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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부산이전, 강행 vs 반대 ‘갈등만 커진 100일’

금융당국 "공약 이행해야"…노조 "무논리‧관치금융"

이창희 기자 | lch@newsprime.co.kr | 2022.09.16 15:53:59

산업은행 노조의 '지방은행 저지투쟁'은 지난 15일 기준 100일차에 도달했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불거진 산업은행 본점 부산이전 논란에 따른 노사 갈등이 날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산업은행 노조의 '지방은행 저지투쟁' 항의 집회는 100일차에 도달했다. 

노조의 투쟁에도 금융위원회는 산업은행 부산이전 계획 확정에 앞서 추진방안을 선제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특히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국정과제 선정 사안'임을 강조하면서 확고한 강행의지를 보이고 있다.

◆ 산은 노조 "당위성 부족"…경제성 분석 등 의견수렴 '전무'

지난 15일 산업은행 노조는 여의도 본점 8층에 위치한 회장 집무실 앞 복도에서 '산업은행 부산이전 반대 저지투쟁' 항의 집회를 실시했다. 집회는 이날 기준으로 100일차를 맞았다.

산은 노조는 그동안 본점 1층에서 지방이전 저지 투쟁을 진행하다, 9월1일부터는 회장 집무실 앞에서 투쟁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는 강석훈 산은 회장의 '지방이전 추진' 발언이 주된 이유로 풀이된다. 

조윤승 산은 노조위원장은 "산업은행이 부‧울‧경 지역으로 내려간다 한들 지역 경제 활성화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며 이전 당위성이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통상 2~3조원 정도가 소요되는 지하철 노선 신설도 긴 시간동안 타당성 검토와 경제성 분석이 요구되는데, 자산 규모가 300조원에 달하는 산업은행은 조사와 분석, 의견수렴이 일체 없었다"고 지적했다.

산업은행 노조는 강석훈 회장 집무실 앞에서 항의 집회를 벌이고 있다. = 이창희 기자


이날 '부산이전 반대 저지투쟁' 항의 집회는 본점 8층 복도를 가득 메울 정도로 많은 노조 직원들이 참여했다. 특히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한국산업은행지부에서 투쟁 100일 기념 백설기를 준비해 눈길을 끌었다. 

조 위원장은 집회에 참여한 직원들에게 "투쟁 100일을 기념해 떡을 준비했다"며 "임원들에게도 전달해 부끄러운 모습을 상기시켜야 한다"고 일갈했다.

◆ 금융당국, 국정과제 이행 강조…노조, '관치금융' 비판

산업은행 부산이전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당시 발표한 지역균형발전방안에서 시작됐다. 당시 윤 대통령은 산업은행 이전으로 부산을 스마트 디지털 경제도시로 도약하겠다고 공약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산은 노조 투쟁에 '산업은행 부산이전 추진계획'을 실무 검토하고 있다.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5일 금융위원회로부터 입수해 공개한 산업은행 부산이전 로드맵 자료에 따르면, 금융위와 산은은 올해 안에 △이전대상 기능 범위 △부지 확보 방안 △인력‧설비 이전 일정 △전산망 구축방안 등 기본방안 검토를 완료할 예정이다. 서울에 본점을 둔다는 '산은법 제4조' 개정도 명시됐다.

또한 내년초까지 국토부와 금융위는 '산업은행의 이전공공기관 지정안'을 균형발전위원회에 상정해 심의‧의결 과정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후 국토교통부 장관 승인으로 이전계획을 최종 확정한다는 게 금융위 측 설명이다.

여기에 강석훈 산은 회장도 부산이전에 대해 강행 의지를 보이고 있다. 강 회장은 지난 14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공공기관 지방이전에 대해 정부가 결정한 사안을 거부할 수 있을지에 대해 현실적으로 냉정히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국정과제를 이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14일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산은 부산 이전에 대해 강행 의지를 피력했다. ⓒ 산업은행


이날 강 회장은 "4차 산업경제시대 도래로 성장 기반이 수도권에 몰려 부‧울‧경 지역이 상대적으로 뒤쳐졌다"며 "해당 지역을 새로운 4차 산업혁명 전초기지로 탈바꿈해야 하고, 산업은행 부산이전은 이를 충족시키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산은법 개정 이전에 저촉되지 않는 선에서 부‧울‧경 지역 영업조직과 자산 등 확대하는 노력을 병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산은 노‧사간 갈등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산은 노조는 지난 15일 강 회장의 발언에 대한 반박성명서를 통해 "실물 경제가 침체돼 있고 산업 변화에 대응하지 못해 제조업 중심 경제가 축소되는 상황에서 금융으로 해결한다는 것은 관치금융스러운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산은은 국민 재산이며, 대통령이 최종 지휘권을 가진 것이지 개인 소유물이 아니다"라며 "약속은 중요하지만 공약이라고 해서 무조건 이행돼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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