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2022 은행결산] '위기의 저축은행'…'악화일로'

고금리로 조달비용 상승‧PF대출 부실화…자산건전성 위협

이창희 기자 | lch@newsprime.co.kr | 2022.12.16 13:00:54

저축은행은 올 한해 다양한 악재가 발생했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저축은행권은 올 한해 '악화일로(惡化一路)'를 걸었다. 수년째 달려온 성장가도는 '금리인상기' 영향으로 가로막혔다. 이에 수익성은 급격하게 악화되고, 건전성 지표 역시 근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여기에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인한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불안정성이 높아졌다. 자산안정성까지 악화되는 등 악재가 겹친 상황이다. 

◆'수익성 악화'…건전성 지표도 '감소세'

한국은행은 올 한해에만 기준금리를 2.25%p 인상했다. 연초인 1월 1.25%에서 11월 기준 3.25%까지 솟아올랐다. 이같은 금리인상기는 저축은행권에 뼈아픈 타격으로 다가왔다. 기준금리 인상은 시장금리 상승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저축은행은 금리 인상 여력이 버겁다. 시중은행과 달리 자금 조달 통로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통상 저축은행은 시중은행보다 상호금융 금리가 높은 것이 일반적이다. 금리 경쟁에서 뒤떨어질 경우 수신고 확대가 어려운 이유다. 이에 저축은행은 고객 유출을 막기 위해 시중은행보다 더 높은 예금 금리를 제공해야 한다.

문제는 금리 경쟁력을 확보하다 보니 이자와 조달비용이 늘어났다. 아울러 수신금리는 지속 상승하는 반면 대출금리 인상 제한 규제로 '역마진 우려'가 쏟아졌다. '수익성 악화'라는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저축은행권은 지난 2021년 7월 법정최고금리가 20%로 제한됐다. 아울러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 규제를 기존 21.1%에서 10.8~14.9%로 강화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수신금리 인상으로 인해 조달 비용이 높아지는 것은 사업비용이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법정최고금리 규제로 대출금리는 한정돼 있어 수익률이 기존보다 떨어지고 대출 영업이 힘들다 보니 수신금리 조달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실제 지표로도 드러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79개 저축은행들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8991억원이다. 전년 동기(1조591억원) 대비 15.1%(1601억원) 감소했다. 대출 증가로 이자손익은 증가했으나 수신금리 인상에 따른 대손충당금전입액 등의 비용이 이를 상회했다.

자산건전성도 일제히 악화됐다. 저축은행중앙회가 발표한 주요경영지표에 따르면 79개사 합산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은 올해 상반기 12.88%로 확인됐다. 이는 전년 동기(14.05%) 대비 1.17%p 하락한 지표다.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3.33%로 나타났다. 해당 비율은 3개월 이상 연체가 누적된 고정이하여신 합계액이 여신 총액에서 차지하는 수치다. 수치가 높을수록 부실자산 비중이 많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저축은행 79개사 합산 통계는 전년 동기(3.62%)에 비해 낮아졌지만, 상위 5개사(SBI‧OK‧웰컴‧페퍼‧한국투자)의 경우 올해 3분기 기준 4.216%로 전년 동기(4.006%) 대비 0.21%p 올랐다. SBI저축은행을 제외하고 모두 상승했다.

향후 전망도 낙관적이지 못하다. 최근 금융당국은 '수신금리 인상 자제령'을 주문했다. 이는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 조달 비용 부담과 유동성 악화 현상을 완화하기 위한 취지로 해석된다. 그러나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 13~14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빅스텝(0.5%p) 단행 후 내년 최종금리를 기존 4.6%에서 5.1%로 상향 수정했다. 이에 한은 금리인상 기조 역시 이어질 것 가능성이 높은 만큼 상황 개선은 묘연할 것으로 유추된다.

◆PF대출 '부실화'…손실 위험성 '우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저축은행권은 부동산 시장 불황기로 인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비롯한 부실 대출이 가파르게 상승해 자산 건전성도 악화됐다. 특히 강원도 레고랜드발 디폴트 사태로 단기자금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 중심으로 불안심리가 높아졌다.

저축은행의 부동산 PF대출이 위험 신호를 보내고 있다. ⓒ 연합뉴스


부동산 PF는 주택이나 오피스빌딩 등 건물을 지을 때 시행사가 공사비를 조달하기 위해 이용하는 금융기법이다. 이를 통해 시행사는 완공 이후 분양이나 임대 및 통매각 등으로 대출을 상환한다. 부동산 호황기에는 수익을 내기 쉬운 구조다. 하지만 기준금리 상승과 자산가격 하락 영향으로 미분양이 확대되면 금융사도 대규모 손실 위험성이 따른다.

한국은행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상반기말 기준 저축은행 부동산 PF대출 잔액은 10조7000억원이다. 이는 PF 대출 부실사태 시기인 지난 2013년(2조1000억원) 대비 5배 이상 높다. PF대출 연체율의 경우 전년 집계치인 1.98% 대비 0.22%p 늘었다.

문제는 요주의여신 비율이다. 1개월 이상 3개월 미만 연체가 발생한 여신이다. 3개월 이상 연체가 누적되면 고정이하 여신으로 평가되고 이는 부실채권 지정으로 이어진다. 동일 기준 저축은행 PF대출 요주의여신 비율은 16.22%로 전년 13.27%보다 2.95%p 증가했다.

자기자본 대비 PF대출 익스포저(리스크 노출 금액)도 상반기말 기준 79.2%를 기록했다. 이는 타 금융권 중 여전사(84.4%) 다음으로 높다. 은행권은 12.9%에 그친다. 아울러 고위험지역 PF대출 비중은 48.2%로 나타났다. 한은 관계자는 "저축은행은 시공사 신용등급이 낮아 신용사건 등에 대한 시공사 신용보강 기능도 약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PF 대출과 관련한 저축은행의 현 사태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는 "고금리 영향으로 저금리하에 이루어진 대출들이 영향을 받아 위험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이라며 "부동산 시장 침체기에 저축은행 사례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고, 금융기관 전반에 관련 대출 부실 사항을 점검해야 하는 필요성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금융당국도 부동산 PF 사업장에 대해 경계감을 늦출 수 없는 상황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7일 연구기관장 간담회에서 "금융사의 건전성 관련해 부동산 PF 사업장, 기업 자금 사정 등을 점검해 정상 사업장과 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을 원활히 하도록 하겠다"며 "금융사 리스크 관리 강화와 자본 확충 유도 등을 계속 추진하겠다"라고 덧붙였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맨 위로

저작권자(c) 프라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