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미국과 중국의 기술 패권 전쟁이 이번엔 스마트폰으로 격화하고 있다.
미국의 '중국 봉쇄'에 맞서 중국 당국이 아이폰 등 외산폰 사용 금지령을 공무원뿐 아니라 국영기업 직원 등으로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갤럭시 스튜디오 '서울 성수'에서 관람객이 '갤럭시 Z 플립5'를 체험하는 모습. ⓒ 삼성전자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중국은 최근 중앙정부 기관 공무원들에게 업무용으로 아이폰을 사용하지 말라고 명령했다.
중국의 이번 조치는 애플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미국과 유럽에 이어 애플의 3번째 시장이다. 애플은 전체 매출의 19%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애플은 외산폰 금지령으로 이틀 만에 시가총액이 1897억달러(약 253조원)가 날아갔다. 한때 3조 달러(약 4000조8000억원)를 넘어섰던 시총은 2조7760억달러(약 2671조원)로 쪼그라들었다.
중국 정부의 외산폰 사용 금지령이 삼성전자에도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중국 공무원이 사용하지 말아야 할 외산폰에는 삼성전자 갤럭시도 포함된다. 삼성전자 갤럭시의 중국 내 점유율은 1% 내외에 불과하다.
하지만 스마트폰 최대 시장 중 한 곳인 중국은 삼성전자에게 중요한 시장이다. 중국에서 판매가 부진하면 매출 타격도 불가피하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중국 매출(순매출액 기준)은 35조6000억원으로 삼성전자 연간 매출 302조원의 10%를 넘어선다.
최근 중국 폴더블폰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판매 확대에 집중하고 있는 삼성전자에게 외산폰 금지령은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중국 폴더블폰 시장 점유율은 올해 1분기 기준 26%에 달한다. 화웨이, 오포(각각 27%)에 이어 3위다. 지난해 6%에서 20%포인트(p)나 치솟았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 사장은 중국 사업 확대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노 사장은 지난 7월 기자간담회에서 "중국 시장은 내수 시장의 사용성이 중요한데, 현지 로컬 서비스 콘텐츠를 폴더블에 최적화하기 위해 본사 인력과 중국 내 삼성 모바일연구소와 힘을 합쳐 공동 개발하고 있다"며 "중국 시장에서 갤럭시 제품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 중"이라고 했다.
이어 "콘텐츠 최적화 등으로 시장 점유율을 조금씩 늘려가고 있다"며 "아직 시작 단계라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가 중국 화웨이의 최신 스마트폰에 탑재됐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사진은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 SK하이닉스
미·중간 신경전이 가열되자 SK하이닉스에게도 불똥이 튀었다.
중국 화웨이가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를 탑재해 최신 스마트폰을 출시한 것으로 알려져 SK하이닉스가 경위 파악에 나섰다.
블룸버그 통신은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가 중국 화웨이의 신형 스마트폰 '메이트 60 프로'에 사용됐다고 지난 7일 보도했다.
테크인사이트는 화웨이가 대부분의 부품을 중국 공급업체들로부터 공급받은 가운데, SK하이닉스의 메모리칩이 해외기업 부품이 사용된 예외적인 경우라고 밝혔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와 관련 SK하이닉스는 화웨이와 거래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SK하이닉스는 화웨이와 거래한 사실없다"며 "미국의 수출 규제를 철저하게 준수한다는 것이 당사의 확고한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화웨이 신제품에 당사의 메모리 칩이 쓰였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바로 미 상무부 산업안보국에 신고했고, 경위를 파악하기 위한 조사에 들어갔다"고 했다.
앞서 지난 2020년 5월 미국 정부는 미국 기술이 들어간 반도체를 화웨이에 수출하지 못하도록 하는 기업을 자국 내에서 해외로 확대한 뒤 화웨이와 그 계열사를 '블랙리스트'로 불리는 상무부 거래제한 명단에 올려 수출 규제를 가하고 있다.
송명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체 아이폰 시장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20% 정도"라며 "중국 공무원 가족 등 주변 인물도 아이폰을 쓰지 못하게 되는 등 영향이 있어 아이폰을 대상으로 D램과 낸드를 파는 반도체 업종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그는 "화웨이가 다른 회사를 끼고 우회 주문한 결과로 보여 SK하이닉스에 직접적으로 제재가 가해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