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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족 보는 듯" 화물연대·완성차 노조, 국민 등 돌리는 이유

"집단 이기주의"…업계 경쟁력보다 밥그릇 먼저 비판

전대현 기자 | jdh3@newsprime.co.kr | 2022.12.16 17:14:25
[프라임경제] 민주노총 금속노조 화물연대본부 파업이 지난 9일 종료됐다. 16일간 이어진 파업으로 국가 경제에 막대한 피해를 끼치자 국민들마저 등을 돌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주성·민주성 확립을 목 놓아 외치던 과거와 달리 현재의 노동조합은 특정 집단 이익 챙기기에 매몰됐다는 비판이 거세다. 현실과 동떨어진 요구안을 제시하면서 대승적 판단보다는 집단 이기주의 행태를 보이는 경우가 잦아졌기 때문이다.

◆화물연대 파업, 수혜는 극소수만

화물연대는 안전운임 일몰제 폐지를 비롯해 △안전운임 전 차종, 전 품목 확대 △유가 급등에 대한 대책 마련 △지입제 폐지 △노동기본권 보장 등을 요구하면서 올해 6월과 11월 두 차례 총파업을 벌였다. 이로 인해 국내 산업계는 10조원 이상의 피해를 입었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자동차·철강·석유화학·시멘트·타이어 등 부문별 직접 피해규모는 5조8000억원 달한다. 간접적 경제손실 금액 4조6000억원을 합하면 도합 10조4000억원이다. 

화물연대는 화물업 종사자의 생존권과 국민 안전 보장을 명분으로 파업을 강행했다. 저임금 구조로 화물운전자들이 높은 노동 강도에 시달리고 있는 만큼 안전운임제가 지속적으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동종업계에 종사하는 영세 화물 운송자와 비노조원들의 입장은 사뭇 다르다. 이들은 화물연대 구성원 대부분이 특수 업종으로 한정돼 있어 업계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두 차례 발생한 화물연대 파업으로 인한 경제손실 금액은 10조4000억원에 달한다. ⓒ 연합뉴스


실제로 화물업 종사자 48만여명 중 화물연대 조합원은 2만여명에 불과하다. 이중 80% 이상이 시멘트·수출입 컨테이너 화물차량을 운송한다. 시멘트·수출입 컨테이너 운행에 필요한 차종은 가격이 높을 뿐 아니라 운행자격 요건도 까다로워 진입 장벽이 높다. 화물업 종사자에게 시멘트·컨테이너 운행은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업종이라는 이야기다. 

아울러 화물연대가 요구하는 안전운임제 품목 확대도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다. 수만 가지에 달하는 화물에 안전운임제 기준을 적용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쌀을 나르는 운임비와 반도체를 나르는 운임비가 같을 수가 없는데, 이같은 기준을 일일이 정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전체 화물업 종사자 중 안전운임제 적용을 받는 인원은 6%다. 나머지 94% 운송자에게 안전운임제는 남의 얘기와 다를 게 없다. 업계는 안전운임제보다는 운송사업자의 과도한 수수료를 막는 '주선수수료 상한제' 도입 논의부터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화물업 종사자 박수범(31세) 씨는 "안전운임제 수혜가 일부 인원에게만 돌아가는 구조가 고착화하고 있어 상대적 박탈감까지 느낀다"며 "(화물연대가) 대리점의 과도한 수수료 책정 등 법률 개정이 시급한 사항에는 관심이 없고, 본인들 이득 챙기기에만 몰두하는 것 같다. 마치 귀족노조를 보는 듯하다"고 토로했다.

권대열 전국개인중대형화물자동차운송사업연합회 상무는 "시기적으로 따지면 안전운임제보다 주선수수료 상한제 관련 개정안이 먼저 발의돼 올해 심의도 먼저 진행했어야 했다"며 "하지만 화물연대 파업으로 밀리게 돼 내년 상반기나 돼야 심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전체 화물업자 중 94%의 운송자가 안전운임제 적용을 받지 못한다"며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안전운임제가 아닌 주선수수료 관련 화물법 개정안 발의다"라고 강조했다.

◆월권 일삼는 완성차 노조…경쟁력 악화로 귀결

국내 완성차업체 노사 갈등 문제도 비단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자동차산업은 2020년 기준 △제조업 고용 11.5% △생산규모 12.7% △수출규모 12.1%를 차지하는 국가 핵심 기간산업이다. 그러나 자동차산업 역시 매년 초래되는 노사갈등으로 성장에 발목 잡히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노조는 월권도 서슴지 않는 모습이다. 현대차그룹이 2030년까지 국내 전기차 분야에 총 2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히자, 노조는 구체적인 규모, 시기, 장소가 담긴 계획안을 내놓으라면서 경영간섭에 나섰다.

아울러 기아는 25년 만에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차량 전용공장 착공을 결정했지만 10개월 가까이 표류하고 있다. 생산규모를 두고 노사가 이견을 보이고 있어서다. 

기아가 경기 화성 오토랜드에 1조원 이상을 투자해 목적기반용차량(PBV) 공장을 지을 예정이다. ⓒ 기아


기아는 연간 10만대 생산 규모로 공장을 짓고 시장 상황에 따라 15만대까지 증설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노조는 20만대로 생산규모를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생산대수가 많아야 일자리가 유지된다는 게 이유다. 이와 관련 노사는 지난 2월부터 고용안전소위원회를 14차례 열었지만, 여전히 합의점을 도출해 내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기아 노조는 광명 2공장 전기차 전환에도 사측과 반대 소리를 낸다. 광명 2공장은 내년 6월부터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에 사측은 기존 광명 2공장 생산 물량인 스토닉과 프라이드를 위탁 생산업체 동희오토에 외주를 주는 방식을 제안했다. 

하지만 노조는 위탁 생산이 단체협약 위반이라고 맞서고 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노조는 외주업체 동희오토를 인수하라고 주장한다. 이같은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결국 전기차 전환 과정이 늦어질 수밖에 없다.

차량용 반도체 대란과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발효로 자동차 시장의 혼란에 빠진 가운데 전동화 속도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업계 우려는 깊어지고 있다.

문학훈 오산대학교 스마트자동차과 교수는 "완성차업체 노조가 갈수록 도를 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회사 상황과 관계없이 본인들의 요구만 관철하고 있어 업계 경쟁력은 점차 떨어지는 추세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 들어서면서 노조 입지는 점차 좁아지고 있는데 이를 모르는 듯하다"며 "현재의 노조를 보면 마치 냄비 속 개구리 같다. 무엇이 옳은지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시각을 길러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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