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이하 문체위) 국정 감사에서 한국콘텐츠진흥원과 게임물관리위원회가 각각 혈세 낭비, 해외 게임 신작 유출 등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17일 김윤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잇다'는 교육용 게임 콘텐츠"로 개발됐으나,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사용이 불가능한 수준"이라며 "혈세 58억원이 공중분해 됐다"고 지적했다.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콘텐츠진흥원이 교육부와 함께 개발한 플랫폼 '잇다'는 인문과 자연, 예체능 등 4과목에 각각 14억5000억원으로 총 58억원의 예산이 투입됐지만, 현재 교육현장에서 사용할 수 없고, 모바일 환경에서 전혀 가동되지 않는다.

김윤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콘진원 원장에게 질의하고 있다. = 김소미 기자
김윤덕 의원이 제출한 '콘텐츠진흥원 위탁용역 제안서'를 살펴보면 '잇다' 서버 탑재를 위한 캐주얼 웹게임 개발로 PC, 모바일 등 이용자가 디바이스 상관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웹 기반으로 제작한다. 아울러 HTML5, 반응형 웹 등 다양한 웹브라우저 및 화면 해상도에서 동일한 서비스가 가능하게 한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3개 과목이 제안서를 준수하지 않고, 유니티 3D를 사용해 웹지엘(WebGL)로 변형해 사용했다. 유니티 공식 홈페이지에는 "모바일 기기를 지원하지 않는다"고 적혀있다.
김윤덕 의원은 "콘진원 측은 이미 게임들이 '잇다' 플랫폼에 탑재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사전에 알고있었음에도 지난해 4월부터 검수 평가에서 지적사항 하나 없이 합격 평가를 내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콘진원의 용역기관에 대한 갑질 의혹도 제기했다.
김 의원실에 따르면 콘진원은 게임 개발 후 '교육용 게임 콘텐츠 효과성 검증용역'을 시행했다. 그 결과 용역기관으로부터 '교육현장에서 사용하기 부적절하다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 '폭력적인 게임이 포함되어 있다', '퀴즈에 오타와 오답이 있어 교육용 게임으로서 치명적 문제를 갖고 있다' 등 낮은 평가를 받게 되자 연구용역을 맡은 책임연구원에게 부정적 내용을 수정하라는 압력을 넣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이러한 원인으로 예체능 과목을 제작한 업체는 과업지시서를 최대한 지키면서 만들었는데 수억 원에 이르는 서버를 따로 만들 것을 주문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러 절차를 거쳐 이 업체에 대해 불합격 시키고 아예 '부정당 업체' 에 등록시키고 형사처벌까지 받을 수 있도록 법률자문 검토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윤덕 의원은 "콘텐츠 진흥원이 예산은 예산대로 낭비하고 , 연구용역 하는 연구원들한테 부당하게 수정 요구 압력 넣고, 무리한 요구를 거절한 중소기업은 죽이기를 하고 있다"며 "이렇게까지 하면서 잘 실행되지 않는 게임을 평가 통과시키고, 연구용역까지 수정하는 이유에는 첫 번째로 자연, 인문, 창의 게임 위탁용역을 수행한 업체와 콘진원 간의 관계성이 있거나, 두 번째는 되돌리기에 너무 늦어져서 제 식구 감싸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콘텐츠 중소기업을 살려야 할 콘진원이 말 안 듣는다고 죽이기에 들어가는 것이 한심하다"며 "국정감사가 마무리되는 데로 상임위 차원에서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하여 위법사항이 드러나면 수사기관에 고발해, 재발을 방지하고 설립 목적에 맞는 사업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게임위, 비위 의혹·사전 등급 심사 등 전문성 결여 지적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6월 감사원 감사에서 적발된 7억원대 '전산망 비위'와 관련해 "감사원의 중징계 요구에 따라 정직 2개월 처분을 받은 직원이 지속해 사무실에 출근하고 업무망에 접속했다"고 지적했다.
해당 직원은 지난 7월 정직 처분을 받고 현재 게임위를 떠난 최모 전 사무국장이다.
이 의원은 "감사원에서도 가장 높은 수위의 처분을 요구한 직원이 업무망에 수십 차례 접속할 수 있도록 방치한 것은 위원회가 개선의 의지가 없다는 것"이라며 "오늘 지적하는 것은 빙산의 일부분으로, 종합감사 전까지 계속 지적하겠다"고 단언했다.
김규철 위원장은 "(사무국장) 본인이 감사원에서의 고발 등에 대비해 본인이 6년간 근무한 데이터를 수집하겠다고 했는데 막을 근거가 없었다"며 "정직이 되면 대외비 자료는 접근할 수 없게 처리된다"고 답했다.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자료. = 김소미 기자
김윤덕 의원도 "게임위에서 활동하는 사후등급 분류 모니터링 요원들은 사실상 용역회사 소속으로 모니터링한 경력밖에 없어 전문성이 부족하다”며 “이용자의 눈높이에 맞는 전문성을 확보할 방안을 마련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게임위가 주관하는 '게임물 전문지도사' 교육 과정이 수도권과 영남·충청 지역에서만 운영되고 있고, 강원·호남·제주 지역은 전무하다"고 덧붙였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게관위 사전 등급 심사와 게임물 내용 수정 신고에 관한 행정력 낭비 건도 언급했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매해 3000건이 넘는 내용물 수정으로 게관위가 많은 행정력을 투입하고 있다. 게임 업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시행된 이 제도가 오히려 게임 업계도, 게관위 관련 부서도 부담이 되고 있는 것"이라며 "지난해 12월 규제개혁위에서도 수정 신고 범위를 개선 과제로 내놨는데 진척이 되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규철 위원장은 "수정신고 90%는 폰트 변경 같은 미미한 변경 사항인 것이 사실"이라며 "업계 편의를 위해 만들어진 제도지만 변질돼 개선이 필요하다. 게임산업협회와도 두세 차례 회의했는데 이견이 있었다"고 답했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왼쪽)이 17일 한국콘텐츠진흥원 등 15개 공공·유관기관 국정감사 현장에서 김규철 게임위원장에게 질의하고 있다. ⓒ 국회방송 캡처 화면
류호정 의원은 사전 등금 심사도 문제 삼았다. 류 의원은 "게임 신작들이 게관위 등급 심사 때문에 전 세계에 공개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경우 해외 게임사들이 한국에만 게임 발매를 늦추는 등 유통사와 게이머들의 피해로 돌아갈 수 있다"고 확언했다.
또 "유독 해외 게임만 정보 공개가 자주 이뤄지고 있는데, 이는 등급심사 신청 시 정보공개 시기를 늦춰달라고 업체가 요청하면 게관위가 내부 회의를 통해 판단을 내려 시기를 늦추는 '블라인드 서비스' 때문"이라며 "국내 게임사들은 이를 잘 알기 때문에 이용하고 있지만, 유통사나 해외 업체의 경우 이를 잘 모르다 보니 시기를 놓치고 비밀리에 진행하던 작품이 공개되는 것"이라고 첨언했다.
류 의원은 "이런 상황이 이어지며 게관위가 해외 게임웹진 등의 웃음거리가 되고 있다"며 "국내 업체들이 블라인드 서비스를 인지할 수 있도록 이를 공식적으로 제도화하고, 향후 이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 국내 업체들 중에서는 1년에 한 두 건이고, 해외 업체가 많다"며 "언어 장벽 때문에 그런 경우가 생기고 있고, 별도 영어로 홍보할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해보겠다"고 전했다.
한편 '게임물 사전심의 의무 폐지 심사에 관한 청원'이 최근 소관 상임위 회부 기준인 동의 수 5만명을 넘겼지만, 국감 현장에서 논의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