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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대전, 다른 '충청권 은행 설립' 행보…유두무미 지적

지방은행vs벤처투자은행…"독자 추진 시 행정 여력 부족 우려"

이창희 기자 | lch@newsprime.co.kr | 2022.07.29 15:00:58

현재 충남도청과 대전시는 각각 '충청지방은행'과 '벤처투자은행'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 충청은행 전경 ⓒ 충청남도청


[프라임경제] 충청권 지방은행 설립이 탄력을 받는 모양새다. 충남도청에서 팔을 걷어 붙이고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데다가 정치권에서 지방은행 설립을 위한 '법안 발의'를 발표함에 따라 정책적 뒷받침도 마련됐다. 하지만 충남도청에 이어 대전시도 기업금융 중심의 지역은행인 '벤처투자은행' 설립을 추진하면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상이하게 다른 방향성으로 인해 유두무미(有頭無尾)로 끝나 모두 좌초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은 이유다.

◆ 충청지방銀 설립 '정치적 뒷받침' 有…벤처투자銀 '추진위원회'로 발판 마련

충청권은 23년간 '은행 볼모지'로 남아 있다. 외환위기 풍파로 지난 1998년 충청은행이 부실은행으로 퇴출됐다. 이후 충북은행도 경영개선조치를 받아 각각 하나은행과 조흥은행(現 신한은행)에 흡수합병됐다. 

김태흠 충남도지사와 이장우 대전시장은 후보 시절 각각 충청권 지방은행과 기업금융 중심 지역은행 설립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양측 모두 지난 6월1일에 실시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당선돼 공약 이행에 나서는 중이다.

한발 앞선 곳은 충남도청이다. △충남 △대전 △세종 △충북 권역 지방은행인 '충청지방은행(가칭)'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은행법과 인터넷전문은행법에 의거한 '인터넷 기반 복합형태' 지방은행으로 하이브리드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게 골자다. 

이에 따라 충남도청은 지난해 3월 지방은행 설립을 위해 각 분야 전문가 자문과 의견수렴을 받았다. 이후 같은 해 7월 지역금융기관 설립 추진 전담 테스크포스(TF)를 신설해 본격적인 추진에 들어섰다. 

충남도청 관계자는 "내년 설립 인가 신청을 목표로 지방은행 설립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지난 7일 충청권 시‧도 관계자들과 함께 '충청권 지방은행 설립방안 연구용역 착수 보고회'도 실시해 지방은행 설립 논리도 확보했다는 평가다.

정치권은 충남도청의 지방은행 설립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천안 병)은 지난 11일 현실적인 지방은행 설립을 위한 제도 개선 내용을 담은 '은행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는 현행 은행법 일부를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과 동일하게 의결권 있는 주식 보유 제한을 100분의 34 이내로 완화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또 설립 시 필요한 자본금을 일반 은행과 같이 1000억원으로 인상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지방은행은 특성상 지역 주체가 중심이다. 따라서 특정 주체의 일정 지분 이상의 주식 보유가 필요하다. 그러나 현행 은행법 제15조, 제16조의2에 따르면 동일인 및 비금융주력자가 지방은행의 의결권 있는 발행 주식 총수 100분의 15 이상 초과 보유가 불가능하게 제한하고 있다. 

이는 과거에도 수 차례 지방은행 설립을 위한 노력이 있음에도, 실제 설립까지 이어지지 못한 이유로 손꼽힌다.

이 의원은 "이번 개정안으로 충청권 4개 시도 염원인 충청 지방은행 설립이 현실화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대전시는 충청권 은행을 지방은행이 아니라 기업금융은행으로의 설립을 추진중이다. 은행 설립과 관련해 충남도청이 먼저 치고 나가자 대전시는 이에 질세라 지난 28일 '대전에 본사를 둔 기업금융 지원중심 은행' 설립 추진위원회 출범식과 회의를 진행했다. 

대전시는 지난 28일 '대전에 본사를 둔 기업금융 중심 은행설립' 추진위원회 출범식을 실시했다. ⓒ 대전시


이날 회의는 △대전에 본사를 둔 은행 설립 당위성 △은행 설립 추진방향 제안 △중소기업벤처부, 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 공동대응 방안 △위원회 역할 및 운영방안 등 관련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러한 대전시의 움직임은 이장우 대전시장이 지방선거 당시 공약으로 내세운 '한국벤처투자은행(가칭) 설립'의 발판 마련으로 풀이된다.

대전시가 추진하는 은행은 대전 대덕연구개발특구에 본점을 둔 신산업‧신기술 투자와 육성 전문 특수은행(국책은행)인 중기부 소관 '한국벤처투자은행'이다. 이는 기업금융 중심 지역은행으로 충남도청이 추진하는 지방은행과 차이점이 있다.

대전시는 관련 보고서에서 '산업은행, 중소기업은행 등 기존 정책금융체계는 신산업과 신기술 투자‧육성에 한계가 있어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 서로 간 '상이한 은행 설립 방향성'…실무진 협의 내달 5일 예정

문제는 충남도청과 대전시의 방향성이 매우 다르다는 점이다. 정치권에선 각자 '독자적 추진'에 나설 경우 난항에 이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대전에서 추진하는 기업금융은행과 충남도청의 지방은행은 충청권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목적에서는 궤를 같이한다"며 "추진 당위성은 있지만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낼 경우 두 사업 모두 좌초될 우려가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충청권 4개 시도의 장들이 대화나 협의 자리를 자주 만들어서 은행 설립을 추진할 때 같이 계획할 필요가 있다"라고 부언했다.

이는 충청권을 대표하는 은행이 전무한 상황 속에 각자 다른 기능을 수행하는 금융기관이 설립되면서 행정 여력 뒷받침이 분산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은행법개정안을 발의한 이정문 의원은 본지 취재 요청에 "대전으로서는 충청권 지방은행과 상응하는 수준의 설립 당위와 기대효과 등을 충분히 설명해서 다른 충청권을 설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충남도청과 대전시 간 은행 설립에 대한 협의는 전무한 상황이다. 지난 7일 김태흠 충남도지사와 이장우 대전시장 간 협의 회의가 예정되어 있었으나, 민선 8기 출범 직후라 이른 감이 있다는 의견하에 무산됐다.

지자체 관계자는 "대전시와 충남도청 간 은행 설립을 추진하는 실무진 협의 회의를 우선 진행하고, 해당 회의에서 도지사‧시장 간 협의 일정이 논의될 것 같다"고 밝혔다.

본지 취재 결과 충남도청과 대전시는 오는 8월5일에 은행 설립 추진과 관련된 양측간 실무진 협의를 진행하기로 확정했다. 충남도청 관계자는 "8월5일자로 공문이 나갈 예정이며, 그날 관련 부서 실장들이 모여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다"라고 답했다. 이날 협의 회의에서 충청권 은행 추진을 위한 지자체간 '맞손'이 어느 정도 가닥이 잡힐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두 방안 모두 아직 구체화가 되지 않아 각각의 설립 가능성에 대해 논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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