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한 카드업계가 무이자할부를 축소한데다 다시 더 축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소비자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높은 실적으로 내부에서는 성과급 잔치를 벌이면서 긴축 경영을 표방, 소비자를 위한 마케팅은 줄이고 있다는 비판이다.
◆ 금융감독원 한마디에 원상 복구
지난해 말, 카드사들은 카드 한도와 무이자할부 등을 대폭 줄였다. 여전채 금리가 지난해 초 2%대에서 지난해 말 6%까지 치솟은게 이유다. 카드사들은 카드사들은 은행처럼 자체 수신 기능이 없다. 여신전문금융채(여전채)를 통해 자금을 조달한다. 이에 따라 무이자할부 등 마케팅 비용을 줄인 것이다.
카드사들의 일방적인 무이자할부 축소는 소비자에게 직격탄으로 다가왔다. 무이자할부는 '목돈 지출'을 막아 숨통을 틔게 해주는 요소다. 무이자할부가 축소됨에 따라 소비자 부담은 커졌다.
이에 대한 불만이 폭주하자 금융감독원은 신용도를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카드 이용 한도와 무이자할부를 축소해선 안 된다는 입장을 카드업계에 전달했다. 금융 당국이 나서자 대다수의 카드사들은 무이자할부 원상복구에 나섰다. 하지만, 그 전에는 많았던 무이자할부 6개월은 찾아보기 힘들다.

전업카드사 7곳은 무이자할부 혜택을 3개월로 줄였다. = 황현욱 기자
8일 카드 업계에 따르면 대다수의 카드사들의 무이자할부는 3개월이다. 신한카드는 △온라인쇼핑 △손해보험 △의류·아웃도어 △약국 △면세점 △항공 △일반병원 △호텔 △국세·지방세 납부 등 대다수 가맹점에서 무이자 3개월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종합병원에서는 5개월을, 대학등록금 납부와 학원에서는 최장 6개월 무이자 혜택을 제공 중이다.
삼성카드도 대다수 가맹점(아울렛·대형마트·백화점·자동차보험·온라인쇼핑몰·여행·항공·면세점·병원·대학등록금)에서 2~3개월 무이자할부 혜택을 제공한다.
현대카드도 모든 가맹점에서 3개월 무이자할부를 실시중이다. 롯데카드는 생활 밀착 업종(온라인쇼핑·손해보험·종합병원·여행사·항공사)과 롯데 가맹점(롯데백화점·롯데마트·롯데슈퍼·토이저러스)에서 3개월 무이자할부 혜택을 제공한다.
우리카드 가맹점에서는 현대카드와 같이 기본 3개월 무이자할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다만 가전·여행은 5개월, 온라인쇼핑을 비롯해 △백화점 △종합병원 △손해보험은 6개월 무이자할부가 가능하다.
하나카드는 △항공 △면세점 △여행사 △일반병원에서 최대 6개월 무이자할부 혜택을, 그 외 △온라인쇼핑 △종합병원 △손해보험 △백화점·아울렛 △약국 △대형마트 △학원 △세금 △4대보험 등은 3개월 무이자할부 혜택을 제공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있어 당분간 카드사들이 쉽사리 6개월 무이자할부 혜택을 제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예년 수준으로 여전채 금리가 내려와야 그때부터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여전채 금리 상승 '꿈틀'…축소 폭 더 커질 듯
카드사들이 무이자할부 혜택을 다시 제공하기로 한 것은 금융당국의 압박도 있지만, 한동안 여신전문금융채(여전채) 금리가 잠잠했던 이유도 크다.

여전채 금리가 최근 상승세로 돌아섰다. ⓒ 연합뉴스
그러나 앞으로의 상황은 달라질 것이란 전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며 여전채의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어서다.
현지시간 7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서 "최근 경제 지표들은 예상보다 더 강했다"며 "이는 최종금리 수준이 더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추가 긴축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여신전문금융채(AA+·3년물)의 금리는 6일 기준 4.333%다. 올해 들어 최저치였던 지난 2월3일 4.026%였던 것을 고려하면, 약 한달 만에 0.307%p 상승했다.
여전채 금리가 상승하면 카드사들은 자금 조달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카드사들이 여전채 금리 상승을 이유로 무이자할부를 축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소비자에게 영향이 있는 만큼 완전히 없앨 수는 없다. 문제는 호실적에 성과급 잔치를 벌이면서 어려움을 이유로 소비자에게 전가한다는 비판에서는 자유롭지 못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