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구현모 대표의 연임 포기에도 KT(030200) 대표이사 선임을 두고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여권이 전현직 'KT맨'으로만 최종 후보를 구성한 걸 두고 "그들만의 리그"라며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면서 혼란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까지 가세할 경우 주주총회 통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여권 "이권 카르텔" 비판 나서
6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오는 7일 대표이사 최종 후보 1인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KT는 지난달 20일 총 34명의 사내·외 후보자 명단을 발표했다. 지난달 23일 구현모 현 대표는 거센 정치적 외풍을 넘기지 못하고 연임을 포기했다.
지배구조위원회에서 선정한 대표이사후보 심사대상자는 △윤경림 KT 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 △신수정 KT 엔터프라이즈 부문장(부사장)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사장) △임헌문 전 KT 매스총괄(사장) 등 총 4인이다. 모두 전·현직 KT 인사다.
이들 중 대표 후보를 확정해 이달 말 열리는 정기 주주 총회에서 주주 투표로 차기 대표를 선임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정치권의 압박이 거세지면서 정기 주주총회 일정마저 연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지난 2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권 카르텔", "그들만의 리그"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구현모 경영진'에 대한 수사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의원들은 "내부 특정인들의 이해관계 속에서 서로 밀어주고 당겨주며 이권 카르텔을 유지하려는 전형적인 수법"이라면서 "전체 지원자 33명 중 KT 출신 전 현직 임원 4명만 통과시켜 차기 사장 인선이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했다"고 꼬집었다.
여기 더해 대통령실까지 "공정·투명한 거버넌스가 안되면 조직 내에서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가 일어나고 그 손해는 국민이 볼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KT 이사회가 예정대로 CEO를 선임하더라도 KT 최대주주인 국민연금(8.53%)이 차기대표 선정에 찬성표를 던질지 미지수다. 국민연금은 최종 후보 4인 공개 이후 뚜렷한 입장을 내지 않았으나, 줄곧 KT의 대표이사 선임 절차를 비판해 왔다.
지분을 맞교환한 신한은행(5.58%)과 현대차(4.69%)도 정치권을 의식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국민연금은 신한금융지주 지분 8.29%를 소유하고 있는 있는 최대주주이며, 현대차의 2대주주(7.78%)다.
◆'CEO 리스크' 지속…인사·조직개편도 미뤄져
차기 대표이사 선임이 당초 예상보다 지연되면서 '최고경영자(CEO) 리스크'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신년 임원인사와 조직개편도 아직 하지 못해 경영 공백 장기화가 불가피하다.
현재 KT 본사 뿐만 아니라 계열사들도 연쇄적으로 '올스톱' 상태다. 경쟁사인 SK텔레콤(017670)과 LG유플러스(032640)는 이미 지난해 말 관련 절차를 마무리했다.
사외이사 중 1명이 돌연 사임 의사를 밝히면서 이사회 영향력도 흔들리고 있다. 사외이사인 벤자민 홍 이사는 최근 KT 이사회에 사의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중순 자진 사임했던 이강철 사외이사에 이어 두 번째다.
정치적 외풍과 경영 리스크 장기화로 인해 KT 주가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12월5일 3만8100원이었던 주가가 지난달 27일 2만9950원으로 떨어졌다. KT의 주가가 3만원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21년 12월 이후 약 1년 3개월 만이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과거 사례를 감안할 때 경영진 교체 시 성장 전략과 주주이익환원 정책 측면에서 큰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리스크가 존재한다"며 "차기 KT CEO가 결정나고 본인의 경영 비전을 선포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더 소요될 것이라 당분간 불안한 투자 환경이 지속될 공산이 크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