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재계에 전문 CEO 체제가 보편화되면서 CEO의 경영능력은 오너와 주주들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정해진 임기 안에 얼마만큼의 성과와 비전을 만들어내느냐에 따라 연임여부도 판가름 나게 마련이다. 특히 IT업계의 경우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시장환경 속에서 CEO들의 능력은 더욱 부각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그 안에 맞수들의 대결도 흥미진진하다. 본지는 <IT업계 맞수 CEO 시리즈> 두 번째 순서로 전자업계를 이끄는 두 맞수를 조명해봤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글로벌 전자업계를 이끄는 두 축인만큼 이제 국내 시장을 넘어 세계 무대 속에서도 치열한 혈투를 벌이는 맞수가 되버렸다.
두 회사는 지금도 LCD와 PDP, 디지털 TV, 휴대전화 등의 주력 분야에서 앞서거니 뒷서거니를 반복하며 한치의 양보 없는 대결을 계속하고 있다.
그리고 그 대결 속 선봉에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과 남용 LG전자 부회장이 있다.
전자업계의 경우 유독 부회장의 힘이 막강하다. 실제로 LG와 삼성그룹 오너들은 모두 전문경영인 부회장에게 막강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한다. 남용 LG전자 부회장은 물론 윤종용 전 삼성전자 부회장이 모두 그러했다.
전자업계 CEO간의 경쟁구도는 올해 삼성전자 윤종용 전 부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새롭게 재편됐다. 새롭게 취임한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과 2기체제를 이끌고 있는 남용 LG전자 부회장의 대결로 압축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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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기때마다 빛을 발했던 남용 부회장의 행보가 계속될 지 관심이 모아진다. | ||
지난해 3월 주주총회를 통해 LG전자의 사령탑으로 부임한 남용 부회장은 올해 ‘2기 남용호’ 체제를 출범시켰다.
LG전자의 수장으로 취임한 첫 한해가 ‘시험무대’였다면 취임 2년째를 맞은 올해는 남용 부회장만의 본격적인 색깔을 낼 기회가 온 셈이다.
남용 부회장은 경북 울진이 고향으로 경동고를 거쳐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와 LG에서 첫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남 부회장은 입사와 동시에 탁월한 기획력을 바탕으로 ‘전략통’으로 평가되기 시작했다. LG전자 입사 이후 구자경 전 회장의 눈에 들어와 그룹 회장실에 근무하던 시절부터 그의 기획력과 전략가 다운 기질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특히 그의 진가는 LG텔레콤 사장 시절 여과없이 나타난다. 당시 남 부회장은 만성적자로 시장에서 퇴출 위기에 놓였던 LG텔레콤을 퇴임할 무렵이 되서는 68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흑자구도 기업으로 회복시키는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다.
위기를 기회로 만든 남 부회장, “마케팅으로 승부 본다”
남용 부회장은 ‘기술’ 위주의 전략에서 벗어나 ‘마케팅’에 초점을 두어야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다고 강조한다.
남 부회장의 글로벌 전략은 외부 인재 영입에서도 그 특징을 엿볼 수 있다.
취임 이후 꾸준히 외국인 임원 영입에 주력했던 모습과 마케팅 전문가들을 대거 영입한 것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남 부회장이 유독 마케팅을 강조하는 이유는 그의 이력을 보면 쉽게 짐작할 수 있다.
1976년 LG전자 수출과에 입사해 LG기획조정실, LG전자 멀티미디어사업 본부장, LG텔레콤 대표, LG 전략사업담당 사장을 거치며 공격적인 마케팅의 효과를 피부로 실감했던 것이다.
그의 왕성한 ‘현장경영’도 눈길을 끈다. 과거 LG텔레콤 당시 통화품질에 대한 고객 불만을 직접 확인하고자 통신 음영 지역을 찾기 위한 등산을 줄기차게 다니고, LG전자 부임 후에도 해외 출장 길에 오를 때면 일반 가정집을 방문해 현지 소비자의 요구와 불만을 직접 메모하는 모습은 여느 CEO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면모다.
이 때문인지 올해 새롭게 도입된 그룹 전용기도 실질적인 이용자는 구본무 회장이 아닌 남 부회장이 될 것이라는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도 있다.
위기때마다 빛을 발하는 그의 능력도 높이 평가되고 있다. 과거 위기의 LG텔레콤을 구한 바 있던 남 부회장은 2006년 영업이익이 반토막 나며 최대 위기에 직면했던 LG전자의 터닝포인트를 찍으며 일순간에 실적을 회복시킨 주역이기도 하다.
지난 2분기 불황 속에서도 LG전자는 디스플레이부분과 휴대폰 분야의 선전으로 최대 실적을 올렸다. 그러나 남 부회장은 “단기 성과는 시작일 뿐”이라며 맞수인 삼성전자와 올해 새로운 경쟁자가 된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과의 대결에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 이윤우 부회장 ‘기술경영’
오랫동안 삼성전자를 이끌어 온 윤종용 부회장에 이어 올해 초 바통을 이어받은 이윤우 부회장은 취임과 동시에 ‘창조 경영’을 선언하며 초일류 기업으로 나가겠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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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새롭게 삼성전자의 사령탑이 된 이윤우 부회장이 첫 해 어떤 성적표를 낼지 주목된다. | ||
이윤우 부회장 역시 남용 부회장과 마찬가지로 말단 사원으로 시작해 CEO에 오른 인물이다. 대구 출생으로 경북고와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삼성에 입사했다.
‘엔지니어 출신’이라는 점도 남 부회장과 대비되는 부분이다.
업계에서는 남용 LG전자 부회장이 ‘전략가’라면 이윤우 부회장은 친화력과 화합을 바탕으로 한 ‘덕장’이라고 표현한다.
한편 이 부회장은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이 최근 법정에서 "삼성전자에서 나오는 제품의 11개가 세계 1위이고, 1위는 정말 어렵다"며 "그런 회사를 또 만들려면 10년, 20년 갖고는 안 될 것"이라며 눈물을 내비친 속 사연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때문에 취임 첫 해를 맞은 그의 어깨는 무거울 수 밖에 없다.
이 전 회장의 회한 섞인 눈물처럼 삼성그룹의 대표 얼굴인 삼성전자의 눈부신 성장을 치열한 견제와 녹록치 않은 시장환경 속에서 계속 유지시켜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취임 첫해 ‘기술 준비 경영’ 선언한 이 부회장 '뚝심'으로 승부
맞수인 남용 부회장이 ‘마케팅’에 더 주안점을 두고 있다면 이 부회장은 엔지니어 출신답게 ‘기술’에서 해법을 찾고 있다.
이윤우 부회장은 취임일성으로 ‘기술 준비 경영’이라는 새로운 모토를 내세웠다. 앞선 안목과 미래환경에 대한 준비를 통해 기술의 주도권을 늘 선점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부회장은 1977년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으로 자리를 옮긴 후 30년 동안이나 이 분야에 잔뼈가 굵으며 반도체 사업의 눈부신 성장을 가져올 수 있었던 주역으로 꼽힌다. 그가 말하는 ‘기술 준비 경영’은 과거부터 이어져 오고 있는 셈이다.
한편 하반기로 접어든 현재 증권가에서는 하반기 실적 전망을 두고 다소 엇갈린 평가를 내놓고 있긴 하지만 삼성전자보다는 LG전자에 낙관적 전망을 내놓는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분기기준 사상 최대 매출을 올렸음에도 영업이익은 하락했다. 2분기 매출과 영업익이 동반상승하며 호조를 보였던 LG전자를 의식한다면 경계를 늦추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갈수록 경쟁사들의 공세가 만만치 않은 것을 이 부회장도 잘 알고 있다.
이 부회장은 올해가 취임 첫 해로 ‘시험무대’가 될 수도 있겠지만 맞수이자 취임 2년째를 맞은 남용 LG전자 부회장이 올해 어떻게든 승부수를 던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하반기 불꽃 튀는 대결이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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