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이 22일간 미국 장기 출장에서 '마라톤 회동'으로 '뉴 삼성'의 기반을 닦았다. 이 회장은 미국 동부의 바이오 클러스터와 서부 실리콘밸리를 종횡무진하며 각계 경영진들을 잇따라 만나 미래 먹거리 전략을 구체화했다.

왼쪽부터 칸 부디라지(Karn Budhiraj) 테슬라 부사장, 앤드류 바글리노(Andrew Baglino) 테슬라 CTO,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사장,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 한진만 삼성전자 DSA 부사장. ⓒ 삼성전자
◆22일간 글로벌 CEO 20여명 만나
18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달 20일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 경제사절단에 포함된 것을 계기로 미국을 찾았다. 그는 한미 비즈니스라운드 테이블, 미 국무 장관 주최 국빈오찬 등 공식 일정을 소화했다.
이 회장은 공식 일정이 끝난 후에도 미국에 남았다. 빅테크 기업인 구글·마이크로소프트(MS)의 최고경영자(CEO)는 물론 바이오·정보통신기술(ICT)·인공지능(AI) 등을 주도하는 글로벌 CEO 20여명을 만났다.
이번 출장 기간은 총 22일로 지난해 10월 회장 취임 후 역대 최장 기간 출장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021년 11월 미국 플래그십 파이어니어링 본사를 찾아 누바 아페얀(Noubar Afeyan) 모더나 공동 설립자 겸 이사회 의장과 만난 모습. ⓒ 삼성전자
이 회장은 바이오 업계 글로벌 CEO들과 연쇄 회동을 가짐으로써 바이오 사업을 '제2의 반도체'로 육성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
그는 △호아킨 두아토 J&J CEO △지오반니 카포리오BMS CEO △누바 아페얀 플래그십 파이어니어링 CEO △크리스토퍼 비에바허 바이오젠 CEO △케빈 알리 오가논 CEO와 각각 만나 바이오 사업 경쟁력 강화와 신사업 발굴을 위한 상호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회장의 폭넓은 글로벌 네트워크는 삼성 바이오 사업이 빅파마들과의 협업을 확대하며 미래성장동력을 창출하는 '지렛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회장은 북미 판매법인 직원들을 만나 글로벌 공급망 현황을 점검했다. 그는 "출발점은 중요하지 않다. 과감하고 끈기있는 도전이 패를 가른다"며 "반도체 성공 DNA를 바이오 신화로 이어가자"라고 당부했다.
이 회장은 출장 기간 매일 한명 이상의 CEO를 만나는 강행군 속에서도 AI 분야 전문가들과의 교류에도 상당 시간을 할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일식집에서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를 만나 AI 반도체 관련 시너지 창출 방안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협업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는 세계 1위 반도체 팹리스 기업으로, 삼성전자의 최대 고객사 중 한 곳이다.
◆머스크와 '첫 회동'…삼성-테슬라 반도체협력 강화
특히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의 첫 별도 회동을 통해 삼성과 테슬라의 협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회장은 지난 10일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삼성전자 북미 반도체연구소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만났다. 이 회장이 머스크 CEO와 별도 미팅을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자리에는 △경계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사장)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 △한진만 삼성전자 미주총괄(DSA) 부사장 등이 함께 했다.
삼성과 테슬라는 완전자율주행 반도체 공동 개발을 비롯해 차세대 정보통신(IT) 기술 개발을 위한 교류를 활발히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자율주행 카메라 및 소프트웨어(SW) 개발 기업 '모빌아이'의 고성능 반도체 위탁 생산 주문을 따내는 등 전장 반도체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이 회장이 머스크 CEO를 만나면서 삼성전자 전장용 시스템반도체 영토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