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전관 업체와의 용역 계약 절차 전면 중단'을 지시했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 '철근 누락' 후폭풍이 나날이 악화되는 모양새다. 앞서 이한준 LH 사장이 조직 혁신을 강조하면서 '전체 임원 사직서'라는 극단의 결정을 감행했지만, 이조차도 '사직쇼'라는 비판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서다.
LH가 지난 11일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지하주차장에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공공 아파트 단지 5곳의 자체 누락을 확인, 공식 사죄한 바 있다. 나아가 상임이사 전원 사직을 받고 같은 날 4명을 전격 사직 처리했다.
당시 이한준 사장은 "LH를 근본적으로 혁신하고자 하는 의지 표현으로 전체 임원 사직서를 받았다"라며 "새 인사를 통해 LH를 변화시킬 것이며, 제 거취도 국토교통부 장관을 포함한 정부 뜻에 다를 것"이라며 의지를 표명하기도 했다.
문제는 사직 처리된 임원 4명이 이미 임기가 이미 완료됐거나, 만료를 불과 한 달 가량 앞뒀다는 점이다.
업계에 따르면, 임원 4명 가운데 실제 국민주거복지본부장과 국토도시개발본부장 임기는 이미 지난달 마무리됐다. 부사장과 공정경영혁신위원장의 임기 역시 내달 말 끝난다. '사직 카드'를 사태 해결을 위한 응급책으로 이용한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는 이유다.
뿐만 아니라 LH '철근 누락' 아파트 단지 설계·감리에 참여한 전관 업체들이 3년간 무려 2335억원에 달하는 수의계약을 맺으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증폭되고 있다.
실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정하(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지하주차장이 붕괴된 인천 검단 안단테 아파트를 포함한 16개 단지 설계·감리에 참여한 전관 업체(18개)가 2020년 6월~2023년 6월까지 경쟁 방식이 아닌 수의계약으로 LH 용역(77건)을 확보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앞서 2021년 LH 임직원 투기 논란 당시에도 '쇄신'을 내세우면서 상임이사를 교체(4명) 했으나, 이조차도 2명의 임기가 보름도 남지 않아 비난 대상에 올랐다"라며 "이번 역시 크게 다르지 않은 만큼 부정 여론은 거세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임원에서 물러나더라도 부실시공 원인으로 지목되는 '전관 특혜'를 통해 주머니를 부풀리고 있다는 점에서 비난의 목소리는 확산될 것"이라고 첨언했다.
이런 탓일까. 원희룡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 장관은 15일 해외 출장 중 LH에 대해 전관 업체와의 용역 계약 절차 중단'을 지시, '전관 특혜' 뿌리 뽑기 등 쇄신에 돌입했다.
원 장관은 "국민 비판을 받는 가운데 아무 개선 없이 관행대로 용역 관련 절차를 진행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라며 "전관 근무 업체와의 용역 계약을 중단하고 국토부는 이권 카르텔 혁파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라"라고 촉구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국토부는 물론 윤 대통령이 제78주년 광복절 경축식을 통해 '이권 카르텔'을 언급, 공정과 법치 확립을 선언했다"라며 "특히 부실 공사로 국민 안전을 위협하는 건설 카르텔 혁파를 다짐한 만큼 LH 사태는 주목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다만 과거에도 전관 업체 관련 특혜 의혹이 끊이지 않았지만, 여전히 문제 해결은 불가했다"라며 "이번 원 장관 지시가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지켜봐야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국토부는 LH 전관 관련 다양한 의견을 취합한 뒤 10월 중 이를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