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국내 정유사들의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이 배럴당 20달러를 넘기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석유제품 공급 불안정과 코로나19 이후 일상 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로 6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제마진 상승으로 정유사들은 올해 1분기 호실적을 거뒀다. 코로나19 방역 규제 완화로 수요가 늘고 정제마진 강세가 지속되면서 2분기도 호조가 예상된다.
◆'정제마진 초강세' 종전 최고치보다 1.37달러 상승
3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5월 첫째 주 정제마진은 배럴당 20.04달러를 기록했다. 종전 최고치를 기록한 일주일 전(18.67)보다 1.37달러 상승했다.
정제마진은 휘발유·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을 뺀 금액이다. 업계에선 보통 배럴당 4~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정제마진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석유제품 수요가 줄면서 2020년 마이너스까지 내려갔다. 작년 상반기에는 배럴당 1~2달러 수준에 그쳤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회복세를 탔으며 올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급등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본격화된 3월 둘째 주 12.1달러로 치솟았고 최근 6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정제마진은 3월 넷째 주 13.87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찍은 뒤 지난달 13.95달러→17.43달러→18.15달러→18.67달러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정유사 1분기 영업이익 3조6856억원
정제마진 급등과 유가 상승으로 SK이노베이션(096770)·에쓰오일(010950)·현대오일뱅크 등 정유사들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합계는 3조6856억원에 달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27% 증가한 것이다.
앞서 SK이노베이션·현대오일뱅크·에쓰오일·GS칼텍스 등 국내 정유4사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2020년 정제마진이 마이너스가 되면서 총 5조2000억원의 적자를 낸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SK이노베이션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82% 증가한 1조6491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영업이익의 약 90%인 1조5000억원이 정유 사업에서 나왔다.
같은 기간 에쓰오일의 영업이익은 1조3320억원으로 창사 이래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했다.
현대오일뱅크도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0.7% 증가한 7045억원에 달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GS그룹 계열 비상장사인 GS칼텍스도 전년 동기보다 크게 개선된 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휘발유·항공유 수요↑…2분기도 견조한 실적 전망
업계는 정제마진 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달 말부터 미국 여름 휴가철 '드라이빙 시즌'이 시작되면 이동량 증가로 휘발유 수요가 늘고, 해외여행 정상화로 항공유 수요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봉쇄 조치가 해제되고 공장 가동이 정상화되면 석유제품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정유사들은 2분기에도 견조한 실적을 이어갈 전망이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지정학적 공급 차질에 따른 정제마진 강세, 글로벌 석유제품의 최저 수준 재고, 항공유 수요의 점진적 회복, 탄소배출저감에 따른 중국 제품의 역내 수출 감소 등이 국제 정제마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정제마진은 2분기와 하반기도 견조할 것으로 예상돼 5월 OSP 급등으로 인한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신 등에 따르면 최근 사우디아라비아는 5월 공식판매가격(OSP)을 1분기의 3배 수준인 배럴당 9.35달러로 인상했다. OSP는 원유 가격에 붙는 할증(프리미엄)가격으로, OSP가 높아질수록 정유사들의 원유도입단가도 올라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드라이빙 시즌 도래, 항공유 수요의 개선 초입, 중국 봉쇄 해제 이후의 수요 회복 등을 감안하면 당분간 정제마진 강세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