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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발목잡는 ‘학교용지 부담금’

지자체와 교육청간의 ‘떠넘기기’, 결국 피해는 소비자에게…

배경환 기자 | khbae@newsprime.co.kr | 2008.07.04 12:46:52

[프라임경제] 학교용지 부담금을 둘러싸고 교육청과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건설사간의 갈등이 깊어지면서 수도권 주택 건설에 비상이 걸렸다. 학교용지 부담금 제도는 분양자가 분양대금의 0.8%, 사업시행자가 매출액의 0.4%를 내면 지자체 등이 이를 학교 용지 매입 비용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지난 2001년부터 시행되다 2005년 3월 위헌판정을 받았다. ‘교육의무 비용을 국가가 부담하지 않고 특정인에게 징수하는 것은 헌법에 위배된다’는 것이 헌법재판소의 판결이었다. 그러나 적자에 허덕이는 지자체와 교육청은 이 부담금을 서로 미루거나 사업시행자가 부담해야한다는 입장이다. 그렇다고 국토해양부는 사업시행자가 이 비용을 부담할 경우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 누구의 손도 들어줄 수 없는 상황이다.

   
경기도교육청은 울트라건설이 광교신도시에 짓는 ‘참누리’ 아파트(1,188가구)에 대해 수원시와의 주택사업계획협의에서 ‘부동의(不同意)’ 입장을 통보했다. 지난 6월 김포한강신도시에 1,200여 가구를 분양하려던 우남건설 역시 현재 김포시로부터 분양승인 신청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학교용지가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승인을 내줄수는 없다는 것이 ‘부동의’의 이유다. 이에 시공을 담당하는 건설사는 토지매입에 따른 금융비용의 이자부담과 분양일정, 건축 일정을 늦출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지자체·교육청, 서로 ‘떠넘기기’

경기도 교육청과 수원시간에 이뤄진 ‘주택사업계획협의’는 입주자 모집 승인 이전에 교육청과 지자체간에 아파트 개발 사업을 협의하는 절차다. 협의가 법적인 구속력은 없지만 교육청이 반대하면 지자체가 아파트 분양을 승인하지 않는 사실상 강제조항과 같은 효력을 발휘하고 있다.
 
울트라건설이 광교신도시에 짓는 아파트에 대해 경기도 교육청의 ‘부동의’ 입장은 경기도가 신도시에 새로 학교용지를 마련할 재원이 없는데다, 도교육청에 체납한 학교용지 부담금도 9,660억원에 달해 ‘부동의’ 입장을 표명한 것이다.
 
이에 수원시는 학교가 없으면 입주자 자녀들이 학교를 제대로 다닐 수 없는 만큼 학교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분양승인을 내주지 않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학교용지 확보 등에 관한 특별법’에 따르면 지자체와 관할 지방교육청은 주택개발 사업을 할 때 각 각 학교용지 매입비용의 절반씩을 부담해야 한다. 게다가 광교신도시 같은 1,000만㎡이상 개발사업의 경우에는 개발이익 범위 내에서 사업시행자가 비용을 부담하도록 되어 있다. 즉 광교신도시의 시행자는 경기도와 경기도시공사인 것.

그러나 경기도 등 사업시행자는 개발이익 규모를 모르는 상황에서 시행자가 부담하는 것은 무리한 처사며, 초·중학교는 의무교육인 만큼 교육청이 일정 부분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서로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건설사, 발만 ‘동동’

학교용지부담금에 대해 분양자와 사업시행자가 일부를 부담하는 것이 지난 2005년 위법으로 판결났음에도 불구하고 이 문제는 지속적으로 전국 신도시와 택지개발지구 곳곳의 주택공급에 차질을 불러왔다. 학교 설립을 책임져야하는 자치단체와 교육청 그리고 개발주체가 서로 ‘재정 부족’을 이유로 학교용지 확보에 난색을 표하면서 사업계획승인이나 분양승인 과정이 한 없이 미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6월 김포한강신도시에 1,200여 가구의 분양계획을 세웠던 우남건설은 “하루 빨리 분양를 하고 싶다”는 입장이다. 현재 분양승인에 대해 토지공사와 교육청이 협의중에 있지만 사업이 지연될 경우 다가오는 휴가철과 이어지는 추석 등으로 결국 분양은 10월로 연기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 대해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하반기에 분양 계획을 세웠던 타 건설사들과 맞물려 ‘과잉공급→미분양주택 발생’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게다가 그동안 기본형 건축비를 6개월마다 조정하도록 하던 현행과 달리 가격이 15%이상 급등한 품목에 대해 이를 반영토록 하는 ‘단품슬라이딩제도’가 7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라 하반기에 이르면 분양가는 현재보다 다소 높게 책정된다. 결국 소비자들은 예상했던 분양가보다 높은 가격으로 주택을 구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울트라건설 관계자는 “각종 금융비용에 대한 이자와 늦춰지는 분양일정, 건축일정 등으로 인한 각종 피해는 건설사가 고스란히 떠안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는 결국 애꿎은 소비자들에게 피해가 돌아가는 것이다”고 밝혔다.

◆피해확산, 정부는 ‘뒷짐’

건설사들과 소비자들의 피해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뚜렷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과 행정안전부 그리고 지자체 등 해당 기관간의 타협이 이뤄져야하지만 문제는 ‘돈’이기 때문이다. 국토부의 입장은 단호하다. “이 부담금을 토공, 주공과 같은 개발주체가 부담하게 된다면 이는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며 결국 분양가를 조절하겠다는 정부의 의도와 맞지 않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국토부는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지자체와 교육청의 손을 들어줄 수도 없는 상황이다. ‘교육의무 비용을 국가가 부담하지 않고 특정인에게 징수하는 것은 헌법에 위배된다’는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지난 2005년 나왔기 때문이다.

정부는 올해 수도권에만 30만 가구를 짓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학교용지 부담금를 둘러싼 해당 기관의 갈등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30만 가구 설립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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