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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에 '횡재세' 도입 논의…숨통 트였던 정유사 '난색'

정제마진 29.5달러 '사상 최대치' 기록…업계 "기름값 인하 효과 의문"

박지혜 기자 | pjh@newsprime.co.kr | 2022.06.29 15:54:18
[프라임경제] 정유사들의 수익지표인 정제마진이 역대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정유사들은 올해 2분기에도 역대급 실적이 기대된다. 

하지만 최근 정치권에서 정유사들의 초과 이윤을 세금으로 환수하자는 일명 '횡재세'(Windfall Profit Tax) 도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자 정유사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서울 시내 한 주유소. = 박지혜 기자


◆1분기 이어 2분기도 '호실적' 예고

29일 업계에 따르면 6월 넷째주 싱가포르 정제마진은 배럴당 29.5달러로 전주(24.41달러) 대비 5.09달러 상승했다. 이는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정제마진은 휘발유·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을 뺀 금액이다. 업계에선 보통 배럴당 4~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판단하는데, 최근 손익분기점의 5배를 육박할 만큼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정제마진 추이. ⓒ 프라임경제


정제마진이 배럴당 5.5~13.95달러 수준이었던 올해 1분기에 국내 정유 4사는 호실적을 냈다. △SK이노베이션(096770) 1조6491억원 △에쓰오일(010950) 1조3320억원 △GS칼텍스 1조812억원 △현대오일뱅크 7045억원 등 국내 정유 4사의 전체 영업이익은 4조7668억원에 달한다. 작년 동기 대비 2조5079억원이 늘었다.

2분기 정제마진은 17.43~29.5달러대로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 평균치)는 1조936억원이다. 전년 동기(5065억원) 대비 2배 이상 오를 것으로 추정됐다. 에쓰오일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9136억원으로 전년 동기(5710억원) 대비 60.47%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권 "고통 분담해야" vs 업계 "형평성 문제 있어"

정부의 유류세 인하 조치에도 기름값이 치솟자 정치권에서는 고유가 덕분에 '초호황'을 누리고 있는 정유사에 초과이익을 환수하는 이른바 '횡재세'를 걷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영국은 지난달 석유와 가스업체에 25% 초과이윤세를 부과하기로 했고, 미국도 도입을 추진 중이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21일 "정유업계에 고통 분담을 요구하겠다"고 한 데 이어 같은 당 김성환 정책위의장은 "정유사의 초과 이익을 최소화하거나 기금 출연 등을 통해 환수하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정유사들은 지난 1분기 영업이익 4조7668억원 중 약 40%가 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 관련 이익으로, 향후 유가가 하락하면 재고 손실로 다시 반납해야 하기 때문에 '회계상의 이익'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횡재세가 조세 형평성에 어긋나는 데다 기름값 인하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 정유사 관계자는 "기업이 돈을 벌었다고 세금으로 가져가면 시장경제원리에 맞지 않다"면서 "형평성에도 문제가 있는 게 2020년 대규모 적자를 볼 때 지원을 딱히 해주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이어 "횡재세가 과연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을 정도의 기름값 인하의 효과가 있을지도 의문"이라며 "정유사가 투자를 잘 해놓은 영향도 있고, 시장 상황이 좋다보니 이익을 낸 것인데 아무것도 안 했는데 로또 맞은 것처럼 취급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정유사들은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2020년 석유 수요가 급감하면서 연간 5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당시 정유사에 대한 손실 보전 등 정부의 지원이 없었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부터 정유사가 창출하는 대규모 이익은 향후 재활용플라스틱, 수소, 배터리 등 신성장 산업에 대한 투자 재원으로 활용될 수 있으므로 한국 에너지 업계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법을 제정하는 것이 횡재세를 부과하는 것보다 바람직한 정책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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