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2023년 게임업계는 연초부터 코인 이슈로 논란의 중심이 됐다. 이후 게임사 사이 법적 분쟁이 깊어지는 듯 했다. 하반기에는 혐오 논란으로 뒤덮인 해였다. 올 한해 게임업계를 관통한 이슈와 굵직한 흐름을 계묘년 RABBIT(토끼)으로 정리했다.
◆Reform(개혁)
부족한 전문성과 밀실 심사 등으로 홍역을 치러온 게임물관리위원회는 지난해 말 불거진 비위 의혹이 올해 사실로 드러나면서 뼈아픈 '쇄신 청구서'를 받았다.
지난 6월 감사원이 공개한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게임위는 지난 2017년 '자체등급분류 게임물 통합 사후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수십억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이 과정에서 하청업체가 정상 작동되지 않는 '엉터리 전산망'을 제출했음에도 어떠한 배상과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대금을 지불해 비위 의혹이 불거졌다. 몇 개월간의 감사원 감사를 통해 7000억원 이상 국민 혈세가 낭비된 것으로 드러났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게임위의 비위 행위를 엄단하고 강도 높은 구조 개선을 약속했다. 하지만 지난 10월 진행된 문체위 종합감사에서 게임위의 추가적인 비위 정황이 제기됐다. 전산망 납품 비위와 유사한 문제가 현 김규철 위원장 재임 시기인 2021년부터 진행한 사업에서도 있었다는 내용이다.
이에 게임위는 후속 조치와 함께 대대적 구조 혁신에 나서게 됐다. 앞서 '역사' 분야 위원 추가 개정안 통과와 조직개편 통해 3본부 8개팀 1연구소로 변화를 줬다. 재무계약팀 및 민원교육센터도 신설했다. 또 청렴 감사팀 인력 확대, 모니터링 업무 세분화 등을 통해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Asian Games(아시안 게임)
올해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e스포츠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아시안게임 역사상 최초다.

한국 e스포츠 대표팀은 리그오브레전드 부문에서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 한국이스포츠협회
한국 e스포츠 대표팀은 리그오브레전드 부문에서 금메달과 △스트리트 파이터5 금메달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은메달 △FC 온라인 동메달을 획득하며 출전한 모든 종목에서 메달을 석권했다. 이에 힘입어 우리나라는 최종 3위를 달성했다.
◆Block Chain(블록체인)
비트코인 중심으로 가상자산 상승세가 이어지자 '블록체인' 사업을 펼치고 있는 국내 게임사들이 '크립토 윈터'를 외치며 생태계 확장에 나선 한해였다.
블록체인 선두주자 위메이드는 블록체인 메인넷 '위믹스3.0'을 기반으로 블록체인 게이밍 플랫폼 '위믹스 플레이'를 운영 중이다. 최근에는 한국 게임사 최초로 두바이국제금융센터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또 자회사를 통해 인도 디파이(탈중앙화금융) 기업에도 블록체인 메인넷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네오위즈홀딩스 블록체인 자회사 네오핀은 아랍에미리트(UAE) 소재 게임 인프라 스트럭처 기업 '프로젝트 시드를 비롯해 △티커 캐피탈 △세븐라인랩스 △카나랩스 △서치파이 △팔라 등 글로벌 블록체인 기업과 파트너십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컴투스홀딩스가 참여하는 엑스플라도 △구미 △카보네이티드 △카도 등 글로벌 블록체인 기업과 가상자산 신뢰 확보, 협력 강화를 위한 파트너십을 구축해 글로벌 웹3 게임 제작사들과 네트워크를 늘려가고 있다.
넷마블 블록체인 전문회사 마브렉스(MARBLEX)도 글로벌 10대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겟(Bitget)에 MBX 토큰을 상장했다. 이를 통해 '마블러십' 기반 신규 대체불가토큰(NFT) 컬렉션 2종을 출시할 예정이다.
◆Best(최고)
네오위즈는 올해 최고의 해를 보냈다. 2023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PC·콘솔 게임 'P의 거짓'이 올해 대한민국 최고 게임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이는 20년 만의 콘솔 게임 대상 수상이다. P의 거짓은 대상 외에도 기술창작상 △기획·시나리오 △사운드 △그래픽 △인기게임상 △우수개발자상(최지원 P의 거짓 총괄 디렉터)등을 차지하면서 총 6관왕을 달성했다.

네오위즈는 올해 최고의 해를 보냈다. 2023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PC·콘솔 게임 'P의 거짓'이 올해 대한민국 최고 게임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 네오위즈
아울러 지난 15일 '영국 영화 텔레비전 예술 아카데미(BAFTA)' 게임상에서 '새로운 IP' 부문 후보에도 이름을 올렸다. 수상작은 내년 1월부터 시작되는 투표로 판가름 난다. 최종 결과는 4월11일 발표된다.
◆IP(지식재산권)
IP를 둘러싼 법정 공방이 어느 때보다 깊어진 한해였다. 업계에선 IP 확보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면서 생겨난 문제라는 해석이다.
넥슨은 아이언메이스가 개발한 신규 게임 '다크앤다커'가 자사 신규 프로젝트 'P3' 핵심 기술을 무단 반출해 해당 게임을 개발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논란의 시작은 '다크앤다커' 핵심 개발자 A씨가 넥슨의 차기작 '프로젝트 P3'의 리더였다는 점이다. 이에 넥슨은 올해 4월 수원지방법원에 '영업비밀 및 저작권 침해금지 가처분'을 냈다. 재판부는 6월 심리를 마쳤지만, 12월 현재에도 채권자·채무자 보충 서면과 서증을 받으며 장고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크래프톤이 지난 8월 '다크앤다커' IP 기반 모바일 게임 글로벌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일각에서는 넥슨과 아이언메이스와의 법적 공방에 크래프톤이 가세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회사 측은 새로운 크리에이티브를 개척한 오리지널 IP라는 점을 높이 평가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입장이지만 한쪽에 힘을 싣기 위한 전략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엔씨소프트도 웹젠과 카카오게임즈, 엑스엘게임즈 등을 상대로 일명 '리니지라이크'에 대한 소송을 제기했다. 오랜 시간 저작권 분쟁을 겪다가 최근 분쟁에 마침표를 찍은 기업도 있다. 위메이드와 액토즈소프트다. 지난 8월 미르의전설2·3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며 극적으로 화해했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 비해 퍼블리셔가 많아지면서 IP 확보 경쟁이 치열해진 편"이라며 "다만 경쟁을 넘어서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Trouble(문제)
게임업계 트러블 중 코인 게이트가 먼저 거론된다. 한 국회의원이 위믹스를 보유하고 있다는 데 따른 특혜 의혹으로, 국회에서 시작됐다. 문제 제기 이후 국회의원들로 구성된 코인게이트 진상조사단이 위메이드를 방문하며 이목이 집중됐고, 논란에 대한 오해를 해소한 바 있다.
두 번째 트러블은 '사상검증'이다. 11월26일 국내 한 중소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서 제작한 '메이플스토리' 애니메이션 홍보 영상에 특정 '손 모양'이 남성 혐오 표현이라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성별 갈등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해당 '손 모양'은 급진적 페미니스트 집단 사이에서 남성을 비하하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책임급 인사들은 인터넷 방송을 통해 사과하고, 해당 애니메이션 홍보 영상은 비공개 처리됐다.

넥슨이 중소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 외주 제작을 맡긴 '메이플스토리' 애니메이션 홍보 영상 문제의 장면 이미지. ⓒ 넥슨
사상검증 논란은 지난 2016년 7월 넥슨 클로저스 성우 교체 사건이 발단으로 꼽힌다. 당시 클로저스 캐릭터 '티나' 역을 맡았던 성우가 자신의 SNS에 특정 사상을 후원하는 티셔츠를 입은 사진을 개제하면서다. 이후 넥슨은 해당 성우를 교체했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남성 혐오 논란이 도를 넘어서는 안된다는 우려도 나온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개인 SNS를 통해 "게임업계 페미니즘 사상검열과 억지 남혐 마녀사냥이 도를 넘고 있다"며 "넥슨은 부당한 남혐 몰이에 사과하는 대신 노동자에 대한 부당한 차별 조장을 단호히 제지했어야 한다"고 명시했다.
반면 게임사들은 이러한 사상검증 상황에 놓일 때마다 게임 하나가 '특정 사상'으로 낙인찍히며 시장에서 퇴출되는 결과를 두고, 뾰족한 해법이 없다고 토로한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은 직원들이 다 함께 프로젝트를 생산하고 유저들에게 서비스하는 공동 결과물이다. 개인의 사상은 자유지만 프로젝트에 담아, 피해를 입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