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재벌가 3~4세 자녀들의 ‘주가 조작’ 의혹을 수사하면서 연일 칼을 휘두르고 있다. 범LG家에 이어, 두산家 관계자도 수사선상에 오르면서 뒤숭숭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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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박용오 전 두산그룹 회장 차남인 박중원씨가 회삿돈 100억원 횡령 및 주가 조작 혐의 등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 ||
◆ 박중원 씨, 허위공시 등 영장 청구돼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금융조세조사1부는 박용오 전 두산그룹 회장의 차남인 박중원씨를 체포해 회삿돈 100억여 원을 횡령하고 주가를 조작함 혐의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자진 출석한 박 씨를 상대로 횡령 혐의 등을 조사하다 법원에서 영장을 발부받아 박 씨를 체포했다. 이어서 27일에는 동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등 처벌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검찰은 지난해 3월 박 씨가 코스닥 상장사인 ‘뉴월코프’를 인수하면서 도박 전주에게서 100억여 원을 빌리고, 다시 빌린 돈을 갚기 위해 회삿돈 100억여 원을 횡령했는지를 집중적으로 파헤치고 있다. 또, 유상 증자 계획을 발표해 시세를 조종하려 했다는 의혹도 주목하고 있다.
박씨는 지난해 3월 ‘뉴월코프’ 지분 130만주인 3.16%를 약 70억원에 사들이며 경영권을 인수해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재벌家인 박씨가 인수하면서 당시 뉴월코프는 재벌家 인수 소문이 퍼지면서 4,000원이던 주가가 1만4,000원까지 3배가량 뛰어올라 대표적인 ‘재벌 테마주’로 각광을 받았다.
뉴월코프는 박씨가 대표이사로 취임한 후 6개월쯤인 지난해 9월 박 씨를 상대로 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할 것이라고 공시했다. 하지만 박씨는 지난해 12월 전체 보유지분 6.88%를 제3자에게 매도하며 경영권에서 손을 뗐다.
현재 박씨는 이른바 ‘형제의 난’ 이후 부친 박용오 전 두산그룹 회장과 함께 성지건설 부사장을 맡으며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박용오 전 두산그룹 회장은 대표이사 회장에, 장남 박경원씨는 대표이사 부회장을, 대표이사 사장은 두산건설 상무출신의 윤양호씨가 맡고 있다.
◆ ‘마이더스의 손’ 구본호도 범법 의혹
한편 검찰은 코스닥 기업을 인수하면서 허위 공시로 주가를 올린 뒤 주식을 팔아 165억 원의 부당 이득을 얻은 혐의로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6촌 동생인 구본호 씨를 구속한 바 있다. 현재 구 씨 사건은 재판에 회부된 상황이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 1부는 지난달 20일 “재벌 3세를 위주로 코스닥 증시 종목에 기획성 투자를 진행하고, 내부거래·주가조작 등으로 부당 이득을 취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며 구본호씨에 대한 본격적 수사에 착수했다고 발표, 화제를 뿌렸다.
구씨는 2006년 주식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이후 레드캡 투어 대주주로서, 동일철강,액티패스, 엠피씨 등 손대는 종목마다 주가가 급등하면서 ‘마이더스의 손’이라는 칭호를 얻었는데, 당시 금융감독당국도 조사를 벌였으나 불공정거래 의혹과 무관한 것으로 결론내린 것을 검찰이 재조명한 것이라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검찰은 이들이 주가를 끌어올릴 목적으로 거짓 공시를 했는지, 코스닥한계기업 관계자들과 공모했는지 여부를 수사해, 증권거래법 위반 등으로 공소를 제기했다.
그러나 구 씨는 첫 공판에서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구씨에게 자금을 대주는 한편 김우중 전 대우 회장으로부터 그룹 회생 청탁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조풍언(68)씨도 혐의를 부인하고 나섰다.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지난 23일 열린 공판에서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해 구씨의 변호인은 “2006년 9월 말 주가가 10일 연속 상한가 행진을 한 것은 검찰 주장처럼 허위사실 유포 때문이 아니라 LG가(家) 3세가 미디어솔루션을 인수했다는 ‘구본호 효과’ 때문이다”라고 항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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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LG와 두산이라는 재벌 3~4세들의 도덕적 해이현상이 이번 사건을 통해 얼마나 심각하게 만연해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 ||
즉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은 주식을 통한 재벌가 후손들의 부당이득 가능성을 놓고, 검찰의 공격과 변호인의 방어 두 칼날의 진검승부가 정면으로 자웅을 겨루게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구 씨 사건에서 변호인은 “구씨의 인수 자체가 시장의 호재로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검찰도 알고 있는데 애써 이를 감추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는데, 이 논리가 맞다고 인정되면 검찰은 증시의 기본 속성을 모르거나 애써 무시한 채 메스를 댔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그러나 검찰은 내부거래 등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들어대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이들 사건의 법원 판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내부거래나 허위공시, 횡령 등 증권 관련 범죄는 단순한 부당 이득 정도가 아니라, 증시 자체의 건전성을 좀먹는 행위이기 때문에 ‘자본주의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주식시장의 도덕성을 지키기 위해 사소한 의혹이라도 엄격히 처벌하자는 것이 검찰의 기본 입장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런 사건이 불거질 때마다 증시가 민감히 반응하며, 개미투자자들이 어느 정도 피해를 보는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지난달 20 일 현재, 구 씨 사건가 관련된 업종이 급락하는 등 증시는 큰 출렁임을 보였다. 동일철강은 전일 대비 5100원(-14.96%) 내렸는가 하면 레드캡투어(-12.66%) 또한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또, 구씨가 일부 지분을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액티패스(-13.36%)와 엠피시(-8.46%)도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그러나 이러한 증시 영향 때문에 의혹을 덮고 가는 것보다는 증시 자체의 기본 룰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해결해야 한다는 소리도 높다. 검찰이 이미 수사했거나 수사하고 있는 증시 관련 재벌가 후손들의 사건이 과연 어떤 결과를 낳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가운데, 검찰의 증시 투명성을 위한 감시견 역할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연춘 기자 lyc@newsprime.co.kr 임혜현 기자 tea@newspr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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