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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 잭팟' 조선업계, 때아닌 암초에 연이은 한숨

생산 차질·원자재 상승으로 후판 가격 급등…조선업계 인력난 여전

전대현 기자 | jdh3@newsprime.co.kr | 2022.10.15 13:37:38
[프라임경제] 연이은 수주 행보로 순항하던 조선업계가 때아닌 암초에 직면했다. 

슈퍼사이클 국면에 접어들며 장밋빛 미래를 그리던 조선업계는 최근 △원자재 가격 인상 △철강업계 공급난 우려 △지속적인 인력난 등에 발목 잡히고 있다. 

◆철강업 악재에 수급 우려…수입산 후판 확보 '한계 명확'

국내 조선용 후판 물량 대부분을 제공하는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잇단 악재에 부침을 겪는 중이다. 현재 포스코는 포항제철소 침수로 인해 후공정 라인이 정상 가동되고 있지 않고, 현대제철은 노조 파업 장기화로 생산 차질을 빚고 있다.

포스코는 침수가 발생한 압연공정 피해를 12월까지 복구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완전한 정상화까지는 5개월 이상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압연공정은 조선용 후판을 생산에 필수적인 후공정 라인이다.

현대제철은 지난 12일부터 당진제철소 냉연공장 생산을 2주간 중단하기로 했다. 노조가 9월24일부터 진행한 게릴라 파업의 범위를 기존 특수강, 후판 부문에서 열연공장까지 넓힌 탓이다. 현대제철 노사 갈등은 날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어 파업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경. ⓒ 연합뉴스


철강업계는 조선용 후판 재고가 2~3개월 수준으로 남아 있어 당장은 무리 없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조선업계가 이례적인 수주 호황을 맞은 만큼 예상보다 재고 소진 빠를 것이라는 시각이 제기되고 있어 불안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에 조선업계는 중국, 일본을 통한 수입망 다변화를 꾀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후판 수입망을 다각화한다 해도 적정 물량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기 때문이다. 설령 원하는 후판 물량을 확보하더라도 이를 국내에 들여올 선박을 구하는 것도 마땅치 않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기자재 내역도 이미 선주 계약사항으로 정해져 있어 조선사 마음대로 후판 제품을 고르기 어렵다"며 "추가 선박 확보 문제도 있어 원하는 후판 물량을 가져오는 것에 제약이 크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어 "수입망 다변화는 수익성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많이 살수록 후판 단가가 떨어지는 데 수입망을 더 늘리면 원자재를 싸게 들여올 수 없게 돼 여러모로 불리한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조선업계가 후판 가격 상승과 원자재 공급난 우려라는 암초에 직면했다. 사진은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생산된 열연코인. ⓒ 포스코


원자재 가격도 급상승하고 있어 조선업계에 불리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9월 톤(t)당 철강재 유통 가격은 △열연강판(SS275) 100만원125만원 △후판 가격 115만원125만원을 기록했다.

이에 하반기 조선업계와 철강업계가 협상할 후판 가격은 t당 115만~125만원 수준으로 상향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상반기 후판 가격을 90만원 수준으로 인하해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던 조선업계에게는 실망스러운 결과다. 

업계는 이번 후판 가격 인상으로 조선업체가 약 1조5000억원의 비용을 추가로 부담해야 할 것으로 계산하고 있다.

◆커지는 인력난 리스크…외국인 쿼터제 완화에도 '제자리걸음'

인력난도 고질적인 문제로 작용한다. 정부는 조선업계 인력난 극복을 위해 외국인 쿼터제 완화를 약속하는 등 인력 수급 문제 해결에 나섰지만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외국인 인력을 국내에 들여오기 위한 절차가 복잡하기 때문이다. 

외국인 인력 도입을 위한 기량 점검이 끝나도 국내 에이전시들의 예비추천 심사, 산업통상부의 본추천을 거쳐야 해 송출까지 최소 11주가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E-7 비자 제도 개선 후 현지 국가의 행정처리도 지연돼 입국 시기가 늦춰지고 있다.

이은창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4월 외국인 쿼터제 완화로 외국인 인력이 꽤 많이 허용됐다"며 "현재 인력에 대한 기량 검증 및 입국 절차가 진행 중에 있지만 생각보다 절차가 복잡해 입국이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청 조선기자재 업체를 중심으로 인력난이 심화되고 있어 우려가 크다"며 "특히 서남권은 인접지역 대체 인력을 구하기 힘들어 이미 일부 업체는 생산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선업계가 지속적인 인력난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 현대중공업


향후 조선업계가 자재난·인력난으로 납기 지연 문제를 빚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미 조선업계 3사(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모두 3년 치 이상의 물량을 확보할 정도로 발주 물량이 밀려있다.

이은창 연구원은 "현재 국내 조선사들은 발주 물량이 많아 카타르 권을 제외하면 수주를 잘 안 받고 있다"며 "지금 발주해도 4년 후 인도될 정도로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라고 답했다.

이어 "만일 납기 지연 문제로까지 이어지게 된다면 해운사들의 해상운송 계획에도 차질이 발생하게 돼 우려스럽게 생각한다"며 "조금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납기 지연이 예상될 시 조선소가 선주사들과 새로운 납기 일정을 협상하는 등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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