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올해 들어 LG에너지솔루션(373220)·SK온·삼성SDI(006400)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 점유율이 20%대로 떨어졌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원자재값 폭등, 중국 배터리사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 등으로 'K-배터리' 위기론이 점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K-배터리의 주요 우려 요인과 해법은 무엇인지 살펴봤다.
중국계 전기차 배터리 기업들이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면서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국내 배터리 3사의 입지가 좁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중국 업체들은 국내 배터리사들이 패권을 장악하고 있는 북미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 진출에 나섰다. 국내 배터리사들은 북미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업체들과 치열한 수주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전기차용 배터리시장 점유율 1위인 중국 CATL이 최근 북미 진출을 선언했다. ⓒ 연합뉴스
◆LG·SK·삼성 "북미 배터리 시장 선점하자"
6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북미 전기차(EV+PHEV 기준) 배터리 시장 규모는 2021년 46기가와트시(GWh)에서 2023년 143GWh, 2025년 286GWh로 가파른 성장세가 예상된다.
특히 2025년 7월 발효될 예정인 신북미자유협정(USMCA)에 따라 완성차 업체가 무관세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주요 소재·부품의 75% 이상을 현지에서 조달해야 한다.
국내 배터리 3사는 최근 빠르게 성장하는 북미 전기차 시장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북미 배터리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5각 생산체제 현황 ⓒ LG에너지솔루션
최근 LG에너지솔루션은 스텔란티스와의 캐나다 합작법인(45GWh, 2026년 기준)과 미국 애리조나주의 단독공장(11GWh) 등 북미 지역에 배터리 공장 2곳을 더 짓겠다고 발표했다.
이 2건의 투자로 LG에너지솔루션은 2025년 이후 북미에서만 '200GWh+α'의 대규모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200GWh는 1회 충전시 5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한 고성능 순수 전기차를 250만대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현재 LG엔솔은 미국 미시건주 단독공장(25GWh), 제너럴모터스(GM)와 합작법인 얼티엄셀즈의 1~3공장(120GWh+α)을 설립했거나 짓고 있다.
SK온은 2025년까지 미국에서만 150GWh 이상 생산하겠다는 목표다. 완성차업체 포드와 세운 합작법인 블루오벌SK를 통해 총 129GWh 규모의 공장을 짓는다. SK온은 단독 생산을 위해 조지아주에 1공장(9.8GWh)을 준공했고 2공장(21.5GWh)도 건설할 예정이다.
그간 경쟁사에 비해 투자가 소극적이었던 삼성SDI도 미국 내 합작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삼성SDI와 스텔란티스의 북미 배터리 합작법인(JV)이 상반기 내 출범할 예정이다. 양사는 지난해 10월 미국에 연간 23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2025년 상반기 가동이 목표며, 연산량을 40GWh 규모로 점차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최윤호 삼성SDI 사장이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북미 지역에 별도로 단독 공장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추가적인 투자 가능성도 제기된다.
◆'가격 경쟁력' 내세운 中 배터리…북미 시장 진출
세계 전기차용 배터리시장 점유율 1위인 중국 CATL을 비롯한 중국 배터리사들도 미국 진출을 선언하고 공장부지 선정절차에 들어갔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CATL은 50억 달러(한화 약 6조원)를 투자해 연산 80GWh 규모 배터리 셀 공장을 북미에 짓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등을 돌면서 생산기지 건립 후보지를 물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궈쉬안도 북미에 배터리 공장 건설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중국 배터리사들은 중국 내수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해왔으나, 자국 정부의 보조금 지급 정책이 올해까지만 유지됨에 따라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CATL은 중국 외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CATL은 지난 1~2월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 점유율 34.4%로 업계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7.5%보다 6.9%포인트 늘었다.
이 같이 점유율이 늘어난 이유로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가격 경쟁력이 꼽힌다.
중국 배터리사들은 값싼 LFP 배터리를 주로 생산해 납품한다. 최근 완성체 업체가 리튬, 니켈 등 주요 원자재값 상승으로 NCM(니켈·코발트·망간) 등 삼원계 배터리보다 저렴한 LFP 배터리를 선호하는 경향이 높아졌다. 테슬라를 비롯해 폭스바겐, 벤츠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LFP 배터리를 쓰겠다고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CATL은 한국이 주도하는 삼원계 배터리 대신 중·저가 전기차에 탑재되는 LFP 배터리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 통상 LFP 배터리 셀 가격은 하이니켈 배터리 대비 약 20% 저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배터리사들이 미국 시장을 선점해온 만큼 중국 배터리사들의 미국 진출이 당장은 위협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이 내수 시장 한계가 있어 중국 외 시장에 공장을 지으려고 할 것"이라며 "큰 내수 시장을 가지고 있는 중국의 해외 진출은 위협이고, 경쟁을 치열하게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시장에 침투를 잘 하면 위협적일 수 있지만, 해외에서 대규모 공장을 돌려본 경험이 없는 CATL이 공장을 잘 지어낼지는 지켜봐야 한다"면서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해 중국 배터리 업체가 국내 배터리 업체들과 같이 보조금, 관세 혜택 등을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