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지속가능항공유(Sustainable Aviation Fuel, SAF)'가 주목받으면서 국내 정유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SAF 사용 확대에 따라 글로벌 기업들의 경쟁이 노골화되는 가운데 국내에는 SAF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기업이 한 군데도 없어서다.
SAF는 기존 석유 항공유를 대체하는 바이오연료를 의미한다. 주로 △동식물성 기름 △폐식용유 △해조류 △사탕수수 △바이오매스 등을 활용해 생산된다. 기존 항공유 대비 탄소 배출을 80%까지 줄일 수 있다.
미국 정부는 최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라 올해 3월부터 자국 내 SAF에만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로 인해 미국에 석유 항공유를 수출하는 국가는 가격 경쟁력에서 뒤떨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 그동안 '효자' 노릇을 했던 항공유 수출 감소도 불가피하다.
유럽연합(EU)도 2025년부터 EU 내에서 사용되는 모든 항공유에 SAF를 섞어 쓰도록 규정했다. 2050년에는 비율을 63%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에 △영국 쉘 △미국 셰브론 △프랑스 토탈 등 유수의 에너지 업체들이 SAF 생산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사들도 지속가능항공유로 전환하는 모양새다. 대한항공도 영국 쉘사와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내용은 2026년부터 향후 5년 동안 아시아·태평양 및 중동지역의 공항에서 우선적으로 지속가능항공유를 받는다는 거다.
반면 국내에는 SAF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기업이 전무하다. 국내 정유 4사의 바이오 항공유 기술은 글로벌 기업에 뒤쳐진 상태다. 이에 미국을 포함해 외국 기업들로부터 바이오 항공유를 수입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SK이노베이션은 '2022년 넷제로 특별보고서'를 통해 바이오 항공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오일뱅크는 대한항공과 '화이트 바이오' 연료 공장을 추진하고 국내 바이오 항공유 제조 및 연구·조사에 착수했다. 2025년 상반기 공장 준공을 앞두고 있는 만큼 본격적인 양산은 그 이후로 전망된다.
GS칼텍스도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함께 인도네시아에 바이오 디젤 공장 설립을 추진 중이다. 이 곳에서 바이오 항공유 개발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국내 기업들의 묘수찾기가 너무 늦게 시작됐다는 얘기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에너지 안보 관점에서도 국내 바이오 항공유 생산 인프라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정부가 투자 세액공제, 소비보조금 등 지원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은 석유·가스·메탄 등 생산에도 규제를 가할 예정이다. 2024년부터는 메탄가스 배출에 대해 t당 900달러의 요금을 부과하고 2026년까지 점진적으로 t당 1500달러로 올릴 계획이다. 탄소 중립시대를 맞아 바이오 연료에 대한 정유업계 고민이 새해부터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