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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탈시설 정책, 강제 아닌 선택으로" 김현아 장애인거주시설이용자부모회 대표

획일화된 탈시설 정책, 관리 사각지대부터 장애인 인권침해 논란도 우려

박성현 기자 | psh@newprime.co.kr | 2022.03.31 11:14:13

김현아 전국장애인거주시설부모회 공동대표. = 박성현 기자

[프라임경제] 장애인 인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장애인 거주 문제에 대한 관심도 많아지고 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를 비롯한 장애인 단체 측에선 시설 내 장애인 인권 탄압을 멈추고, 지역사회 자립 지원을 위해 탈시설 정책을 빨리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중증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의 입장은 이들과 사뭇 다르다. 

시설에서 잘 지내고 있는 이들이 탈시설 정책으로 나와야 한다는 것도 '장애인이 특정 주거 형태를 취할 것을 강요받을 수 없다'고 게재된 유엔 장애인 권리 협약 제19조를 위반한 행위로 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본인이 죽은 후에도 자녀들이 행복할 수 있도록 지금도 끊임없이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전국장애인거주시설부모회는 작년 11월24일부터 12월29일까지 명동성당에서 수요집회를 진행했다. ⓒ 전국장애인거주시설부모회

◆획일적 탈시설 정책, 관리 사각지대 우려 

전국장애인거주시설부모회 측에선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탈시설 정책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김현아 장애인거주시설이용자부모회 대표는 국가위원회가 △탈시설 정책 모니터링 △지방자치단체 탈시설 계획 원칙 및 지침 △정신요양시설·노숙인 시설 거주 장애인 탈시설 전략 등이 미비하다고 지적한 것과 보건복지부 측이 제도 보완 및 정비를 약속한 것을 탈시설 정책이 미흡했다는 근거 자료로 제시했다.

그리고, 실제로 뇌성마비를 앓고 있는 장애인이 활동지원사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사건이 발생한 사례를 언급하며 "일대일 돌봄 구조 등 문제로 인권침해가 더 빈번해 사고 위험성이 크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김 대표는 "서울시에서 약 828명을 탈시설화한 상태임에도 2007년부터 진행된 향유의집 퇴소자에 대한 전수조사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체 중증발달장애인 24만명 중 2만4000명만이 거주시설에 있고, 최중증발달장애인인 경우 시설에서도 받아주지 않으면서 활동지원사들도 꺼려 해 미인가시설 및 정신병원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즉, 시설에서 나온 장애인들이 정원 감축에 의해 다시 돌아갈 수도 없는 상황에서 관리 사각지대가 놓일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판단한 것이다.

또한, 김 대표는 "서울시의 경우 거주시설은 다른 지역에 있어도 법인이 서울에 있으면 서울시장이 권리를 행사한다"며 "김포시에 있는 시설이 서울에 법인을 세웠다면 해당 시설에 있는 무연고 중증발달장애인을 서울시 구청장 등이 결정할 수 있기에 법인이 속한 지자체장의 결정에 따라 거주 여부가 달라진다"고 밝혔다.

지난 해 12월20일에 확정된 서울시 장애인 탈시설 및 지역사회 자립 지원에 관한 조례(안)에 따르면, '장애인은 지역사회 정착을 위한 모든 과정에 참여하고 스스로 결정한다'며 '단, 스스로 의사결정을 할 능력이 충분하지 아니하다고 판단될 경우 서울특별시장 등 자치구청장이 의사결정을 지원할 수 있다'고 게재돼 있다. 

작년 청와대에서 탈시설 정책 반대 시위를 진행한 바 있다. ⓒ 전국장애인거주시설부모회

◆"탈시설 정책 비용 예상보다 클 수도"

김 대표는 탈시설 예산안 내용 중 지원 방식과 예산 산정액 관련에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앞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지난 12월3일부터 지난 29일까지 지하철 시위를 진행, 탈시설 권리예산으로 788억원을 요구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전국장애인거주시설부모회 측에선 요구한 예산액 수가 적고, 위험요소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전장연이 주장하고 있는 탈시설 예산안인 경우 기존 방식과는 달리 장애인 개인에게 주는 예산이다"라며 "시설에서 주는 예산인 경우 감사를 통해 관리·감독할 수 있지만, 개인에게 주는 경우 후견인의 양심에 따른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보건복지부가 장애인 관련 연간 예산으로 약 5700억원을 책정했지만, (안산시를 예시로 들면)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선 하루에만 40만원 정도(연 1억4600만원) 쓰이고 있다"고 전했다.

◆자립, 목적 아닌 수단?

김 대표는 "장애인 또한 편안한 노후생활이 보장돼야 한다"며 "장애인을 수용할 수 있는 요양시설이 없어 시설에 살아도 만 50세가 넘으면 다른 곳에서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선행돼야 할 것으로 장애유형별로 전 생애주기별 맞춤 지원이 계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장애인을 돌보는 이들의 선택에 따라 장애인 삶의 질도 달라지기 때문에 자립이 절대적인 목적이 아닌 장애인 인권 향상을 위한 수많은 수단 중 하나가 돼야 한다는 것.

김 대표는 "현 탈시설 정책들은 자립을 달성해야 할 성과 목표로 지정해 각 시설에선 자립 대상자를 강제로 선정하고, 자립교육을 의무화하고 있다"며 "일괄적인 시설 축소, 폐쇄가 기준인 것인지 논리에 맞지 않고 상식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장애에 대한 인식 및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며 장애인거주시설이용자부모회가 앞장 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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