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 직장인 A씨는 '직장 내 괴롭힘 신고' 제도 때문에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후임자 B씨가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남발해서다. 사유도 황당하다. 한번은 부서 책임자가 부하 직원에게 "밥 먹고 올게"라고 말한 것에 대해 '책임자가 특정 직원을 편애한다'고 신고했다. B씨는 직장 내 소소한 대화도 메모한다. '직장 내 괴롭힘' 건수 올리기 위해서다. A씨는 후임자에게 일거수일투족 감시당하는 기분이다. 하지만, 해결책을 몰라 고통을 감내할 뿐이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직장 내 괴롭힘 신고' 사례에 대한 글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글을 작성한 직장인 A씨는 "저를 음해하고 있다"며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남발하는 사람 때문에 힘드네요"라고 말했다.
해당 글에는 공감하는 댓글도 여럿 달렸다. '우리 회사는 재택이라 만날 일도 거의 없는데 신고 당했다' '높은 직급일수록 불리하다. 정신과 진단이라도 받아야 하나' 등 누리꾼들은 직장 내 괴롭힘 신고 제도를 둘러싼 억울함을 성토했다.

직장 내 괴롭힘 제도는 '누구나 가능한 신고'로 인해 최근 남용사례가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 ⓒ 프라임경제
아웃소싱 업계에도 이같은 직장 내 괴롭힘 신고 남용 현상은 심각한 상태다.
한 채용대행업계 관계자는 "최근 민원의 70~80%는 직장 내 괴롭힘이다. 개인 감정에 의한 감정적 신고가 대다수"라며 "이런 신고를 일삼는 이들을 '몬스터 직원'이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몬스터 직원'은 자신의 권리만 챙기려는 직원을 부르는 명칭이다. 이들의 신고 목적은 개인적인 불만과 '나'만을 보호하기 위함이다. 비슷한 의미로 '오피스 빌런'이라는 신조어도 확산 중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이들은 △부서장 교체 △실업급여 수급 △근로계약 갱신 등 목적 달성을 위해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강조하는 '신고자 보호' 가치를 방패 삼아 '거짓 신고'를 일삼는다.
2019년 9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첫 시행된 이후 관련 신고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 2월 중앙노동위원회가 발표한 '2022년 중앙노동위원회 사건 처리 현황 및 특징'에 따르면, 지난해 개별적 노동분쟁 사건 1만3528건 중에 직장 내 괴롭힘 관련 분쟁은 240건을 차지했다. 전년 대비 54.8% 증가했다.
법 시행 4년차, 관련 분쟁 건수도 증가하는 데다 남용 사례까지 확산되고 있다. 제도의 허점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신고자에게만 유리한 법안이란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해당 제도에 따르면 '누구나 가능한 신고'하고 '보호의 범위는 신고자 뿐'이다. 신고자는 보호 받을 뿐 아니라 결과에 관계 없이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
이에 반해 억울하게 신고 당한 피신고인을 위한 보호 조치는 없다는 게 관련 업계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박근숙 바른 노동법률사무소 노무사는 "실제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괴롭힘과 거리가 먼 개인적인 감정과 권리, 개인 이득을 취하기 위해 신고하는 사례도 종종 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법률상 신고자만이 보호받을 수 있는 점이 안타깝다"며 "가장 큰 문제점은 직장 내 괴롭힘이 불인정 돼 억울하게 신고당한 피신고자를 제도적으로 보호하려는 방안이 없다는 점"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