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은 HD현대중공업 소속 직원들의 관련 사건 판결문을 제3자가 열람할 수 없도록 막혔다. 이 때문에 방위사업청(이하 방사청)을 비롯한 관계 당국이 HD현대중공업에 부정당 제재나 계약취소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없게 되면서 업체 선정에 대한 공정성 논란이 불거졌다.
앞서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소속 직원 9명은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11월 울산지방법원(1심)으로부터 전원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다. 이 중 8명은 항소를 포기했고, 1명은 항소 절차를 진행 중이다.
재판부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은 특수침투정 개념 설계도를 비롯해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개념 설계를 위한 1차 설계 검토 자료 △장보고3·배치2 등 개념설계 중간 추진현황 △KSS-1 잠수함 성능개량 사업 기본 전략 등의 군사기밀 자료를 불법 촬영했다. 이후 회사 내부망에 올려 직원들이 열람할 수 있도록 해 군사기밀을 누설했다고 판단했다.

HD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 도크 모습. ⓒ HD현대중공업
이에 HD현대중공업은 지난해 11월부터 2025년 11월까지 3년간 무기체계 제안서 평가에서 1.8점을 감점 받게 됐다.
다만,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이 2020년 2월 검찰에 송치되는 과정에서, 같은 해 8월 HD현대중공업은 총 7조원 규모에 달하는 KDDX 사업 기본설계를 수주했다.
이에 대우조선해양은 방사청의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고, 법원에 우선협상대상자 지위확인 가처분 신청을 진행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자사가 수행한 2013년 개념설계자료를 HD현대중공업이 불법적으로 훔쳐 사업을 따냈다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법원은 HD현대중공업이 불법으로 취득한 자료를 KDDX 기본설계 입찰에 활용했는지 여부가 확실치 않다며 기각했다. 뿐만 아니라 방사청 역시 법원과 마찬가지로 HD현대중공업이 훔친 기밀을 본 사업을 수주하는데 활용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무엇보다 방사청은 HD현대중공업의 계약취소 등을 고려하기 위해 피고인들의 유죄 여부와는 별도로 판결문 확인을 통한 명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함에도 다소 소극적인 행동을 취하면서 빈축을 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HD현대중공업이 판결문을 제3자가 열람할 수 없도록 막은 탓에 도난된 기밀이 KDDX 기본설계 입찰에 활용됐는지에 대한 연관성을 입증할 수 없게 됐는데, 방사청은 딱히 후속검토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미 HD현대중공업이 불공정행위 이력 감점이라는 불이익 조치를 받은 상황에서, 부정당 제재나 계약취소라는 조치를 추가로 받게 되는 상황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라고 진단했다.
방사청은 "해당 판결문을 울산지법에 요청했지만 판결 당사자의 공개제한 신청에 따라 판결문 제공이 불가하다는 회신을 받았다"며 "만약 판결문을 확보하게 돼서 KDDX 사업과 HD현대중공업의 연관성이 확인된다면, 법과 규정에 따라 조치하면 된다"라고 설명했다.
또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개념설계도 촬영본을 실제 KDDX 사업 제안서에 활용하지 않았다는 것은 이미 방사청에서도 인정한 부분이다"라며 "특히 판결문 열람 제한은 회사가 진행한 것이 아니라 개인이 신청한 것이다"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