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국내 실손의료보험 계약건수 1위 손해보험사 현대해상(001450)의 낯빛이 어둡다. 금융감독원이 실손보험 손해율 가정을 최소 15년으로 잡아야한다는 보수적 가이드라인을 내놓은 데 이어 회계처리 방식도 전진법이 원칙이라는 의견을 고수했다. 다만 올해는 소급법 적용을 허용했다.
1분기 실적 발표후 실적 부풀리기라는 여론이 확산되자 금감원은 IFRS17 가이드라인을 내놨다. 실손보험 관련 계리적 가정과 무·저해지 보험 해약률 부분이 핵심이다.
이중 실손보험 관련 계리적 가정은 높은 손해율로 만년 적자로 운영하고 있는 손해보험사들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금감원은 실손보험 손해율은 15년 주기로 산정하라는 가이드라인을 내놨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다수 손보사들은 실손보험의 장래 현금흐름을 예측할 때 5~10년 내 회복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가정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해상도 비슷한 가정을 뒀는데, 금감원은 이러한 가정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가장 합리적인 판단은 과거 15년간 실손 손실 발생하고 있는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것"이라며 "5년 내 손해율이 떨어진다는 가정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꼬집었다.
금감원의 가이드라인은 특히 현대해상에 불리하게 작용한다. 현대해상의 실손계약건수가 업계에서 가장 많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보험료수익은 상대적으로 낮다. 변경된 회계제도 영향을 직격으로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현대해상의 실손보험 사업구조가 실적 발목을 잡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2년 실손보험 사업실적(잠정)에 따르면 현대해상의 실손보험 보유계약건수는 616만건이다. 전체 실손보험 계약 중 17.3% 수준이다. 보험료수익은 1조6887억원이다.
같은 기준 삼성화재의 보유계약건수는 414만건, 보험료수익은 1조7731억원으로 △DB손해보험 413만건, 1조7512억원 △메리츠화재 441만건, 1조6397억원 △KB손해보험 413만건, 1조4853억원이다. 100만건 이상의 보유계약건수 차이를 보임에도 현대해상의 보험료수익은 저조하다.
이같은 수익구조의 원인은 타사 대비 낮은 현대해상의 실손보험 보험료와 상대적으로 보험료가 저렴한 어린이 가입비율이 높은 탓이다.
현대해상의 4세대 실손보험(기본형+특약) 월보험료는 40대 여성 기준 1만4206원이다. 삼성화재의 40대 여성 기준 실손보험료는 1만8567원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발생한 현대해상의 발생손해액은 2조937억원, 위험손해율은 137.5%다. 업계 최고 수준이다.

현대해상의 실손보험 보험료수익이 타사 대비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 연합뉴스
현대해상 관계자는 "타사 대비 실손보험료 자체가 낮은 편"이라며 "갱신 기간이 도래할 때마다 손해보는 만큼 보험료를 인상해야 하지만, 당국에서 갱신 폭 자체를 규제하고 있다 보니 이를 메꾸는 것이 어렵다"라고 말했다. 실손보험료 인상은 소비자 물가 인상과 직결된 만큼 갱신 최대 폭만큼 올리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아울러 지난달 27일 금감원이 가이드라인 적용방식으로 소급법이 아닌 전진법을 적용하면서 시장 우려는 더욱 확산되고 있다.
전진법은 회계상 변경 효과를 당해년도 및 그 이후 기간의 손익으로 전액 인식한다. 소급법은 회계상 변경 효과를 과거 재무제표에 반영해 당기에 미치는 영향을 축소하는 방식이다. 보험사별 차이는 있지만, 대다수 손보사의 경우 전진법이 적용되면 1분기보다 실적이 더 크게 떨어진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금융당국이 전진법을 채택하면서 대다수 손보사들의 실적이 크게 변동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변경된 회계제도에 따라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CSM을 가정한 손보사의 경우 건전성이 악화될 우려가 크다. 추가적인 자본 확충을 통해 충분한 지급여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