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대법원이 교보생명과 재무적투자자(FI) 어피니티컨소시엄 간 '주식매수청구권(풋옵션) 분쟁'에서 최종적으로 어피니티측 손을 들어줬다. 풋옵션 행사 가격 평가를 두고 5년 넘게 이어온 양측의 형사재판은 우선 일단락됐다.
다만 교보생명은 형사재판 무혐의가 풋옵션 가치평가 정당성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2021년 국제상사중재위원회(ICC)도 교보생명이 어피니티가 제시한 가격으로 주식을 되살 의무가 없다고 판단한 만큼 풋옵션 가격을 두고 이견이 지속될 전망이다.
29일 대법원 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공인회계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안진회계법인 소속 회계사와 어피니티 관계자 등 5명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사건은 2012년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과 어피니티가 풋옵션 권리가 포함된 주주 간 계약을 체결한 것이 단초가 됐다. 신창재 회장은 어피니티에 당시 2대 주주 대우인터내셔널 지분 전량을 매입할 것을 요청했다. 경영권 방어를 위해서다.
어피니티는 대우인터내서널이 보유한 교보생명 지분 24%를 주당 24만5000원에 매입했다. 3년 내 교보생명 기업공개(IPO)가 이뤄지지 않으면 풋옵션을 행사하는 조건이었다. 이에 교보생명은 2015년 상장을 추진했지만, 무산됐다. 2018년에도 IPO에 실패함에 따라 풋옵션을 행사했다.
이 과정에서 어피니티는 안진회계법인을 풋옵션 가격 평가기관으로 선임했다. 안진회계법인 소속 회계사들은 주당 40만9912원으로 풋옵션 가격을 산출했다. 총 2조112억원 규모로 어피니티가 매입 당시 쓴 돈의 2배에 가까운 금액이다.
이에 대해 교보생명은 안진 소속 회계사들이 어피니티측에 유리하도록 풋옵션 행사 가격을 부풀려 평가했다고 주장했다. 안진 소속 회계사 A씨 등은 어피너티로부터 1억원 가량을 받고 풋옵션 행사 가격을 부풀리는 데 관여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러나 1·2심은 안진 소속 회계사들이 전문가적 판단 없이 어피너티 일방적 지시에 따라 가치 평가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볼 객관적인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부정 청탁과 금품 수수도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번 대법원 판결로 2018년부터 불거진 어피니티와 교보생명 간 형사소송은 마무리됐다.
양사의 국제 중재 결과는 이르면 내년 발표될 전망이다. 1차 중재 당시 ICC는 풋옵션 계약을 인정하면서도 풋옵션 가격이 적당하지 않다는 판단을 내렸다. ICC 중재가 단심제인 만큼 결과가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는 가운데, 이번 대법원 판결이 중재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시각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