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카드사들이 수익성 악화에 직면하자 무이자할부 혜택을 줄이고 있다. 고금리 기조 장기화로 불확실성이 증대되면서 자금조달 비용에 부담을 느낀 탓이다. 그간 고객 유치를 위해 무이자혜택을 유지해왔던 분야에도 손을 대면서 소비자 혜택이 점차 사라지는 추세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업카드사 8곳(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비씨·우리·하나카드) 중 대부분이 △자동차보험 △병원비 △세금(국세·지방세) 납부 시 지원하던 무이자혜택 규모를 축소, 중단하고 있다.
금융권 전반적으로 연체율이 올라가면서 카드사들이 건전성 관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 1분기 전업카드사 중 현대카드를 제외한 나머지 카드사 모두 연체율이 1%를 넘어서면서 자산건전성이 악화하고 있다.

카드사들이 수익성 악화에 직면하자 무이자할부 혜택을 줄이고 있다. ⓒ 연합뉴스
이에 카드사들은 자동차보험 무이자할부 기간에 칼을 댔다. 최대 10개월 이상 제공하던 무이자 할부 기간을 최대 3개월까지 줄이면서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있다. 업계 1위 신한카드는 최대 무이자할부 기간을 3개월로 재조정했다. 가장 길게 무이자할부 지원하는 곳은 우리카드로 최대 6개월까지 가능하다. 나머지 카드사들은 2~3개월 수준이다.
병원비 무이자할부도 비슷한 수준이다. 기존 6개월 이상 가능했던 일반병원의 무이자할부 기간은 2~3개월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병원비 무이자할부 역시 우리카드가 일반병원 5개월, 종합병원 6개월로 가장 길게 보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지방세 납부 시에도 기존처럼 무이자할부 혜택을 받기가 쉽지 않다. 지난해만 해도 카드로 세금을 내면 최장 7개월 무이자할부 혜택을 받을 수 있었는데, 현재는 3개월까지 가능하다. 이중 신한·삼성·KB국민카드는 무이자할부 혜택을 중단했다. 현재 완전 무이자할부를 제공하는 카드사는 현대·비씨·우리카드 세 곳이다.
업계는 카드사가 무이자할부 혜택을 줄이는 가장 큰 원인으로 △금리 인상 △자금 조달의 어려움 △낮아진 가맹점 수수료율을 꼽는다.

카드채(AA+) 3년물 금리가 4%대를 유지하고 있다. ⓒ 연합뉴스
특히 카드채(AA+) 3년물 금리가 4%대로 높은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면서 카드사에 부담을 더하고 있다. 자금을 조달하는 비용에 비해 주 수익원인 신용판매와 낮은 가맹수수료율로 인해 적격비용을 하회하는 역마진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
아울러 연체율 상승으로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도 커지고 있어 당분간 무이자할부 혜택은 계속 축소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카드사별 올해 1분기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전년 동기 대비 △하나카드 1047억(161.8%↑) △삼성카드 1896억원(84.1%↑) △우리카드 1030억원(68.2%↑) △KB국민카드 1782억원(60.3%↑)으로 집계돼 비용 부담이 늘어나는 상황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 전체적으로 연체율이 올라가고 있어 건전성 관리에 대한 금융당국의 요구가 강화되고 있다"며 "지난해 4분기부터 수익악화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당분간 이러한 기조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많은 카드사들이 완전 무이자할부가 아닌 부분 무이자할부에 더 주력하고 있다"며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알짜 카드 출시나 무이자할부 등의 혜택은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