공개하면서 자발적으로 개선했다.
또한 당시 지적된 문제에 대해 투명한 정보공개와 신뢰회복을 대원칙으로 삼아 2021년 12월 전 세계 최초로 게임 내 각종 확률형 콘텐츠의 실제 적용 결과를 쉽게 조회할 수 있는 모니터링 시스템 '넥슨 나우'를 도입했다.
2022년 12월에는 이용자들이 직접 확률 데이터를 확인하고 스스로 확률 정보를 검증할 수 있는 오픈 API를 도입하는 등 재발 방지를 위한 시스템도 마련했다.
넥슨 관계자는 "공정위 결정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다만 심사과정에서 소명이 충분히 받아들여지지 않은 점이 있어, 의결서를 최종 전달받게 되면 면밀하게 살펴본 후 공정위에 이의신청을 하거나 사법부의 판단을 받는 방안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