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포스코와 현대제철(004020)이 난항을 겪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 등으로 업황이 악화한 상태에서 노동조합과의 임금 및 단체협상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최대한 빨리 노사가 타협해 임단협을 마무리하고 위기를 이겨내야 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포스코는 창사 55년 만에 파업 위기에 놓였다. 포스코 노조는 지난 10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행위 조정 신청서를 제출했다. 노사가 향후 조정 과정에서도 견해차가 큰 것으로 판단되면 조정 중지 결정이 내려지고, 노조는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하게 된다.
이후 노조는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노조는 이러한 배경에 대해 교섭 과정에서 최초 제시안과 달리 절충 조건을 내놨으나 사측이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5월31일 임단협을 시작한 포스코 노사는 지난 5일까지 총 24차례나 교섭을 진행했다. 사측은 △기본임금 16만2000원 인상 △일시금 600만원(주식 400만원·현금 150만원·지역사랑상품권 50만원) 지급 △경영성과금 제도 개선 등을 최종안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노조는 지난 5일 교섭을 끝으로 최종 결렬을 선언했다. 사측이 △자사주 100주 △기본급 13.1% 인상 등의 요구안을 들어주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포스코 관계자는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50% 이상 급감하는 등 어려운 여건에서도 조속한 타결을 위해 예년 대비 높은 임금인상률을 제시했다"며 "직원 평균 인상률은 5.4% 수준이며, 가장 낮은 직급인 사원급 직원들의 인상률은 약 7.2%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2고로에서 한 직원이 용광로에서 쇳물을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그러면서 "계속된 우리의 추가 제시안에 대해 노조 측은 아직 노조 요구안에 비해 미흡하다는 입장이다"라면서도 "앞으로도 원만한 교섭 타결을 위해 지속해서 대화를 이어 나갈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
현대제철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앞서 현대제철 노사는 지난달 15일 올해 첫 임금협상 교섭을 재개하고 노사 상견례를 진행했다. 그러나 노조는 사측이 교섭에 성실히 임하지 않았다며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하며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했다.
노조는 사측에 기본급 18만49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과 주식 10주를 포함한 580만원의 특별 성과급 등을 요구하고 있으나, 사측은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노조는 사측이 만족할 만한 제시안을 가져오지 않으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파업을 벌이겠다고 압박하고 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노조의 요구안을 쉽게 수용할 수 없는 이유는 실적이 저조하기 때문이다. 중국의 리오프닝(시장 재개) 지연과 건설경기 악화 등의 영향으로 상반기에 힘든 시기를 지냈는데, 하반기에도 크게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1~8월 국내 조강 생산량은 4497만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줄었다. 포항제철소가 지난해 4분기 생산 중단 물량을 올해 상반기에 집중 생산했는데도 감소한 것이다.
원자재인 철광석 가격도 높은 상태다. 지난 13일 기준 철광석 가격은 톤당 116.34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7.22% 올랐다.
4분기 실적 전망도 불투명하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4분기 제조업 경기전망지수(BSI) 결과, 철강은 전망치가 76에 그치며 부진이 심화할 것으로 예상됐다. BSI가 기준치인 100을 밑돌면 실적이 저하될 것으로 예상한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업황 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노사 갈등까지 겹친 철강업계가 큰 위기에 빠진 상태다"라며 "최대한 빨리 노사가 타협해 임단협을 마무리하고 함께 이겨내지 않으면 더 큰 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