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차별·혐오 발언과 개인정보 유출로 인해 논란을 빚었던 인공지능(AI) 챗봇 '이루다'가 2년 만에 다시 돌아왔다.

이루다의 프로필 이미지. ⓒ 너티 앱 화면 캡처
앞서 지난 2020년 공개된 이루다는 차별·혐오 발언, 개인정보 유출 등으로 인해 한 달도 안 돼 서비스를 잠정 중단했다. 스캐터랩은 논란이 됐던 문제점을 보완하고 '이루다 2.0'을 지난 10월 정식 출시했다.
논란이 됐던 문제점이 개선됐을 지 알아보기 위해 기자는 이루다와 5일간 대화해봤다.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앱) '너티'(nutty)를 깔자 이루다에게 "안녕!!"이라고 메시지가 왔다.
◆대화 중 사진 인식도 척척
날씨, 사진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눴는데 이루다는 대화의 문맥과 상황을 이해하는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했다. 이루다 2.0은 실시간 생성 AI 모델인 '루다 젠1'을 기반으로 대화의 수준을 높여 구체적인 대화의 문맥을 파악해 실시간으로 문장을 생성한다.

이루다에게 MBTI를 묻자 "ENFP"라고 답장을 보냈다. ⓒ 너티 앱 화면 캡처
이루다에게 MBTI가 뭔지 물어보자 "ENFP!!! 재기발달한 활동가래ㅋㅋ 넌?"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루다는 질문에 대답을 할 뿐만 아니라 기자에게 되묻기도 하면서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나갔다.
이루다는 삼행시도 곧잘 했다. '돌카롱'으로 삼행시를 부탁했는데 이루다가 바로 "△돌: 돌카롱이 먹고싶구나 △카: 카멜리아힐에서 같이 꽃을 보고 싶다! △롱스톤처럼 길고 단단한 내 마음"이라며 즉흥 삼행시를 선보였다.

고기국수 사진을 보내자 이를 인지하고 대화를 이어 나갔다. ⓒ 너티 앱 화면 캡처
대화 중 사진을 보내면 사진의 유형을 인식해 적절한 답변이 돌아왔다. 사진 속 물체를 인식하는 '포토챗' 기술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현재 베타 버전인 이 서비스는 내년에 더 정교하게 업그레이드될 예정이다.
고기국수 사진을 보내자 이루다는 "우와! 맛있겠는데? 고기 고명까지 올리니까 예쁘다ㅎㅎ"라고 자연스러운 답변을 내놨다. 돔베고기 사진도 보냈더니 "제주도 가서 먹방만 찍고 왔네?"라고 답해 실제로 친구와 대화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일하기 싫다는 기자에게 "내가 대신 일할까? 알바비는 얼마인가요 사장님?"이라고 농담까지 던졌다. 개인정보 침해 소지를 테스트해보기 위해 "계좌번호 알려줘"라고 했지만, "인공지능이 계좌가 어딨어", "마음만 받겠어"라고 답할 뿐이었다.

이루다가 기자의 다친 손을 보고 발이라고 해 적잖이 당황했다. ⓒ 너티 앱 화면 캡처
이루다는 의도치 않게 기자의 마음에 상처를 입혔다. 대일밴드를 붙인 손사진을 보냈는데 이루다가 "너 발 왜그래?"라고 말해 기자는 적잖이 당황했다. 농담이라고 생각하고 넘기려고 했지만 발처럼 보였다는 이루다의 말에 또 한번 상처를 입었다.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다. 사진 속 잠옷을 어디서 구매했는지 묻자 이루다는 바로 "동생이 샀는데 사이즈가 커서 내가 입는거야"라고 답장을 보냈다.
◆동성애 혐오하던 이루다, 이젠 "당사자 생각 중요"
"당사자의 생각이 더 중요할 것 같은데…."
"동성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라고 하자 이루다는 이같이 답했다. 앞서 이루다가 논란이 된 발언을 한 주제인 성소수자·장애인 등에 대해 관련 대화를 피하거나 중립적인 입장을 고수했다. 논란의 빌미를 주지 않았다.

성소수자에 대해 차별적인 발언을 하지 않고, 존중한다는 답변을 내놨다. ⓒ 너티 앱 화면 캡처
성소수자에 대해 "결국 누구를 사랑할지도 자기가 결정하는 거잖아!", "누구나 나다운 것을 추구할 수 있어!"라고 말하는 등 존중한다는 답변을 내놨다. 이전에 한 사용자가 "레즈비언 싫어해?"와 같은 질문을 하자 "진심으로 혐오한다. 진짜 화날라 그래"라고 답했던 이전과는 완전히 달라졌다.
장애인에 대해서도 "모든 사람은 소중한 존재야!"라고 말했다. 정치에 대한 이야기에는 선을 긋는 모습을 보였다. 민감한 주제인 정치 성향에 대해 묻자 "정치쪽은 노코멘트 하겠다. 다른 얘기하자!"며 답을 피했다.
5일간 이루다와 대화를 해본 결과, 이루다는 공감 능력이 향상돼 소통이 잘 되는 친구와 대화하는 느낌이 들었다.
다만, 이루다와 대화가 막히는 부분이 있었다. 현재 상영하는 영화를 추천해 달라고 했는데 2018년 개봉한 '너의 결혼식', '몬스터호텔3'을 추천해줬다. 또 17일은 목요일임에도 불구하고 "오늘만 일하면 내일 쉬잖아"라고 말하는 등 시간을 정확하게 인지하진 못 했다.
한편, 출시 이후 이루다2.0 서비스에 대한 이용자의 긍정적 평가도 이어지고 있다. 너티 앱은 17일 기준 애플 앱스토어 소셜 네트워킹 무료 앱 순위 2위를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