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1990년대 말 국내 PC방 문화 정착과 함께 MMORPG 장르의 서막을 올린 게임이 등장했다. '리니지(Lineage)'다. 출시하자마자 표절 문제에도 불구하고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온라인 게임의 대중화를 열었다. 한국 온라인 게임의 틀을 만들었다는 의미에서 리니지를 언급하지 않고서는 국내 게임역사를 설명하기 어렵다. 이유는 뭘까.
리니지의 특성은 '혈맹'이다. 다른 이용자들과 힘을 합쳐 적을 물리치는 길드 시스템을 처음 선보였다. 이 시스템은 현재 모든 MMORPG의 핵심 콘셉트다. 한국 온라인 RPG는 리니지의 영향을 받았다고 봐도 무방하다는 평가다.
린저씨(리니지를 즐기는 이용자들)들에게 길드원이란. 단순한 팀원이 아니다. 게임뿐만 아니라 사회에서도 팀플레이 하듯 힘을 합치고 각자의 역할에 최선을 다한다. 그렇게 원하는 결과물을 얻으면서 더욱 돈독해지고 단단한 관계로 다져진다.
이처럼 리지니는 단순 재미를 추구하는 게임을 넘어 하나의 커뮤니티이자 작은 사회를 만들었다. 이런 리니지를 선보인 게임사는 '엔씨소프트(NCSOFT)'다.
◆'온라인 게임 세상' 탄생, RPG 명가의 질주
엔씨소프트는 1997년 설립됐다. 김택진 대표가 앞서 현대전자에서 일하던 동료 16명과 함께 자본금 1억원으로 탄생시켰다. 리니지는 이듬해인 1998년 출시됐다. 시기적으로 1년인데, 정확히 말하면 리니지를 개발하고 있던 외부의 팀을 인수했다는 얘기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가 큰 인기를 끌 수 있었던 이유로 '자유로운 유저 간 대결(PvP)'을 꼽는다. 여기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은 당시 리니지를 개발했던 송재경 전 넥슨 공동창업자이자 전 엔씨소프트 부사장(현 엑스엘 게임즈 대표)이다. 넥슨의 바람의나라 개발에도 참여했던 송재경 대표는 PvP에 제약이 많았던 바람의나라와는 달리 PvP에 제약이 없는 게임을 개발하기를 원했고, 이때 손을 잡은게 엔씨소프트다.
송재경 대표의 바람대로 리니지 유저들은 현실에서의 인간 욕망이 그대로 반영된 자유로운 PvP에 열광했다. 승리한 이가 모든 것을, 패배한 유저는 경험치까지 잃는다. 대리만족이 클 수밖에 없다. 이에 유저들은 더욱 강해지길 원했다. 강하고 좋은 아이템을 얻기 위해 현금 거래까지 감행하게 된다.
흥행한 만큼 리니지는 적지 않은 논란도 야기시켰다. △현질 △현피 △게임 폐인 등도 리니지가 만든 현상이다. 이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엔씨소프트는 리니지의 성공 이후 질주했다. 리니지 후속작으로 2003년 출시한 리니지2는 그해 대한민국 게임대상을 수상했고, 이후 일본·유럽 등 해외로 진출해 한국게임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렸다.
또 2008년에는 새로운 RPG 아이온을 선보였는데, 이 게임은 160주 연속 PC방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엔씨소프트는 다시 한 번 게임업계에 RPG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나아가 2012년에는 RPG 블레이드 앤 소울을 공개하며, RPG 명가로서의 자존심을 지켜나갔다.
◆'주가 급락' 위기에 빠지다
2017년 출시한 리니지M부터 상식 밖의 BM(비지니스 모델)으로 비판을 받아오던 엔씨소프트가 '주가 급락' 위기에 빠져버렸다.
리니지 스타일의 BM이 가진 고액의 과금 유도가 국내 게임시장 위주로 편중된 것도 문제였지만, 엔씨소프트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 사이에서 쌓였던 불만들이 터져 나오면서다. 중심에는 리니지M을 뒤흔든 사건 '리니지M 문양 시스템 롤백'이 있다.
리니지M 문양 시스템 롤백 사건은 리니지M의 문양 시스템의 과금을 낮추도록 구조를 개편했지만, 최상위 유저(고과금 유저)들이 반발하자 2021년 2월1일 시스템을 롤백한 후, 이 개편된 문양 시스템에 과금했던 유저들에게 현금 환불을 거부하고 인게임 재화인 다이아로 돌려주는 등 부적절한 대처를 연속으로 해 몇 개월에 걸쳐 파문이 지속된 사건이다.
이외에도 엔씨는 신작 트릭스터M 및 블레이드앤소울2의 혹평 등 잇따른 악재를 맞으며 주가 급락을 피하지 못했다. 2021년 8월25일 83만원이었던 블레이드 & 소울 출시 하루만에 종가 65만9000원까지 하락했다. 그 이후로도 하락세는 계속 이어지며 10월12일 55만8000원까지 폭락했다. 이 사건은 신작을 냈는데 주가가 대폭락한 전례 없는 사건으로 기록됐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W를 출시하며 "확률형 아이템 요소를 축소해 기존과 다른 BM 구조로 접근하겠다"고 자신했지만, 실상 유저들 사이 기존 리니지 시리즈와 다를 바 없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이 사건과 비롯한 국내 게임업계 연쇄파동은 확률형 아이템 규제법안 입법화의 추진 계기가 됐다.
아이템 확률 공개는 논란 이후 시점인 2021년 하반기부터 자율규제 원칙하에 이행하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경우도 인게임과 홈페이지 내에서 확률을 공개하고 있다. 다만 등급별 아이템 종합 확률은 명시되지 않은 게임도 있다. 이를 파악하려면 유저들이 개별 아이템 확률을 일일히 더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또한 합성 아이템 확률의 경우엔 모두 인게임 내에서만 확인할 수 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현재 자율규제 원칙보다 선제적으로 각 캐릭터 확률을 소수점까지 모두 공개하고 있다"며 "올해 출시 예정인 TL(쓰론 앤 리버티) 등 신작에서는 글로벌 보편성에 맞춘 BM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