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국내 굴지의 대기업 총수들은 나이가 들면서 차츰 '차기 세대'에게 자리를 넘겨야하는 과제를 맞는다. 즉, 안정적 후계구도 확립은 '제2의 성장'을 위한 필수과제란 인식이 재벌가에선 거의 정론처럼 통한다. 이를 반영하듯 주요 대기업 그룹의 '30대 재벌 3세'가 경영 전면에 급부상하며 오너경영이 강화되고 있다. 하지만 경영능력에 대한 검증이나 사후 평가 없이 관대하게 이뤄지는 '핏줄 등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본지에서는 ‘경영승계 어디까지 왔나’의 시리즈로 한진중공업의 경영승계를 쫓아가봤다.
![]() |
부산의 본사를 두고 있는 한진중공업은 1937년 영도조선소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철강 조선소인 조선중공업으로 출발했다. 1950년 민영화된 대한조선공사가 현재의 한진중공업의 모체다. 민영화 이후 회사정리절차 개시를 계기로 한진그룹에 편입됐다.
◆'불공정거래 의혹'에 일파만파?
![]() |
||
| 조남호 회장 |
범한진家 2세인 조남호 회장은 한진중공업그룹 경영 전면에 진두지휘하고 있다. 조 회장은 국내에서 경복고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소위 ‘국내파’지만 해외 근무경험은 풍부하지만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아 재계 총수들 중 '은둔의 경영자'로 불리기도 한다.
최근 조 회장은 불공정거래 의혹에 휩싸이며 곤혹을 치르기도 했다. 증권거래법상 대주주 지분 변동은 사들인 뒤 다음달 10일까지 공시해야 하지만, 조 회장은 지난해 5월 지주회사 전환 발표일에 이를 공시했던 것이다. 조 회장은 자회사로 바꾼 뒤 관련 주가가 두 배 이상 급등하면서 400억원 상당의 평가차익을 누린 셈이다.
게다가 조 회장과 한진중공업홀딩스가 지난해 4월부터 5월말까지 공시한 내용을 보면, 불공정거래를 숨기기 위한 노력(?)이 엿보인다. 조 회장은 처음엔 지난해 5월 15일에 주식을 취득했다고 공시를 했다가, 보름쯤 뒤 해당 주식을 같은 해 4월 5일과 6일에 취득했다고 정정공시를 냈다.
이뿐만 아니다. 조 회장의 부인인 김영혜씨와 1남1녀 자녀 등 가족의 주식 취득에 대해서도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조 회장의 부인인 김영혜씨와 장남인 조원국씨, 장녀인 조민희씨 등 3명 모두 지난해 5월 14일(결제는 16일) 자사주를 각각 760~780주를 취득한 것으로 나와 있다.
◆3세 경영수업은 '조용하게'
![]() |
||
| 조원국 상무 |
한진중공업은 지난 3월 주주총회를 통해 조원국씨를 등기이사에 선임하는 등 본격적인 경영 수업에 돌입했다. 미국 브라운대와 웨스턴주립대학 로스쿨을 마친 조씨는 지난해 미국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재계 2~3세 중에는 유독 브라운대 출신 경영인들이 많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최재원 SKE&S 부회장, 조현상 효성그룹 전무, 김준 경방그룹 사장 등이 대표적이다.
향후 조상무는 한진중공업 상무를 맡아 선박 수주와 계약 등 상선 영업과 국제 업무를 관장할 계획이다.
현재 조 상무는 그룹 지주사인 한진중공업홀딩스 지분 0.61%인 18만여주를 보유하고 있다. 재계 일각에서는 조 상무가 맡은 보직이 그룹경영 전반을 두루 파악할 수 있는 핵심 업무라는 점에서 경영 승계라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현재 조 상무의 동생 민희씨는 현재 미국 유학 중이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국제 법률지식을 갖춘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직을 부여한 것"이라며 "글로벌 조선과 해운시장 현황을 파악해 경영에 반영하는 중요 직책"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현재 조원국 상무는 외부에서 말하는 경영수업은 아니다"며 "'상무'라는 직책은 미국 브라운대와 웨스턴주립대학 로스쿨을 마치고 미국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한 조원국씨에게 적합한 것으로 직책"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조남호 회장의 장남인 조상무가 맡은 보직이 그룹경영 전반을 짧은 시간에 파악할 수 있는 핵심 업무라는 점에서 향후 어떠한 후계구도 밑그림을 그려나갈지 주목된다.
저작권자(c) 프라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