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한화가 HSD엔진(082740) 인수에 나섰다. 대우조선해양에 이어 선박엔진 회사를 잇따라 인수하겠다고 밝히면서 국내 조선업 판도에 변화를 예고했다.
지금까지 국내 조선사 중 자체적으로 선박엔진을 제조하던 곳은 HD현대의 중간 조선지주사 한국조선해양(042660)이 유일했다. 한화의 HSD엔진 인수가 확정된다면 선박 건조부터 엔진 제작까지 가능한 밸류체인을 완성하게 된다.
삼성중공업(지난해 국내 2위)과 함께 3강 체제를 유지했던 시장이 올해부터 한화와 HD현대 2강으로 재편될 것이란 전망이다.
◆상선 역량 강화 vs 규모 경제 실현
HSD엔진은 글로벌 선박엔진 점유율 2위 기업이다. 중대형 선박엔진을 주력으로 한다. 한화그룹은 한화임팩트를 통해 오는 4월 본계약을 체결, 3분기 인수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지분 인수는 HSD엔진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신주 14%를 취득하고 구주 19%를 매수하는 방식이다. 인수가는 2269억원이다.
한화는 HSD엔진 인수로 상선역량 강화를 기대하고 있다. 조선사업 수직계열화를 통한 수익성 제고와 더불어 안정적인 물량 확보가 가능해 납기 문제에 있어서도 비교적 자유로워질 수 있다.

한화가 대우조선해양에 이어 선박엔진 전문 기업인 ‘HSD엔진’ 인수에 나서며 조선 분야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 한화그룹
이같은 인수 결정 이후 한화는 HD현대와 경쟁 구도를 그렸던 STX중공업 인수 경쟁에서 발을 뺐다. STX중공업은 글로벌 선박엔진 점유율 3위 기업이다. 주력 제품은 중소형 엔진으로 함정용 소형 엔진 기술까지 갖췄다.
이에 HD현대가 STX중공업을 품에 안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HD현대 역시 내달 2일로 예정된 STX중공업 본 입찰에 참여한다는 계획이다. 최근에는 STX중공업과 선박엔진 부품업체 캐스코에 대한 실사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인수가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HD현대가 STX중공업을 인수하게 되면 방산부문 시너지와 아울러 대형 엔진부터 중소형 엔진까지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게 된다. 잠수함 등 군용 특수선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 및 비용절감으로 시너지가 극대화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한화와 HD현대 양사 모두 인수가 마무리되면 엔진 회사 한 곳씩을 나눠 갖게 된다"며 "이로써 한화는 상선부문 역량을 더욱 늘리고, HD현대는 방산부문 및 중소형 선박 능력 확대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IMO 환경규제·중국 저가 공세…해법은 친환경 엔진
양사가 엔진 사업에 주력하는 이유는 엔진이 미래 시장 경쟁력을 가를 핵심 열쇠로 작용할 것이란 예상에서다. 조선시장은 글로벌 환경 규제 강화를 비롯해 중국의 저가 수주 등으로 자체 엔진 생산 능력을 통한 수익성 확보와 친환경 엔진 기술의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실제로 유엔 산하 국제해사기구(IMO)의 규제로 2050년까지 해운사들은 기존 배출 총량의 50%를 줄여야 한다. 뿐만 아니라 오는 예정된 7월 회의에서는 이를 100%로 올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 정부도 2030년까지 유럽·미주 정기선대의 60%를 친환경 선박으로 우선 전환하고, 나머지 선박들도 2050년까지 모두 전환할 계획이다. 이로 인해 조선사들의 친환경 선박 수주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미포조선이 제작한 메탄올추진선. ⓒ 한국조선해양
결국 궁극적인 친환경 엔진 개발이 조선업 판도를 좌우할 것이라는 게 중론인데, 아직까지 이렇다 할 친환경 엔진이 없는 실정이다. 이에 조선사와 엔진 제작사들은 메탄올, 수소, 암모니아를 활용한 친환경 엔진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특히 친환경 상선은 대표적인 고부가 선박으로 꼽힌다. 현재 친환경 선박(액화천연가스·메탄올)에 들어가는 이중연료(DF) 엔진은 기존 엔진보다 단가가 높아 이익률도 5% 가량 높다.
아울러 선박 원가의 10% 정도를 차지하는 엔진을 자체 제작하게 되면 원가부담 절감으로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매출안정성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강화되는 환경규제와 더불어 친환경 선박 수주 증대가 예상돼 조선사들의 엔진 개발 능력이 중요해지는 추세다"라며 "한화의 대우조선해양이 엔진 사업을 갖추게 된다면 기존 경쟁구도가 변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친환경 엔진이 향후 조선 시장 점유율을 크게 가져갈 게임체인저 역할을 할 수도 있다"며 "한화와 HD현대의 경쟁구도는 갈수록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