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재계에 전문 CEO 체제가 보편화되면서 CEO의 경영능력은 오너와 주주들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정해진 임기 안에 얼마만큼의 성과와 비전을 만들어내느냐에 따라 연임여부도 판가름 나기 마련이다. 특히 IT업계의 경우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시장환경 속에서 CEO들의 능력은 더욱 부각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그 안에 맞수들의 대결도 흥미진진하다. 본지는 <IT업계의 맞수 CEO 시리즈> 첫 번째 순서로 초고속인터넷 업계를 이끄는 두 맞수를 조명해봤다.
초고속인터넷 시장은 KT가 막강한 점유율을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하나로텔레콤과 LG파워콤이 그 뒤를 이어가고 있는 형국이다.
때문에 하나로텔의 조신 사장과, 파워콤의 이정식 사장은 경쟁선상에서 서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여기에 통신업계 결합상품 시장의 도래와 고객정보유출에 따른 징계 등 갖가지 변수들까지 겹치면서 서로를 잔뜩 경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조신 사장…‘잃어버린 40일’ 되찾기 '안간힘'
◆ 이정식 파워콤 사장…방통위 칼끝에 ‘좌불안석’
통신사 CEO들이 대부분 서울대 동문인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는 사실. 조신 사장이 이정식 사장보다 나이는 한 살 많지만 둘은 나란히 경제학을 전공한 77학번 동기다.
두 CEO는 정일재 LG텔레콤 사장과 함께 대학 때부터 막역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최근까지도 종종 자리를 마련하며 관계를 유지해나가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처럼 표면상으로는 동기동문답게 돈독한 관계처럼 보이지만 경쟁사 CEO라는 본연의 자리로 돌아가서는 한치의 양보도 없는 기싸움이 전개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두 맞수의 본격적인 대결은 아직 시작되지도 않은 상황이다. 조 사장이 올해 4월 하나로텔레콤 사장으로 취임했고, 정보유출 파문 등으로 두 CEO의 대결도 하반기로 미뤄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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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신 하나로텔레콤 사장 | ||
조신 사장은 지난 2000년 SK텔레콤 정책개발실을 시작으로 통신업계에 발을 디뎠다.
SKT에서 능력을 인정받아 갖가지 요직을 두루 거치던 중 2007년에는 SK커뮤니케이션즈 공동대표를 맡았고,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한 SKT는 조 사장을 신임 사장으로 배치시켰다.
그러나 ‘정보유출 파문’이라는 뜻하지 않았던 업보 속에 4월, 취임 이후 4개월동안 ‘기’한번 제대로 못 써본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지난 11일을 기점으로 신규가입자 모집과 관련된 영업정지 조치가 풀리면서 조 사장은 하반기 ‘배수진’을 노리고 있다.
실제로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감행, 분위기 쇄신에 나서는 한편 CI변경과 본사 이전 움직임 등 자신의 업보이자 지난 ‘허물’을 벗기 위해 안간힘을 벌이고 있다.
조 사장은 영업재개를 목전에 둔 지난 7일, 기자간담회를 자처하며 그동안의 소회와 자신의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이날 “사장 취임 직후에 터진 개인정보 유출 건으로 암초를 만난 느낌이었다”며 운을 뗀 조 사장은 “이번 일을 계기로 남의 탓을 하는 경영이 아니라 내 탓을 하는 경영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혀 눈길을 모았다.
그러면서 “개인정보 문제가 처음 터졌을 때에는 위기관리를 대응해볼 수 있는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생각했지만, 현실은 쉽지 않았다”며 마음 속 깊은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좌우명에 대한 질문에 조 사장은 “'진심편'에 '궁즉독선기신(窮則獨善其身)하고 달즉겸선천하(達則兼善天下)한다’는 문구가 잊혀지지 않는다. 어려울 땐 혼자서 선을 닦아라. 즉 마음을 정비해라. 그리고 천하를 위해 이로운 일을 해라. 자기를 돌아보고 스스로를 닦아라 이런 얘기다”고 말해 눈길을 모았다.
그렇다면 조 사장의 하반기 스퍼트는 가능할까?
일단 증권사들은 대체로 어두운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반전의 기회도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아직 SKT와의 자회사 처리에 관한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하반기에는 상반기 악화된 실적 만회를 위한 마케팅 비용 소요가 클 것으로 전망되는 점도 부정적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면 업계 한 관계자는 “하나로텔레콤이 하반기 만회할 수 있는 여건이 충분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SKT를 통한 유통망 확충 등 새로운 호재도 존재하기 때문에 반전을 노릴 만하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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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식 LG파워콤 사장 | ||
한편 조 사장의 동기동문이자 이제는 업계 맞수가 되어버린 이정식 LG파워콤 사장은 경제관료 출신으로 LG그룹 구조조정본부에 몸을 담으며 LG와 인연을 맺었다.
2006년 파워콤 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매년 두 자릿수의 매출 성장을 이끌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매출액 1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아직까지는 KT와 하나로텔에 이어 업계 3위에 머무르고 있지만, 초고속 인터넷 누적 가입자 200만 돌파를 목전에 두며, 2위 사업자인 하나로텔레콤과의 격차를 계속 줄여나가겠다는 각오다.
취임 2돌째를 맞은 이 사장은 ‘소통 경영’을 중시하며 그 성과도 톡톡히 보고 있다.
특히 이 사장은 최근 사내 인트라넷 블로그를 마련해 시간이 날 때마다 직접 사원들과도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고, 격려와 조언을 해주는 등 조직 내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 사장이 강조하는 ‘소통’은 올해 신입사원 면접을 통해서도 그대로 반영되어 ‘사원이 면접관’으로 나서고 ‘캐주얼 면접 제도’를 도입하는 등 ‘소통’을 위해 기존의 틀을 깨는 과감한 시도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 같은 노력이 성과로 이어진 것인지 LG파워콤은 지난 2분기 실적에서 매출 3,154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7%나 성장하는 결과를 이끌어냈고 영업이익도 2,921억원으로 전년 동기 2593억원 대비 13% 늘었다. 당기순이익도 109억원으로 전년 동기 86억원에 비해 27% 증가했다.
이는 정보유출 여파로 업계 전체가 자유롭지 못한 영업환경 속에 이뤄낸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클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 같은 호조 속에서도 이정식 사장은 초조한 상황이다.
하나로텔이 먼저 매를 맞았지만 고객 정보 유용에 대한 추가조사를 받은 파워콤도 징계 조치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LG파워콤에 대한 고객 정보 유용과 관련한 조사를 마친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달 내 징계 수위를 결정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LG파워콤 역시 영업정지가 불가피해 보인다는 전망을 잇따라 내놓고 있고, 실제로 개인정보를 텔레마케팅에 유용한 정황이 포착됐다는 정보도 흘러나온 바 있다.
문제는 영업정지 등 방통위의 중징계도 우려되는 부분이지만 시민단체 등 소비자들의 집단 손해배상 소송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도 농후하다는 데 있다.
우려가 현실화 될 경우 이정식 사장 체제 이후 꾸준히 이어온 상승세가 일순간에 꺾일 수도 있는 것. 업계 3위라는 핸디캡과 결합시장 도래로 더욱 치열해진 시장환경 속에 커다란 고민거리가 아닐 수 없다.
조신 하나로텔레콤 사장과 이정식 LG파워콤 사장 두 맞수의 대결구도에 갖가지 변수들이 얽히면서 하반기 두 CEO의 희비가 어떻게 엇갈리지 주목된다.
시리즈 다음 순서는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 vs 남용 LG전자 부회장> 이 연재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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