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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펫보험 정책 '속 빈 강정'…업계 반응 '시큰둥'

국내 펫보험 가입률 1%…반려동물보험 제도개선 방안 실효성 낮아

전대현 기자 | jdh3@newsprime.co.kr | 2023.10.18 11:03:19
[프라임경제] 정부가 가입률 1%에 머무르는 반려동물보험(펫보험) 활성화 방안을 내놨지만, 업계 반응은 시큰둥하다. 정부가 내놓은 방안이 기존까지 논의됐던 내용과 크게 다른 점이 없어서다. 정부가 내놓은 대책이 '속 빈 강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6일 금융위원회와 농림축산식품부는 관계 부처 합동으로 '반려동물보험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개선안은 △보험인프라 구축 △소비자 편의성 증대 △맞춤형 상품개발 활성화 △신규 플레이어 진입 허용을 골자로 한다.

◆"정부 내놓은 개선안 새로운 내용 없어"

최근 반려동물 양육가구는 꾸준히 증가세를 그리고 있다. 국내 반려동물 수는 800만 마리로 추산된다. 그러나 펫보험 가입률은 1% 내외로 미비한 수준이다. 양육·치료비 부담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에 정부는 주요 국정과제 중 하나인 펫보험 활성화를 위해 반려동물 진료 인프라 개선에 나섰다. 펫보험을 통해 반려동물 양육비·진료비 경감과 연관 산업 발전에 기여한다는 목적이다.

국내 반려동물 수가 800만 마리로 추산되는 가운데 펫보험 가입률은 1%에 그치고 있다. ⓒ 연합뉴스


정부는 반려동물 등록제 의무화와 증빙서류 의무화를 추진하고 진료항목 표준화를 개시한다. 또 수의업계와 보험업계 협업을 통해 펫보험 인프라 구축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나아가 반려동물보험 통계를 활용해 맞춤형 상품개발에 나선다. 올해 하반기부터 펫보험 전문보험사의 시장 진입도 허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통해 소비자 편의성을 증대한다는 목표인데, 업계 시각은 회의적이다. 업계는 반려동물 등록제에 대해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반려견 등록 의무화는 2014년부터 시행중이지만, 등록률은 절반 정도에 머무른다. 향후 반려묘까지 등록 의무화를 시행한다 해도 활성화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내놓은 펫보험 활성화 방안 중 새로운 내용은 없다. 대부분 10년 넘게 논의된 사항들을 다시 한 번 되짚는 수준이다"라며 "펫보험 활성화가 점유율 1% 수준에서 단기적으로 활성화가 이뤄지기는 현실적으로 무리"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정책 및 제도가 개선되는 것들이 효과를 발휘하려면 소비자가 펫보험에 대한 필요성을 느껴야 한다"면서도 "국내 시장에는 펫보험에 대한 니즈가 적어 활성화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근본적인 인식개선부터 이뤄져야한다"고 주장했다.

◆신규 보험사 시장 진출 허용…성공 가능성은 물음표

반려동물 맞춤형 상품 개발과 반려동물 전문보험사 진입 허용 등의 방안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시각이다. 금융위는 올해 하반기부터 반려동물보험 관련 전문성을 둔 신규 보험사의 시장 진출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소비자가 차별화된 보험 상품을 제공받을 것을 기대한다. 

지난달 28일 윤석열 대통령이 광주 AI TECH+ 박람회에서 비문 기반 반려견 인식기술과 관련해 대화하고 있다. ⓒ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하지만 업계는 가입률 1% 수준의 시장에서 펫보험 판매 전문보험사가 성공할 가능성은 낮다고 점친다. 기존 소액단기보험 상품과 미니보험을 판매하는 디지털보험사도 수년째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만큼, 수익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서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새로운 플레이어가 등장하더라도 펫보험 시장이 확대될 것 같진 않다"며 "가입률 1%대 시장에 많은 보험사들이 뛰어들면 보험료는 자연스레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는 곧 보험사의 수익성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보험사 입장에서도 상품 개발 비용 등 여러 부담이 수반돼 수익성 측면에서 고려해야할 사항이 많을 것"이라고 첨언했다.

◆핵심은 진료부 발급 의무화…"수의업계 협의 쉽지 않을 것"

업계는 펫보험 활성화를 위해서는 진료내역·진료비 증빙서류 발급 의무화가 전제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재 수의사법상 진료부 등 발급 의무가 없어 보험사들이 기대 보험료 산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금 과다 청구 우려로 번질 수 있어 보험사들이 보장항목을 넓히는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꾸준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수의업계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수의업계는 진료부 발급이 의무화되면 누구나 동물 의약품을 구매할 수 있게 돼 향후 오남용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결국 수의업계와의 협의가 중요한 쟁점인데, 협의를 이뤄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부 의지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관련 개정안은 국회 농해수위에 5건 계류 중이다.

서지용 교수는 "펫보험 활성화를 위해서는 진료내역·진료비 증빙서류 발급 의무화 등이 이뤄져야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수의업계 동의를 이끌어 내야하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증빙서류 의무화 등이 선행돼야 펫보험 시장이 활성화 될 것"이라며 "보험료 지급 판단이 어려우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보험 가입하려는 수요가 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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