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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보험결산-손보] 금감원 목소리 '촉각'…진땀 뺀 손보사

새로운 국제회계제도 도입에 잡음 꾸준…자동차보험료 인하로 상생금융 가닥

전대현 기자 | jdh3@newsprime.co.kr | 2023.12.19 19:53:48
[프라임경제] 올 한해 손해보험업계는 정부와 금융당국 행보에 울고 웃었다. 금융당국이 보험사간 통일된 기준을 마련하고자 올해 처음으로 도입한 국제회계제도(IFRS17)는 일부 손보사의 '실적 뻥튀기' 사태를 낳았고, 이로 인해 보험사와 금융감독원은 마찰음을 냈다. 

금융당국 상생금융 성화에 속을 앓기도 했다. 이밖에도 올해는 보험사들의 숙원사업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법이 14년 만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해이기도 하다. 정부 행동 하나에 손보사는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IFRS17 혼선…"금감원 오락가락 행보" 볼멘소리도

손보업계는 올해 IFRS17 영향을 크게 받았다. IFRS17은 기존 원가로 측정하던 보험부채를 시가로 판단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회계제도다. 도입 초기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어 보험사별 계리적가정이 크게 달라졌다. 

실제로 계리적가정을 낙관적으로 산출한 곳은 상반기 큰 수익을 얻은 것처럼 보였고, 보수적으로 가정한 곳은 상대적으로 실적이 부진해 보이는 현상이 발생했다. 보험사간 실적이 큰 편차를 보이자 보험사와 금감원 모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금융감독원이 올해 IFRS17 관련 다양한 기준을 마련했다. ⓒ 연합뉴스

이에 금융당국을 향한 쓴소리마저 나왔다. IFRS17 도입까지 10년이라는 시간이 있었음에도, 마땅한 대비책을 마련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회계정보가 회사별로 다른 기준으로 산출될 수 있다는 우려는 도입 전부터 꾸준히 제기됐다"며 "그럼에도 금융당국이 대비책에 손을 놓고 있었다"고 비판했다.

회계방식을 두고 신뢰성 문제가 불거지자, 금감원은 실손보험 손해율 기간, 무·저해지보험 해지율 등을 담은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내놨다. 

이 과정에서 회계적용 방식을 두고 갈등이 불거졌다. 금감원이 전진법을 원칙으로 삼은 것이 단초다. 회계변경 효과를 곧바로 적용하는 전진법을 채택하면, 실적을 낙관적으로 가정한 보험사의 경우 2분기 당기순이익이 1분기보다 크게 깎이기 때문이다. 실적편차가 큰 손보사들의 반발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금감원은 올해까지 회계변경 효과를 과거 재무제표까지 전체적으로 반영하는 소급법 적용을 허용하면서 논란을 잠재웠다. 보험업계 내부에서는 금융당국의 오락가락 행보에 보험사가 피해를 입었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던 한해였다.

◆손해율 증가 우려에도 상생금융 요청 응답

올해 초부터 본격화된 금융당국 상생금융 요청에 손보업계는 꾸준히 부담을 느꼈던 것으로 전해진다. 실손보험 손해율 증가와 아울러 고금리로 인해 보험 해지율이 늘어나는 등 불확실성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수익성 악화가 가시화하는 환경에서 쉽사리 상생금융 요청에 호응할 수는 없었다는 전언이다.

이에 일부 생보사를 제외한 나머지 손보사들은 이렇다 할 상생금융안을 내놓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금융당국이 꾸준히 손보업계를 대상으로 상생금융안을 내놓을 것을 요구하자, 결국 손보사들도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하는 방식으로 상생금융에 동참하기로 했다.

손해보험사가 금융당국 상생금융 요청에 응답했다. ⓒ 프라임경제

가장 먼저 행동에 나선 곳은 DB손해보험이다. 19일 DB손해보험은 개인용 자동차보험 보험료를 2.5%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가입자 1인당 보험료는 약 2만2000원가량 낮아지게 된다. 내년 2월 중순 책임개시 계약부터 인하된 보험료가 적용될 전망이다. DB손보가 자동차 보험료 인하를 결정한 것은 지난 2월 이후 약 1년 만이다.

전체 자동차보험 시장의 80% 이상을 상위 5개사(삼성화재·메리츠화재·DB손해보험·KB손해보험·현대해상)가 점유하고 있다. 협회차원에서 자동차보험료 인하를 공표한 만큼, 나머지 4개사도 조만간 자동차보험료 인하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손해보험협회 관계자는 "폭설 등 계절적 요인에 따른 손해율 증가와 제반 원가상승 등으로 향후 자동차보험의 실적은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도 "대다수 국민이 가입한 자동차보험료 인하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손해보험업계는 국민이 좀 더 체감할 수 있는 다양한 사회안전망 강화 방안을 검토·시행할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14년 숙원사업 본회의 통과…서류제출 비용절감 기대

올해 10월에는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등을 담은 보험업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2009년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실손보험 청구전산화가 이뤄지도록 제도개선을 권고한지 14년만이다. 

개정안 시행은 공포 후 1년인 2024년 10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법안이 시행되면 요양기관(병·의원, 약국)은 보험금 청구서류를 보험사에 전자적 방식으로 직접 전송해야 한다. 소비자 의료비 부담 경감 및 편의가 강화될 전망이다.

지난 10월6일 국회 본회의에서 보험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됐다. ⓒ 연합뉴스

특히 복잡한 병원비 청구절차로 인해 어려움을 겪던 노년층 및 취약계층의 경우 보다 편리하게 병원 진료 후 실손보험금 청구를 할 수 있어 의료비 부담을 경감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보험업계는 서류 제출에 따른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소비자의 편의성이 증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의료계가 위헌소송을 예고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서비스를 위한 정보 전송대행기관(중계기관) 선정 등 세부 과제가 산적해 있어 개정안 시행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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