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카드사들의 무이자 할부 서비스가 줄고 있다. 글로벌 금리 인상 여파로 카드사들이 돈을 빌려오는 금리가 5∼6%대 이상으로 치솟아서다. 카드사 입장에선 무이자 할부 서비스의 비용 부담이 커진게 이유다. 일각에서는 카드사들의 이같은 행위가 소비자에게 피해를 전가한다는 지적이다.
◆'하나' 제외 무이자 할부 혜택 축소
업계 1위 신한카드를 비롯해 삼성카드, 현대카드는 지난 11월부터 무이자 할부 혜택을 줄였다. 신한카드는 온라인 쇼핑몰과 손해보험 등에 제공하던 6개월 무이자 할부를 3개월로 축소했다. 삼성카드도 마찬가지다. 여기에 더해 삼성카드는 내년부터 프리미엄 카드 고객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프리미엄 리워즈 서비스' 중 최대 무이자 할부 기간을 종전 대비 최대 2개월 줄인다고 공지했다.

하나카드를 제외한 전업카드사 6곳은 지난달부터 무이자 할부 혜택을 축소하고 있다. ⓒ 연합뉴스
현대카드도 현대자동차 구매시 제공하던 할부 기간을 3개월로 축소했다. 기존에는 12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을 제공했었다. 또한 가맹점 업종별 최대 12개월 무이자 할부 및 부분 무이자 할부 혜택 종료 시점을 내년 1월31일에서 지난 11월15일로 앞당겨 조기 종료했다.
이달 들어서는 KB국민카드, 롯데카드, 우리카드도 무이자 할부 혜택 기간을 크게 줄였다. KB국민카드는 백화점·손해보험 관련 결제에 제공하던 무이자 할부 기간을 6개월에서 3개월로 단축했다. 롯데카드는 5만원 이상 구매 시 최대 4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을 제공했지만 전면 중단했다.
우리카드 역시 백화점·대형마트 등에 제공하던 무이자 할부 혜택을 최장 12개월에서 3개월로 대폭 줄였다. 항공·여행 등에 대한 무이자 할부 기간도 12개월에서 7개월로 단축했다.
전업카드사 7곳 중 유일하게 하나카드만 연초부터 진행해온 무이자 할부 혜택을 유지하고 있다. 하나카드는 현재 △백화점·아울렛 대상 최대 12개월 △손해보험 최대 10개월 △온라인쇼핑·가전 최대 8개월 △4대보험·세금 최대 7개월 △병원·학원·서점·가구·여행사·항공·면세점·차량정비 최대 6개월 △SSM·약국·호텔·학습지 최대 3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을 제공 중이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연초 대비해 여전채 금리가 두배 이상 뛰어 카드사들의 자금 조달 부담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카드사들은 비용 절감에 고민하고 자연스럽게 무이자 할부 혜택 제공 기간을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카드사들의 이같은 행태에 대해 일각에서는 호황 때는 소비자와 이익을 나누지 않더니, 실적이 둔화되거나 조달금리가 높아지자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전가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카드사들이 무이자 할부를 줄이고 있는 상황은 바람직하지 못한다"며 "카드사의 이익 또한 소비자의 카드 사용으로 발생하는데 카드사가 이익만을 쫓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전년比 카드 리볼빙 잔액 1조 증가
무이자 할부 축소에 이어 경기 불황의 새로운 가늠자로 떠 오른 '신용카드 리볼빙' 서비스 이월 잔액은 1년 새 1조가 증가하는 등 급증세를 보여 우려된다.
21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전업카드사 7곳(신한·삼성·KB국민·롯데·현대·우리·하나) 리볼빙 이월 잔액은 7조2105억원으로 집계됐다. 처음으로 7조원을 넘어선 11월보다도 1349억원 늘어난 수치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1조1282억원(18.5%) 증가했다.

지난달 말 전업카드사 7곳의 리볼빙 이월 잔액은 7조2105억원으로 집계됐다. ⓒ 연합뉴스
리볼빙은 신용카드 사용대금 중 일부만 갚고, 나머지 결제금액은 다음으로 돌려 갚아 나갈 수 있는 제도로 '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이라고도 불린다. 리볼빙 잔액 증가는 카드론이 올해부터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산정에 포함된 영향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더군다나 지난 7월부터는 적용 대상 차주가 총 대출액 2억원 이상에서 1억원 이상으로 규제가 강화됐다. 상환 능력이 떨어지는 취약차주가 추가 대출까지 막히면서 리볼빙 이용을 늘린 것으로 보인다.
리볼빙은 신용점수 하락에 즉시 영향을 주지 않는 장점은 있다. 하지만 고금리 상품인 카드론(장기카드대출) 보다 금리가 높다. 지난 10월 기준 리볼빙 평균 수수료율은 14.35~18.46%를 기록했다. 이 수치는 카드론(12.5~15.16%)보다 높다.
올해 하반기 들어 매월 리볼빙 금액이 1000억원 이상 늘어나며 증가 폭도 높아지고 있다. 7월 1183억원 증가를 시작으로 △8월 1448억원 △9월 1279억원 △10월 1378억원 증가세를 보였다.
여신업계 한 관계자는 "리볼빙 잔액이 지난해 말과 대비해 1조 이상 늘어난 것은 상당히 큰 증가세"라며 "취약 차주의 부실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