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삼성전자가 실적 악화로 위기에 빠졌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반도체 시장 불황이 장기화된 탓이다. 여기 더해 SK하이닉스 등 경쟁사들의 매서운 추격으로 초격차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는 부사장급 인사를 단행하고,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신사업 경쟁력 강화를 통해 위기 극복에 나섰다.
삼성전자(005930)가 올해 1분기 14년 만에 처음으로 LG전자(066570)에 영업이익이 뒤처진 데 이어 2분기에도 실적 부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 부진으로 전체 실적이 축소되는 반면, LG전자는 가전과 전장 사업의 호조로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메모리 침체 여파에 2분기도 적자 전망
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각각 2693억원, 9636억원이다. 삼성전자는 전년 동기 대비 98.09% 감소하나, LG전자 21.6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올 1분기 LG전자는 생활가전과 미래 먹거리로 육성 중인 전장사업을 비롯해 전체 사업부가 흑자를 내면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을 추월했다.
LG전자는 1분기 영업이익 1조4974억원을 기록하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을 뛰어넘었다. LG전자가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을 추월한 건 2009년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업황 악화로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95.5% 급감하며 '어닝 쇼크'(실적 충격)를 기록했다. 반도체 부문에서만 4조5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냈다.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1분기 매출 63조7454억원, 영업이익이 640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8.1%, 영업이익은 95.5% 줄었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대 이하로 하락한 것은 2009년 1분기(5900억원) 이후 14년 만에 처음이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 악화로 통상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60∼70%를 차지하는 반도체 부문이 사상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1분기 DS부문 적자는 4조5800억원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2분기에도 DS 부문 적자가 3~4조원대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반도체 불황에 더해 '갤럭시 S23' 출시 효과도 2분기 들어서는 줄어들면서 모바일경험(MX) 부문도 이익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하반기부터 반도체 업황 개선과 감산 효과로 삼성전자 실적도 회복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3분기부터 메모리 재고 하락 본격화가 예상된다"며 "감산 효과가 본격화하고, 출하(수요)는 이미 저점을 지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가격 반등을 모색할 수 있는 구간으로 진입한다는 의미이고, 재고자산평가손실도 빠르게 축소될 것이랑 점에서 실적 개선 속도가 업황 회복 속도를 상회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도체 부사장급 물갈이로 분위기 쇄신
최근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부의 대대적 인사, 조직 개편을 통해 불황 속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대규모 적자로 인해 경영진 인적 쇄신과 보직 교체가 필요하다고 본 것으로 분석된다.
반도체 사업의 핵심 축인 D램(메모리)과 파운드리(위탁 생산) 기술 개발 수장을 전격 교체했다.
DS부문은 황상준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 부사장을 신임 D램 개발실장으로 임명했다. D램 개발실 산하 설계팀장은 오태영 부사장, 선행개발팀장은 유창식 부사장이 각각 맡는다.
또 정기태 파운드리사업부 기술개발실장(부사장)이 파운드리사업부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자리를 옮긴다. 새 기술개발실장에는 기술개발실의 구자흠 부사장이 낙점됐다.
정 부사장은 내년 예정된 3나노 2세대 공정의 안정적인 양산과 함께 2025년을 목표로 개발하는 2나노 공정 기술력을 조기 확보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삼성전자는 가전과 모바일 등을 담당하는 DX부문에선 네트워크사업부 산하에 선행개발팀을 신설했다. 선행개발팀은 2~3년 뒤 네트워크의 주요 선행기술을 확보하는 전담 조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