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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도시철도2호선 복공판을 중고로 쓰자고요?

 

김성태 기자 | kst@newsprime.co.kr | 2023.11.08 11:45:35

광주도시철도2호선 1단계 공사현장. ⓒ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광주도시철도2호선 공사가 한창인 가운데 차량과 보행자의 안전과 직결된 복공판을 두고 때 아닌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이번 논란은 안전인증 및 자율안전확인 신고 대상 가설기자재에서 관리 사각지대로 짚어지고 있는 '중고 복공판' 재사용을 둘러싸고 있어, 시민의 안전은 뒷전이라는 빈축이 동반된다.

최근 심철의 광주시의원은 본회의 5분 발언을 통해 도시철도2호선 1단계구간에 사용됐던 복공판을 2단계 구간에 재사용하자고 주장했다.

심 의원의 주장은 1단계 때 사용했던 복공판을 2단계에 재사용했을 경우 예산절감 효과를 거둘 것이라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으며, 이 경우 책정된 예산 240억원과 재경비, 물가인상률을 아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지하철 공사)3년이 흐른 지금 원자재 값이 약 40% 상승했지만 시가 제시한 물가 상승 증가 제한율은 18.05%로 납품가 재조정이 불가피한 납품 업체는 시를 상대로 소송 중인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또, 중고 복공판 재사용시 품질시험 등에 소요될 경비에 대해서도 1단계 복공판 전수 품질시험 할 것이 아니라, 200장당 1회 품질시험해도 법적 하자가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

1단계에 사용됐던 복공판을 200장당 1장씩 품질시험(5억)을 하면 엄청난 예산이 절약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광주시는 심철의 의원의 의견에 부정적이다.  

광주시는 "도시철도2호선 등 모든 공사현장에서 안전문제를 가장 중시하고 있다. 특히 복공판은 1일 평균 수만대의 차량을 지탱해야 하는 핵심자재여서 안전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만약 1단계 공사에 사용된 복공판을 2단계 공사현장에 재사용해야 한다면 안전을 위해 '자재 100% 품질시험'은 불가피하며, 이는 복공판 1장이라도 불량품이 섞여 추락한다면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특히, 심 의원이 제시한 '200장당 1회 품질검사'에 대해서는 법규상 근거가 없다고 맞받아쳤다. 

'광주도시철도1호선 공사 당시 복공판 재사용'과 '복공판 납품가 재조정 관련 소송 중'이라는 심 의원의 주장에 대해서도 '터무니 없다'는 의견을 밝혔다.

광주시는 "도시철도1호선 공사 당시 복공판 재사용은 없었으며, 현재 복공판 관련해 소송 중인 사건도 없다"고 반박했다.

지역의 여론도 심철의 의원의 주장에 싸늘한 상황이다. 안전을 우선하는 광주시의 입장에 손을 들어주고 있다.

특히, 중고 복공판 재사용은 업자들이 나서서 주장을 한다면 이해가 가지만, 시민의 안전을 위해 부실 불량 공사를 감시해야 할 시의원이 왜 나서서 주장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빈축이다.

"중고 복공판은 관리 사각지대였다. 중고 복공판을 재사용해서 예산절감을 하자고 운운할 것이 아니라 지하 구조물 건설현장에서 차량·보행자 통행을 위해 지표면을 덮는 복공판의 안전관리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권익위는 2022년 11월3일 저가·부실·중고 대한 품질관리와 대수술을 권고한 바 있다.

권익위는 '지하 구조물 공사 차량·보행자 임시통행 건설자재 관리 투명성 제고방안' 의결서를 통해 국토교통부와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2024년 9월까지 복공판 설치 등에 대한 개선안 마련을 권고했다.

중고 복공판은 산업안전보건공단 안전인증 및 자율안전확인 신고 대상 가설기자재에서 제외돼 제조연월, 품질검사 등에 대한 별도 표시조치 없다는 것이 '관리 사각지대'로 짚어졌다.

저가·부실한 복공판이나 중고 복공판이 쓰이면서 매년 통행불편 민원, 안전사고가 수시로 벌어지고 있다는 게 권익위의 지적이다.  

지난해 발표된 국민권익위의 조사 결과, 특정 복공판 특허를 가지고 있는 이해관계자가 복공판 관련 국가건설기준 제·개정 작업에 참여하는 등 이해충돌방지가 미흡했다.

또 복공판 품질관리 기준이 미흡했고 허위 또는 봐주기식 검사, 품질검사 결과 위조 등 위법 사례가 발생하여도 제재·처벌이 미흡했다.

지난 3월 광주 도시철도 2호선 공사구간에서 차량이 빗길에 공사장으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당시 한 전문가는 "복공판을 오래 사용하다 보면 표면이 마모돼 저항성이 낮아졌을 수도 있고, 계속 하중을 받다 보면 차량 바퀴가 아래로 빠질 수 있다"며 "사고가 발생하는 구간에 대해서는 주기적으로 복공판 상태를 점검하고 교체해줘야 한다"고 진단했다.

광주도시철도 2호선 공사 장기화에 따른 시민 불편은 해마다 가중되고 있다. 안전과 교통 분야가 가장 많고 환경과 소음, 생활과 경제 등이 뒤를 잊고 있다.

광주광역시의원의 역할은 중고 복공판 재사용을 주장할 것이 아니라 이와 같은 민원을 해소하기위해 노력하고, 저가·부실제품으로 인한 안전사고 발생을 방지하려는 감시가 아닌지 곱씹어볼 대목이다. 

중고 복공판 재사용은 시의원이 주장할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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