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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넘은 '확률형 아이템 공개' 실효성은 의문

해외게임 배제에 모니터링 주체·확률 표시 방법 등 난제 산적

김소미 기자 | som22@newsprime.co.kr | 2023.03.02 17:56:01
[프라임경제] 3년 동안 이어져 온 '확률형 아이템 문제'가 국회 문턱을 넘었다. 이에 게임사들이 신작 게임에서 "확률형 없다"고 선언을 하며 체질개선에 나섰다. 하지만 법 적용 대상에서 해외 게임이 제외됐고, 아이템 적용 범위도 구체화되지 못해 실효성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게 제기되고 있다. 

확률형 아이템의 정보 공개를 의무화한 게임산업법 일부개정안은 지난 2월2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내년 3월부터 게임물을 △제작 △배급 △제공하는 자는 홈페이지 등에 게임 내의 확률형 아이템에 관한 정보를 반드시 표시해야 한다. 정보공개 의무 위반 시 시정명령을 거쳐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게임산업법 개정에 이어 제도의 세부 사항을 규정할 하위법령 마련을 위해 업계와 학계를 포함한 협의체를 구성해 운영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확률형 아이템의 정보 표시 의무 대상 게임물 범위와 △게임물 △홈페이지 △광고별 표시 방법 △의무 위반 시 시정 방안 및 절차 등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 연합뉴스


트럭 시위가 불러온 '확률형 아이템' 논란

확률형 아이템이란 PC·모바일 게임 내에서 이용자에게 유료로 판매되는 게임 아이템을 뜻한다. 이용자는 구입 후 열어보기 전까지 그 안의 내용물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 지불하는 비용에 상관없이 우연성에 따라 무작위로 상품이 제공되는 아이템이다. △캡슐형 유료 △뽑기 △랜덤박스형 등으로도 불린다.

게임 아이템 확률 논란은 지난 2021년 넥슨 '메이플 스토리'로 시작됐다. 트럭 시위로도 이어졌는데, 게임업계 전반에 소비자들이 진행한 첫 대규모 집단 행동으로 주목받았다. 

이같은 논란은 엔씨소프트와 넷마블도 피해가지 못했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게임 내 핵심 아이템 대부분을 확률형 아이템으로 판매했다. 최상급 아이템의 경우 아이템 획득을 위한 기대비용만 수억원에 달한다. 

넷마블은 확률형 아이템과 관련해 2018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철퇴를 맞았다. '몬스터 길들이기'에서 아이템 획득 확률이 0.0005~0.008% 수준으로 극히 낮은데도 1% 미만이라고만 광고해, 시정명령과 더불어 과징금 4500만원, 과태료 1500만원을 맞았다.

이에 해당 게임 이용자들은 법안 통과에 대해 "어느 정도 확률을 가지고 자기가 과금을 하는지, 정확한 지표가 있으면 쓸데없는 지출을 줄일 수 있지 않겠냐는 생각이 있었다"라며 법안 통과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국내 게임사들도 '탈(脫) 확률형 아이템' 시도에 나섰다. 게임법 개정 문제도 있지만 게이머 사이에서 확률형 아이템과 고과금을 거부하는 분위기가 강해졌기 때문이다.

넥슨은 올 초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출시를 앞두고 지난달 5일 '디어 카트라이더' 유튜브 방송 도중 확률형 아이템 도입을 배제하는 등 '3노' 원칙을 밝혔다. 해외에서 성과를 거둔 후 올해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 X', 라인게임즈가 일본의 코에이 테크모와 함께 만든 '대항해시대 오리진' 등도 확률형 아이템을 삭제했다.

아이템 확률 공개 "이미 시행중인데…"

업계 관계자는 "아이템 확률 정보는 이미 공개하고 있다. 법안이 통과된다고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다"라며 "법적 강제가 이뤄짐에 따라 제도를 다시 한 번 살펴볼 기회로 삼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 회장은 "확률형 아이템의 폐해를 지적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왔다"라며 "법안을 통해 게임사들의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게임 개발로 '한국 게임 르네상스'를 이룩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재홍 한국게임정책학회장도 "10년 이상 확률형 아이템 의존이 높았던 만큼 계도기간이 끝나는 내년에는 일부 타격이 있을 수 있다"라며 "법의 테두리 내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반면, 일각에선 법안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게임사들은 지난 2015년부터 한국게임산업협회 주도하에 확률형 아이템 정보를 공개하고 있어서다. 다만 기존에는 법적 규제 없이 게임사 자율에 맡긴 것을 법 테두리 내에 가져온 것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개정안이 국내 게임사만을 규제한다는 것도 역차별, 실효성 논란에 불을 지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게임사들은 자율 규제 등 노력해 왔다. 이에 반해 해외 게임사들은 규제 부분이나 기준 제시를 잘 따르지 않는다"라며 역차별 문제를 언급했다. 이에 따라 정부의 대안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정태 동양대학교 교수는 "법안 실효성에 대해 회의적이다. 아이템 확률의 범위와 아이템 선정 등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스럽다"라며 "제도기간에 대해 혼선이 상당할 것으로 중소 및 영세 게임사들에게는 유예기간을 더 늘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1년 동안 모니터링 담당은 어디서 진행하며, 예산 확보는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의문이다"라며 "게임 콘텐츠 경쟁력이나 게임사들의 개발에 대한 동기부여를 저해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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