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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볼빙 잔액 사상 최고치...금융위, 개선안 내놨지만 '글쎄'

리볼빙 수수료율 공시 주기 '월 단위' 단축, 설명·고지 강화 수준

황현욱 기자 | hhw@newsprime.co.kr | 2022.08.25 14:48:23
[프라임경제] 카드사들의 결제성 리볼빙(부분결제) 잔액이 4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상환 능력이 떨어지는 차주가 추가 대출까지 막히면서 리볼빙 이용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다. 이에 금융당국이 '신용카드 결제성 리볼빙 서비스 개선방안'을 내놨지만, 설명과 고지 강화에 머무는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25일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7개 전업카드사의 7월 말 결제성 리볼빙 이월 잔액은 6조6651억원이다. 6월 6조5468억원 대비 1183억원(1.8%) 증가했다. 리볼빙 잔액은 매월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리볼빙 잔액은 올해 3월 이후 줄곧 증가하고 있다.

◆ 4개월 연속, 최고치 경신 '7월 6조6651억원' 

결제성 리볼빙 잔액 추이. = 황현욱 기자

리볼빙 잔액 증가는 카드론이 올해부터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산정에 포함된 영향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더군다나 7월부터는 적용 대상 차주가 총 대출액 2억원 이상에서 1억원 이상으로 규제가 강화됐다. 상환 능력이 떨어지는 차주가 추가 대출까지 막히면서 리볼빙 이용을 늘린 것으로 보고 있다.

리볼빙은 신용카드 사용대금 중 일부만 갚고, 나머지 결제금액은 다음으로 돌려 갚아 나갈 수 있는 제도로 '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이라고도 불린다. 최근 리볼빙 잔액 증가세는 금융당국도 주시하고 있다.

리볼빙 지속이용시 이월 잔액 추이. = 황현욱 기자

예컨대 이번달 카드 결제대금이 100만원이고, 리볼빙 약정 비율이 30%라면 이달 결제일엔 30만원만 결제대금으로 빠져나가고 남은 70만원은 익월 결제대금과 함께 갚으면 되는 구조다.

리볼빙은 신용점수 하락에 즉시 영향을 주지 않는 장점이 있지만 고금리 상품인 카드론(장기카드대출) 보다 금리가 높다. 여신금융협회 공시에 따르면 7개 전업카드사의 6월 말 결제성 리볼빙 평균 수수료율은 14.06~18.43%다. 같은 기간 카드론 평균금리는 12.1~13.9%로 리볼빙 수수료율이 5%p가량 높다. 신용점수가 900점을 넘는 고신용자가 리볼빙을 이용하더라도 평균 10.93~15.67%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전업 카드사 7곳의 2분기 리볼빙 평균 수수료율. = 황현욱 기자

리볼빙은 원금 뿐만 아니라 이월된 금액에도 이자가 붙는 복리 구조다. 매달 원리금에 18%대 안팎의 이자가 반복해서 붙는 셈이다. 이처럼 살인적인 이자율이 큰 단점이다.

더군다나 리볼빙은 금융소비자보호법상 금융상품이 아닌 신용카드에 부가되는 금융서비스로 규정돼 설명서 제공 등의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

일반 대출은 상황 일정이라도 있지만, 리볼빙은 최장 5년까지 연장 가능하다. 이처럼 덮어놓고 사용하다 보면 빚의 수렁에 빠지기 쉽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현재 리볼빙 잔액이 증가한다는 건 대체적으로 카드론을 받은 형편이 안돼, 리볼빙을 최후의 수단으로 선택하는 것"이라면서 "리볼빙은 급할 때 잠깐 사용하고 빨리 갚는 게 이득이다. 당장 어렵다면 결제비율이라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 월 단위 리볼빙 수수료율 공시, 인하 효과는 '글쎄'

지난 24일 금융위원회는 결제성 리볼빙의 설명 의무를 강화하고, 수수료율 인하 유도를 골자로 하는 '결제성 리볼빙 서비스 개선방안'을 이달 말부터 순차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7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리볼빙에 대한 우려를 밝힌지 한달여 만이다.

개선방안은 △리볼빙 서비스 설명의무 강화 △리볼빙 서비스 수수료율 산정 내역 공개 및 비교공시 추진 △최소결제비율 차등화 추진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결제성 리볼빙 수수료율 산정내역 예시안. ⓒ 금융위원회

특히 카드사의 결제성 리볼빙 서비스에 대한 수수료율 산정 내역 공개 및 비교 공시 추진의 경우, 카드사 간 자율적인 수수료율 인하 경쟁을 촉진할 수 있다. 올해 2분기 중 리볼빙 평균 수수료율은 최저 14.1%에서 최고 18.4%이지만, 금융소비자는 리볼빙 금리가 어떻게 산정되는지 알 수 없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수수료 산정 내역 공개는 카드사들의 리볼빙 수수료 폭리를 예방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리볼빙 수수료 담합의 가능성도 존재하는만큼 '양날의 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 우려했다.

카드사의 대출성 상품금리와 리볼빙 수수료율은 오는 11월부터 비교‧안내할 계획이다. 리볼빙 설명서에 분할납부 서비스, 카드론 등 유사 상품의 금리 수준 및 변동·고정 금리 여부를 표시해 설명하는 방식이다. 이달 말부터는 카드사별·개인신용평점별 리볼빙 수수료율 공시 주기도 기존 분기에서 월 단위로 단축된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리볼빙 수수료 공시를 분기에서 월 단위로 단축하면 수수료 비교가 훨씬 수월해질 것이다. 하지만 공시로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존재한다"며 "리볼빙 금액이 왜 늘어나는지를 파악해, 개선할 수 있는 정책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금융당국은 리볼빙 서비스의 건전한 이용을 유도하기 위해 최소결제비율 차등화, 대손충감금 추가 적립방안 등도 추진·검토할 예정이다. 

현재 리볼빙 서비스 이용자는 10% 최소결제비율이 적용되지만, 11월부터 연체 등 소비자 특성을 고려해 최소결제비율을 상향 조정 및 차등화 한다는 것이다. 또한 내달부터 저신용자에게는 텔레마케팅을 통한 리볼빙 서비스 판매권유를 제한한다.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의 경우 자산건전성 분류기준상 '요주의' 기준을 강화하고, 다중채무자 등에 대해서는 리볼빙 충당금을 추가 적립하게 하는 방안이다. 

서 교수는 "대손충당금이 추가 적립되면 카드사들의 신용 위험에 대비해 안전장치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충당금이 적립되면 카드사들의 수익성은 줄어들 수 있지만, 충당금 적립은 꼭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리볼빙을 억제한다는 측면으로 봤을 경우 개선안의 강도가 약하다"며 "금융당국은 카드론 규제강화에 따른 풍선효과로 늘어나는 리볼빙 이용액을 줄이는 차원에서 당분간 카드론에 대한 DSR 규제 완화 , 저신용차주 대상 카드론 상품을 출시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리볼빙 관련 개선방안은 자율규제 방식으로 시행된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건전성 기준 강화는 감독규정 개정을 통해 추진할 예정"이라며 "각 카드사는 개별약관 개정과 전산 개발 등을 거쳐 이달 말부터 순차적으로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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