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이재현 그룹 회장이 강조했던 '문화보국'을 실천하는 CJ ENM이 최근 실적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면서 행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구조조정 전문가로 알려진 구창근 대표를 구원투수로 내세웠지만, 지분매각이나 실적개선에 대한 뚜렷한 대안책이 없어 진퇴양난이라는게 업계의 평가다.
CJ ENM에 따르면 2022년 연결기준 △매출액 4조7922억원 △영업이익 137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에 비해 34.9%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무려 53.7% 하락했다. 순손실 역시 1657억원으로 적자 전환을 면치 못했다.
지난해 말 기준 CJ ENM 순차입금도 2021년 말(5813억원)과 비교해 265.3% 증가한 2조1234억원이다. 부채비율도 88.9%에서 137.2%로 높아지는 등 재무 부담도 가중된 상태다.
CJ ENM의 이같은 실적 부진 원인으로 지난해 9300억원에 인수한 미국 할리우드 콘텐츠 제작사 '피프스 시즌(FIFTH SEASON·구 엔데버)'도 한 몫 한다는 평가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피프스 시즌 인수를 위해 진행한 단기차입 부담까지 겹쳐 부채비율은 130%를 넘었다"라며 "인수대금 대부분을 차입금에 의존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서울 상암 CJ ENM 사옥 전경. ⓒ CJ ENM
이에 CJ ENM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구조조정 전문가로 알려진 구창근 대표를 '구원투수'로 내세웠다. 실제 구 대표는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당시 상장 주식 등 비핵심자산 매각을 통해 순차입금 감소에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군살빼기에 돌입한 CJ ENM은 당초 계획된 주주 배당을 취소, 콘텐츠제작사 에이스토리 보유지분 1.24%(9만5000주)를 장내 매각 추진했다. 주당 처분단가는 2만4933원으로 총 매각대금은 23억6863억원이다. 하지만 이 금액으로 재무구조가 개선될 리는 없는 상황. CJ ENM '추가 지분 매각' 풍문이 계속해서 나오는 이유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추가 지분매각 대상으로 CJ ENM이 전체 21.78%(1872만주) 지분을 확보해 2대 주주인 '넷마블'이 거론되고 있다. 이에 따른 가장 유력한 지분매입 후보로는 현 넷마블 3대 주주(17.52%)인 중국기업 텐센트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방준혁 의장과 텐센트 지분 차이가 6.6%(2022년 3분기말 기준)에 불과해 CJ ENM 일부 지분이 텐센트로 넘기면 넷마블 최대주주는 방 의장에서 텐센트로 변경될 수도 있다"라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해 CJ ENM 측은 지분 매각과 관련해 결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다만 풍문과 같이 텐센트가 CJ ENM 보유 지분을 매입할 경우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우선 텐센트가 넷마블 지분을 흡수할 시 넷마블 자회사 코웨이마저 인수하는 셈이다. 넷마블은 코웨이 지분 25.1%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대기업이 국내 대표 게임사와 국민 생활 기업을 중국에 팔고, 국내 IT 산업의 중국화에 앞장서는 모양새로 비춰질 수 있다.
이재현 그룹 회장이 그동안 강조했던 '문화보국'과는 정반대의 행보로 보여질 수 있다는 얘기다. CJ 제일제당과 함께 CJ의 주요 사업의 한축을 맡고 있는 CJ ENM이 어떤 타개책을 선택할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