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숨가쁘게 변모하며 이전투구 양상을 보이는 국내 이동통신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에 직면했다. 통신사간 과도한 마케팅 경쟁은 올해 2분기를 마무리한 시점에서 ‘수익성 악화’라는 우울한 성적표만 초래했다. 그리고 경쟁을 넘어서 이제는 ‘사투’까지 벌이는 이동통신 시장 속에는 갖가지 전술을 진두지휘하는 3인의 장수가 있다. 본지는 ‘이동통신사 CEO 3인3색’ 시리즈 두 번째 순서로 조영주 KTF 사장의 면모와 남모를 고민을 들여다봤다.
이동통신업계의 ‘스타CEO'를 찾는다면 단연 조영주 KTF 사장이 거론되곤 한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KTF의 새 브랜드 ‘SHOW’를 통해 3세대 시장의 돌풍을 주도했고, 기존의 CEO 이미지를 탈피하며 임직원들은 물론 대중들에게도 호감으로 다가오는 인물이기도 하다.
조 사장의 이 같은 행보는 KTF 구성원들 사이에 팽배해 있던 ‘만년 2위’라는 의식을 깨뜨리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기도 했다.
![]() |
||
| 3G 시장을 주도하며 '스타CEO'반열에 오른 조영주 사장은 최근 '영업이익 적자 구도 탈출'과 '3G 주도권 사수'라는 딜레마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 | ||
그의 이력도 눈길을 끈다. 서울대 공대 출신으로 업계 맞수이자 선배인 김신배 SKT 사장과 동문이기도 한 그는 대학 졸업 후 기술고시에 합격해 체신부에 입사했다.
그러던 중 1982년 한국통신에 입사하며 본격적인 통신인생'이 시작되고, 2000년 IMT 사업기획단장으로 지금의 KT 남중수 사장(당시 IMT 사업추진본부장)을 도와 IMT-2000 사업권을 따내는 데 일조한 바 있다. 이후 KT아이컴 사장으로 취임했고, 이 같은 경험이 지금의 WCDMA사업을 주도하며 맹활약하는데 도움이 됐을 것이라는 전언이다.
감성경영으로 '스타 CEO'반열
그의 명함에는 CEO(최고경영자)라는 문구가 없다. 대신에 CSO(Chief Servant Officerㆍ 고객섬김 경영인)라고 밝히며 훌륭한 기업이 아닌 위대한 기업이 되려면 고객만족을 넘어 고객감동부터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임직원들 ‘氣 살리기’에도 늘 애쓴다. 직원 만족 없이는 고객 만족도 없다는 것이 그의 지론.
내부 조직간, 구성원 간 보이지 않는 벽을 해소하기 위한 현장경영에도 적극적이며, 회사 내에서 ‘조배려’로 불리울 만큼 견해가 다른 사람의 의견도 배려하고 포용하는 그의 인간적 스타일이 임직원들에게도 호감으로 작용하고 있다.
3세대 브랜드 ‘SHOW'를 부상시킨 그가 실제로도 ’쇼‘에 능하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
지난해 11월, 재즈공연 '윤희정&프렌즈' 무대를 통해 ‘재즈가수’로 깜짝 데뷔하며 수준급의 실력을 선보였던 그의 모습은 당시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조영주 사장은 재즈가수 실력을 뽐내기 전에도 임직원들 앞에서 가발을 쓴 채 오케스트라 지휘자로 나섰던 바 있을 정도로 임직원들의 기를 살리기 위해서라면 CEO로서는 다소 민망할 수도 있는 ‘쇼’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런 그도 업무 추진에 있어서는 강한 면모를 지니며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온다. 부드러워 보이지만 결정적인 순간에서는 뚝심 있는 리더십을 발휘한다는 평가다. “SKT만은 잡아야한다”며 야심차게 선보였던 ‘SHOW'가 기어이 SKT를 제치고 3G시장 1위를 선점한 사실도 그의 뚝심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이에 올해 연임에도 성공하며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3세대 서비스 ‘SHOW'로 고공비행을 했던 조영주 사장도 올해만큼은 표정이 썩 밝지 않다.
KTF가 지난 25일, 발표한 2분기 실적발표에 따르면 매출은 상승했지만 영업손실 규모가 139억원에 이르며 9년만에 적자 전환이라는 우울한 성적표를 나타냈다.
경쟁사인 LGT가 2분기 영업이익 상승으로 호조를 보였고, SKT가 ‘영업이익 감소’에 그치며 피해를 최소화한 것을 고려하면 KTF의 영업손실에 따른 적자 전환은 심각한 위기의 시발점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조영주 사장도 이 같은 위기감을 감지했는지, 3분기부터 마케팅 비용 축소를 강조하고 나섰다.
9년만의 적자구도…SKT 맹추격에 3G 1위 ‘추월 임박’
가장 먼저 가입자 유치에 커다란 기여를 했던 ‘쇼킹 스폰서’의 단말기 보조금을 축소했다.
그동안 ‘3G 1위’ 수성을 위해 보조금 과열경쟁을 유도하며 ‘출혈 마케팅’을 계속해왔던 KTF에 대한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는 상황에서도 이에 아랑곳 않고 꿋꿋한 모습을 보여왔던 기존 전략을 상기시켜보면 이번 적자전환 구도에 조영주 사장도 위기감이 평소보다 크게 다가왔던 모양이다.
![]() |
||
| 마케팅 축소 움직임을 보이는 KTF가 SKT의 맹추격에 추월당 할 조짐이 엿보인다. | ||
일각에서는 KTF가 보조금 경쟁을 지양하겠다고 선언한 배경을 두고 더 이상 쏟아 부을 돈도 없어 이전과 동일한 수준의 마케팅 지출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문제는 조영주 사장이 3분기를 시점으로 보조금 경쟁 지양을 선언했지만, SKT에게 3G 시장 가입자를 턱 밑까지 추격 당한 상황이라는 것. 업계 일각에서는 “이 같은 추세라면 이미 추월된 것이나 다름 없다”는 전망도 내놓는다.
실제로 지난 6개월 간의 월 평균 3G 가입자 격차를 살펴보면 SKT가 올들어 360만명의 가입자를 유치하며 월 평균 60만명의 가입자를 끌어모으는데 성공한 반면 KTF는 올들어 300만명의 가입자를 모으며 월 평균 50만명의 가입자 유치에 그쳤다.
전체 가입자 수에 있어서도 SKT가 600만명의 가입자를 유치, 63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KTF에 30만명 차이로 바짝 뒤쫓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KTF가 자의든 타의든 마케팅 경쟁에서 한발짝 물러서겠다고 선언한 상황을 감안하면 SKT의 추월은 연내 충분히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KTF로서는 3G 선두를 내어줄 경우 실적악화를 감수하면서까지 쏟아 부은 마케팅비용이 물거품이 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에 휩싸일 것으로 보이며 그렇다고 마케팅을 대폭 축소하지 못하는 것도 딜레마로 작용할 전망이다.
결국 조영주 사장은 '3G 주도권 사수’와 ‘적자구도 탈출’이라는 두 가지 과제 속에서 사면초가에 빠질 수밖에 없게 됐다.
갖가지 악재에 둘러싸인 조영주 사장이 올해도 두 번째 ‘쇼’를 성공시킬 수 있을지, 이대로 물러서게 될지 귀추가 모아지고 있다.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