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엔씨소프트가 김택진 창업자 단독경영에서 공동경영 체제로 전환한다. 공동 대표로는 박병무 VIG파트너스 대표가 선임될 예정이다. 경영 쇄신과 인수합병(M&A)으로 외형 성장을 선언한 만큼 리스크에 선제대응하기 위해서라는 해석이다. 박병무 대표가 김앤장에서 M&A와 기업 분쟁을 맡아온 전문가라는 점도 글로벌 기업 도약을 선언한 엔씨소프트에 적합하다는 평가다.
◆김앤장‧하나로텔레콤 거친 M&A 전문가
박병무 내정자는 1941년생으로 서울 대일고를 나와 서울대 법학과를 수석 졸업했다. 1985년 사법연수원을 15기 수료했다. 1989년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법조계 생활을 시작, 1996년 한화종합금융 경영권 분쟁 당시 한화종금 변호를 담당한 것을 시작으로 쌍용증권, 제일은행 등 1990년대 말 굵직한 금융사 사건을 맡으며 M&A와 기업 분쟁 전문 변호사로 이름을 알렸다.
박 내정자는 2000년대 법조계에서 산업계로 넘어온 인물이다. 2000년대는 산업, 금융계가 법조인들을 경쟁적으로 영입한 시기다. 급격한 경기 하강 후 경제와 금융 시장이 점진적인 회복 시기에 맞물려 M&A가 탄력을 받으면서 법률적 부담이 가중됐기 때문이다.
박 내정자도 이러한 흐름에 탑승했다. 2000년부터 로커스홀딩스 대표를 맡아 싸이더스를 인수,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첫 발을 들였다. 2001년 '악튜러스'·'화이트데이' 제작사 손노리를 합병하고, 넷마블 지분 51%를 51억원에 주식교환 방식으로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했다.
로커스홀딩스는 이후 플레너스엔터테인먼트로 회사명을 변경했다. 플레너스는 △가문의 영광 △엽기적인 그녀 △실미도 등 한국 영화 흥행작과 피터 잭슨 감독 '반지의 제왕' 시리즈를 배급하며 박 대표 재임 시기 시가총액이 20배 뛰었다.
이후 △TPG Asia(뉴 브리지 캐피탈) 한국 대표 및 파트너 △하나로텔레콤 대표, VIG파트너스(옛 보고펀드) 대표를 역임하며 2011년부터는 VIG파트너스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내년 1월1일 대표직을 내려놓은 후 엔씨소프트 공동 대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엔씨와 깊은 연결고리…사외이사 출신 영입
박 내정자와 엔씨의 연결점도 눈길을 끈다. 먼저 김택진 대표와 고교·대학 동문으로, 지난 2007년 엔씨 사외이사로 이름을 올린 후 2013년엔 경영 자문 역할을 하는 기타비상무 이사로 선임됐다. 특히 2014년 넥슨이 엔씨 지분을 약 15%까지 확대하고, 이듬해 경영 참가 의사를 밝히며 경영권 분쟁이 일어났을 때 이를 방어하는 데 박 내정자의 공이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엔씨는 그동안 캐시카우였던 모바일 '리니지' 3대장(리니지M·리니지2M·리니지W) 매출 하락세로 지난 10월 변화경영위원회를 출범하고 조직개편 및 경영 효율화와 체계 변화를 논의했다. 경영 체제 변화가 첫 행보다.
엔씨소프트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박 내정자 사외이사 선임배경에 대해 법률 및 투자 전문가로서 이사회 의사결정 과정에서 전문적 의견 제시 및 합리적 판단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명시돼 있다.
현재 내부적으로 경영 쇄신, 외부적으로는 신사업 분야를 위한 기업 M&A를 통한 외형 확장을 앞둔 상황이다.
홍원준 엔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M&A는 게임 및 비(非)게임 관련 분야에서 모두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소규모 M&A보다는 전략적으로 의미있는 M&A를 검토하고 있다. 현재도 검토 중인 대상이 있지만 회사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엔씨는 박 내정자를 '컴퍼니 빌딩 전략' 실행 적임자로 봤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박병무 후보자의 역량과 전문성이 엔씨가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엔씨소프트는 내년 초 이사회와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공동 대표 선임의 건을 부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