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삼성전자(005930)가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메모리 사업 부진 등의 여파로 지난해 4분기 어닝쇼크(실적충격)를 기록했다. 영업이익 악화에도 지난해 연간 매출은 300조원을 넘어섰지만 빛이 바랬다. 메모리 한파에도 올해 설비투자(CAPEX) 규모를 지난해 수준으로 유지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작년 4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70조4646억원, 영업이익 4조3061억원을 기록했다고 31일 공시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7.9%, 영업이익은 68.9% 감소했다. 삼성전자 분기 기준 영업이익이 4조원대를 기록한 건 지난 2014년 3분기(4조600억원) 이후 8년 만이다.
다만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 매출을 경신했다. 작년 연간 매출액은 302조2314억원으로 전년 대비 8%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43조3766억원으로 15.9% 하락했다.
작년 하반기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위축으로 인한 반도체 업황 악화가 실적에 영향을 끼쳤다.
◆4분기 반도체 영업익 97% 급감
4분기 실적을 부문별로 보면 반도체(DS) 부문은 매출 20조700억원, 영업이익 27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96.9% 급감했다. 통상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60∼70%를 차지하는 반도체 부문이 '다운사이클(침체기)'에 진입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메모리는 재고자산 평가 손실의 영향 가운데 고객사 재고 조정이 지속되면서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해 실적이 대폭 감소했다. 시스템LSI는 업계 재고 조정에 따른 주요 제품 판매 부진으로 실적이 하락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는 주요 고객사용 판매 확대로 최대 분기·연간 매출을 달성했고, 첨단 공정 중심으로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고객처를 다변화해 전년 대비 이익이 증가했다.
디스플레이(SDC)는 4분기 매출 9조3100억원, 영업이익 1조8200억원을 기록했다.
중소형은 스마트폰 수요 감소로 전분기 대비 실적이 감소했으나, 플래그십 제품 중심 판매로 견고한 실적을 달성했다. 대형은 연말 성수기 TV용 QD-OLED 판매가 확대되고 LCD 재고가 소진되며 적자폭이 완화됐다.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4분기 매출 42조7100억원, 영업이익 1조6400억원을 기록했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모바일 경험(MX)의 경우 판매 둔화와 중저가 시장 수요 약세로 매출과 이익이 모두 하락했다. 네트워크는 국내 5G망 증설과 북미 등 해외 사업 확대로 매출이 증가했다.
영상디스플레이(VD)는 연말 성수기 수요 증가와 네오 QLED 등 프리미엄 제품 중심 판매로 매출과 이익이 모두 증가했다. 반면 생활가전은 시장 악화와 경쟁 심화에 따른 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하락했다.
삼성전자의 미래 먹거리 중 하나인 전장 사업(자회사 하만)은 2분기 연속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작년 시설투자액은 53조1000억원이다. 이중 반도체는 47조9000억원, 디스플레이(SDC)는 2조5000억원이다.
◆올 1분기도 부진한 업황 지속 전망
올해에도 경기 침체가 예상되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도 부진한 업황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반기에는 수요가 회복되기 시작할 것으로 기대했다.
삼성전자는 △DDR5 D램 수요 대응 △2억 화소 이미지센서 △자율주행용 차량에 쓰일 차량용 SoC(System on Chip) 공급 확대 △파운드리 신규 고객 확보 등으로 불황을 극복하겠다는 계획이다.
김재준 삼성전자 DS 부문 부사장은 이날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감산 여부에 대해 "설비투자는 전년과 유사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부사장은 "현재의 시황 약세가 당장의 실적에 우호적이지는 않지만 미래를 철저히 대비할 좋은 기회"라며 "중장기 수요 대응을 위한 인프라 투자를 지속해서 필수 클린룸을 확보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고의 품질과 라인운영 최적화를 위해 생산라인 유지보수 강화와 설비 재배치를 진행하고 미래 선단노드로의 전환을 효율적으로 하고 있다"며 "설비투자 내 연구개발(R&D) 항목의 비중도 예전보다 증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