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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 칼럼] '비알코올 지방간 질환' 경변증 진행 위험

 

서경수 기자 | sks@newsprime.co.kr | 2023.12.11 10:36:00

최근 비알코올 지방간 질환이 당뇨병, 심혈관계 질환 및 신장질환 등을 일으키는 독립적인 위험인자라는 증거들이 속속 알려졌다.ⓒ부산부민병원

[프라임경제] 간은 우리 몸에서 가장 큰 장기로 성인의 경우 무게가 1.2~1.5 kg에 달한다. 오른쪽 횡격막 아래에 위치하며 갈비뼈가 보호하고 있어 정상인은 대부분 만져지지 않는다. 다만 간이 붓거나 커지면 우측 갈비뼈 아래에서 만져질 경우도 간혹 있다.

간의 역할은 인체의 화학 공장으로서 단백질 등 우리 몸에 필요한 각종 영양소를 만들어 저장하고, 탄수화물, 지방, 호르몬, 비타민 및 무기질 대사에 관여하며, 약물이나 몸에 해로운 물질을 해독한다. 또한 소화작용을 돕는 담즙산을 만들며, 면역세포가 있어 우리 몸에 들어오는 세균과 이물질을 제거하는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

◆급격하게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는 '비알코올 지방간 질환'

음식물로서 섭취된 지방은 간에서 대사되어 에너지를 생성하거나, VLDL(초저밀도 지질단백질)의 형태로 간에서 배출되게 된다. 그러나, 과도한 지방이 간으로 전달되거나, 인슐린 저항으로 지방조직의 분해 증가 및 간 내 지방산 생합성이 증가하면 과도한 지방은 중성 지방의 형태로 간에 축적되게 되는데 이를 '지방간 질환'이라 한다. 

일반적으로 지방간 질환이라고 하면 과도한 알코올 섭취로 인한 알코올 지방간 질환을 떠올리는데 사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흔한 만성 간질한은 비알코올 지방간 질환이다.

비알코올 지방간 질환이란 술을 전혀 안 마시거나 소량을 마실 뿐인데도(여성의 경우 1주일에 소주 1병, 남성의 경우 1주일에 소주 2병 이하),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들과 비슷하게 간에 지방이 많이 끼어 있는 경우를 말한다.

비만 및 당뇨 인구의 증가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비알코올 지방간 질환의 유병률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으며, 국내 유병률은 2022년 기준, 약 20~30%로 추정된다. 이러한 비알코올 지방간 질환은 고령 인구의 증가 및 서구화된 식생활, 생활 습관의 변화에 따라 향후 유병률은 더 증가하여 만성 간질환의 주요 원인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비알코올 지방간 질환은 한가지 병이라기보다 염증을 동반하지 않는 단순 지방간에서부터 만성 간염, 간경변증에 이르는 다양한 형태의 간질환을 포함한다. 즉 단순히 지방만 끼어 있고 간세포 손상은 없는 가벼운 지방간에서부터, 간세포 손상이 심하고 지속되는 지방간염, 심지어는 복수나 황달 등을 동반하는 간경변증(간경화)이 생기는 경우까지 병의 정도는 매우 다양할 수 있다.

◆비알코올 지방간 질환이 오기 쉬운 사람들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을 앓는 사람들에서 비알코올 지방간 질환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그 외에도 여성 호르몬제나 스테로이드(부신피질 호르몬 등)를 포함한 여러 가지 약제를 오래 복용하여도 비알코올 지방간 질환이 올 수 있다. 급작스러운 체중 감량이나, 체중 감량을 위한 수술 후에도 심한 비알코올 지방간 질환이 올 수 있다.

◆비알코올 지방간 질환의 증상과 진단법

비알코올 지방간 질환은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연히 시행한 검사에서 간 기능이 나쁘다고 알게 되는 경우가 제일 흔하므로 당뇨병이나 비만이 있는 사람은 불편한 증상이 없어도 간 기능 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다.

비알코올 지방간 질환의 진단을 위해서는 간이 나빠질 수 있는 다른 원인이 없는지 확인하기 위한 혈액검사와 간의 모양을 보는 초음파 검사(또는 컴퓨터 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가 필요하다. 지방간에 염증이 동반된 지방간염의 경우는 향후 간경변증 및 간암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더 크기에 이를 진단하기 위해서 간 섬유화 검사 또는 필요한 경우 간 조직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

◆비알코올 지방간 질환의 치료법

우선 지방간과 관련된 인자들, 즉 당뇨병, 비만, 관련 약제 등의 원인을 치료해야 간도 좋아진다. 술이나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 생약제 등을 되도록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하여야 한다. 이미 사용하고 있는 약제들에 대해서는 간질환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당뇨병이 있는 경우 혈당 조절이 잘되도록 치료받아야 하고 고지혈증이나 혈압 치료도 받아야 한다. 대부분의 비알코올 지방간 질환 환자가 과체중 혹은 비만을 동반하고 있으므로 현재로서는 △적극적인 체중 감량 △적절한 식사요법 △꾸준한 유산소 운동이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이다. 

약물치료로는 당뇨병 치료제 중 일부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는 약제들과 항산화제(비타민 E) 등이 단기간 치료에 사용되어 부분적으로 효과가 보고되기도 하였으나, 아직 장기간 치료 효과는 명확하지 않다. 

특히, 시판되고 있는 지질 개선제나 간장 보호제는 보존적 치료 효과만 있으므로 이들에 의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여러 가지 다이어트 약제나 체중 감량 수술은 고도 비만의 경우 전문의와 상의 후에 제한적으로 적용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이러한 치료에 따르는 부작용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비알코올 지방간 질환은 당뇨병, 고혈압 환자에서 동반율이 높아, 과거에는 대사증후군의 하나로 이해하는 시각이 지배적이었으나, 최근 비알코올 지방간 질환이 당뇨병, 심혈관계 질환 및 신장질환 등을 일으키는 독립적인 위험인자라는 증거들이 속속 알려졌다. 

부산부민병원 소화기내과 송철수 명예원장.ⓒ부산부민병원

지방간이 있어도 안이하게 생각하지 말고 정기적으로 간질환 전문의를 찾아가서 진찰받고,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최선이다.

부산부민병원 소화기내과 송철수 명예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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